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기쁨에 넘쳐서….


“사람은 하늘이 주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

크리스마스 캐롤이 넘쳐나고
번쩍 번쩍 크리스마스 츄리가 마음을 들뜨게 하기 시작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성탄 시기가 다 끝나가고 있습니다.

내일이면 주님 세례 축일을 맞이하고
그 다음 날부터는 연중시기가 시작되지요….

새로운 해를 맞이하고 들떠 있던 모든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신 차려 일을 시작하라고 재촉하시는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벌써 일을 시작하시어 사람들의 구설수에 오르셨네요…

아무런 일을 하지 않는다면
아무에게도 싫은 소리를 들을 필요도…
이 사람 저 사람 입에 오르내릴 필요도 없을 텐데요….

저도 대희년 동안을 쉬기로 작정하고
그 전 해부터 성당 활동도 하던 일도 다 접고 지금까지 잘도 쉬었었는데
이제 서서히 일을 시작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12년 전에 어떤 성당에서 본당을 신설한 지가 10개월이 되었는데도
주일학교를 시작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신부님께 가서
“아무 일을 하지 않으면 욕먹을 일도 없겠지만
일을 시작한다면 욕도 많이 얻어먹게 될 것이지만
제가 이 일을 시작하지 않는다면 하느님께서 화를 내실 것 같아 일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주일학교를 시작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번 성당에서는
박자도 감정도 음정도 없는 몇 명 안 되는 단부 성가대가 마음에 걸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지낼 것이라고 다짐하였던 제 결심이
완전히 무너져 버렸지 뭡니까?

어제… 저녁 미사 후에 성가대 연습이 있으니 꼭 나오라는 부탁을 받고
70이 넘은 남자 어르신 한 분과 열 명이 안 되는 나이 드신 여자 분이 전부인 성가대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으로 나갔었습니다….

전례 중 가장 핵심인 미사 전례!

그 중에서도 그 모든 분위기를 이끌어 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성가!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잘도 알고 있기에
거절하면 안 될 것 같아 나갔었는데….

그분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받아들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주자와 70이 넘으신 유일한 남자 한 분과
여섯 분의 여자 단원과의 첫 만남이었는데…. 그 안에서… 정말 하느님께서…

제가 그 자리에 있기를 원하시어
그 자리에 불러 주셨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을 하시는 분은 제가 아니고 그분이십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 안의 온갖 것을 없애는 작업을 하였기에….
이제 그분께서 저의 모든 것을 다 차지하셨기에….

제 안에서
당신 마음대로
당신의 영광을 위하여
일 하실 수가 있으십니다…..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은 자기의 스승의 일을 예수님께서 하시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세례자 요한을 제쳐두고 예수님께로 몰리는 것을 못 마땅히 여겼지만
세례자 요한은 너무나도 담담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하늘이 주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분 앞에 사명을 띠고 온 사람이라고 말하였는데
너희는 그것을 직접 들은 증인들이다. 신부를 맞을 사람은 신랑이다.
신랑의 친구도 옆에 서 있다가 신랑의 목소리가 들리면 기쁨에 넘친다.
내 마음도 이런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라고요…

신랑의 친구로
신부가 신랑을 잘 맞이할 수 있도록 애를 쓰고 열심히 일하신 세례자 요한처럼

그 어떤 일이라도
모든 사람 안에 그분을 채우게 하기 위해 하는 일이라면
기꺼이… 기쁨에 넘쳐 해야 할 것입니다…..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참행복의 길”로의 초대

211.194.124.5 루실라: 나누미 자매님! 잘 지내셨나요? 좋은글 감사드리며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다짐했던 새로운 일들도 잘 이루어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좋은글로 자주 만나길 바랍니다 [01/11-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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