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아침에 친구가 강변 산책을 나가 안나가 누리는 당신 평화를 자연에게 나누어 주라 권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안나는 춥다고 말했더니 “추우면 나가지 마” 하였습니다.
마치 아버지가 시키는 일을 못한다고 거절한 큰 아이가 아버지를 위해 일을 하였듯 안나도 엄살 떨었지만 산책을 나갔습니다.
안나가 착했지요?
옷은 무거울 정도로 껴입고 바깥으로 나가니 너무 좋았습니다. 찬란한 태양, 부드러운 바람, 사람들의 활기찬 소리 안나는 기쁨이 일어나 나무들에게 말했습니다.
“얘들아! 안나 친구가 너희에게 평화를 나누어 주라고 했단다. 평화를 빈다”
그러자 나무들이 말했습니다.
“그랬군요. 고맙습니다. 우린 평화 그 자체랍니다.” 하며 웃어 주었습니다.
강변에 서자 태양이 물 위에 떠 있었습니다. 구름 친구도 함께 있기에
“안녕! 태양 형제님 어제는 만나지 못했군요” 말을 걸자 태양은
” 아니요. 어제도 변합없이 있었답니다. 그런데 어제는 안개 친구 때문에 우리 만나지 못했지요. 안나 자매님도 안녕!”
안나는 길을 걷는 동안 함께 산책해 준 태양 형제와 구름 자매에게도 감사를 드렸습니다. 오늘은 꽃들에게 노래하지 않았습니다. 물오리와 커다란 새들을 보며 말을 시키고 싶었지만 그만 두고 바라보기만 하였습니다. 그들을 침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꽃들은 작은 이슬 방울들을 조롱조롱 달고 당신 안에 잠심하고 있는 듯 깊은 침묵이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저리도 고울까? 누가 있어 저리도 고운 옷을 입힐까. 오늘은 태양이 한껏 떠오르자 찬란한 빛에 꽃들은 더욱 겸손하였습니다.
주님! 이리도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만드신 모든 것이 정녕 아름다움 자체입니다. 그들은 무엇하나 거스리지 않고 순응하고 있었습니다.
뚝뚝 떨어져 내리는 고운 나뭇잎은 바람의 인도로 살포시 땅에 내려 앉고 있었습니다. 진리는 먼 곳에 있지 않음을 체험합니다. 그들은 안나와 우리와 하나임을 자랑스러워합니다. 돌아오다 부끄러웠습니다.
특히 성 프란치스코 수사님께 더욱 그리하였습니다. 덕지덕지 껴입은 안나 옷이 부끄러웠습니다. 탐욕! 주님! 그분은 몸이 아파 의사 선생님 말씀에 순명하느라 얇은 옷에 안감 하나 덧붙이고는 부당하다 하셨는데 안나는 어쨌는지 아시죠?
그리구요. 어제 친구에게 안나가 마음이 상했다고 말함도 잘못했습니다. 친구 탓이 아니라 안나 탓임을 잠시 잊어 경거망동 하였습니다. 안나가 자기 자신을 위해 이럴꺼라고 생각 하는 일이 그렇게 된 적이 없음을 잊었습니다. 당신은 안나를 깡그리 비우라 말씀하신지 오래 되셨지만 안나는 그 수련이 몸에 덜 밴 탓에 자신의 이성을 사용하였으니 말입니다. 어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무엇에도 이성을 사용하지 말라’시는 권고를 잊었으니, 주님! 안나가 잘못했습니다. 친구를 마음 아프게 하였으니 그 문제도 용서를 청합니다. 착한 내 친구는 안나 마음 아프게했다고 “미안하다” 했거든요. 하느님 나라는 이미 우리 안에 와 계십니다. 안나 안에, 그리고 우리 가운데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