Re..가을이 떠나기 전에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2003-11-10)


"조심하여라. 네 형제가 잘못을 저지르거든 꾸짖고 뉘우치거든
용서해 주어라."

[루가17,1-6]

가을의 안개속에 포근한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이 한결 마음을
더욱 싱그럽게 하는 시골을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여름날의 푸르름
으로 가득하던 들녘이 아니라 황량함과 쓸쓸함이 감돌고 잎을 모두
떨구고 앙상한 가지에 대롱대롱 메달린 붉은홍시가 전부였습니다.

모든 것을 가졌지만 버릴 줄 아는 빈나무가지의 모습을 보면서 안스
럽기까지 했지만 온전히 버린다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고
우리도 그 언젠가는 모두를 그대로 두고서 영원한 고향으로 가야한다
는 진리를 생각하며 추운 겨울의 모진 바람을 이겨내야하는 인고의
세월을 죽은 듯 기다리고 있는 나무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형제가 잘못을 저지르거든 꾸짖고 뉘우
치거든 용서해 주라"고 하시지요 또한 하루 일곱 번이나 잘못을 저지
른다 해도 "그때마다 너에게 와서 잘못했다고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
다." 고 말씀하십니다.

공동체 생활속에서 참으로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자신
의 의도와 다르게 사제에게 전달되거나 신자들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사제 또한 신자들이 그러한 사실을 그대로 믿는 경우
입니다. 더욱 가슴아픈 것은 변명할 여유가 없을 때, 또한 자신의 입
장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있을 때 정말 크나큰 상처가
되고 공동체 생활하기가 싫어지기도 합니다.

그런 상처를 준 당사자는 느끼지 못하고 깨닫지 못해서 제발 그러지
말아달라고 좋게 충고를 해주려는데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대화의 뜻
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참으로 답답하고 어찌해야하나 하고 정말
괜한 효과 없는 충고를 했구나 속상하고 더 큰 상처로 남으며 시간
이 오래도록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이제 세월이 좀 지나고 나니 상대방이 정말 불쌍하게 생각되어 지곤
합니다. 하지만 당하는 신앙심 약한 형제자매는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때로는 냉담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공동체 안에서 작은 말한마디와
행동이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요. 예수님께서는 하루에 일곱 번이나
잘못을 저지른다해도 그때마다 용서해주라고 하시니 참으로 나약하고
부족한 우리들에게는 가혹한 말씀으로 들립니다.

이 가을이 떠나기 전에 자신에게 남아있는 미움과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 모두를 봉헌하고 싶습니다. 빈 가지로 잎을 떨구고 가볍게 서
있는 나무가지처럼 겨울이 오기전에 모두 용서하며, 툴툴 털어버리
고 가볍게 새로운 겨울을 맞고 싶습니다.

행복한 한주간 새롭게 출발하시기를 빕니다.

선교사랑방 엘리묵상

211.194.124.5 루실라: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자신에게 남아있는 미움과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 모두를 봉헌하고 싶습니다 "라는 말씀에 저도 함께하고 싶습니다
좋은 저녁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11/09-22:57]
211.203.36.112 임 찬미: 깊어가는 늦가을의 분위기 물씬 풍기는 사진과 글 잘 보았어요. 엘리님도 행복한 한주간의 출발이시기 바랍니다. [11/10-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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