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안나는 시장에 물건을 사러 가면 무얼 달라고 말하지 못해
무얼 줄까 물을 때 까지 가만히 있습니다.
사람이 많으면 뒤로쳐져 다 떠날 때 까지 그렇게 있습니다.
뺑긋이 웃고는,
아주 급하지 않으면 대개가 그러합니다.
그리고 특별히 부탁 받은 물건이 아니면 물건을 고르거나 좋은 것을 달라고
말을 잘 하지도 못합니다.
한번은 마늘이 없어 길에서 마늘을 한접 샀습니다.
아저씨가 좋은 것이라 말씀하시기에 안나는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우리 엄마 하시는 말씀이
“야야, 무슨 마늘이 이러냐. 마늘이 40쪽도 넘는 이런 것을 어떻게 사오냐.”
걱정 하셨습니다.
아저씨가 좋은거라 그러셨다는 안나의 말은 오히려 바보가 되었습니다.
좋은 마늘은 육쪽이라며 눈으로도 구별이 되는데 살림 사는 여자가 어찌 그것도
모르느냐 염려 하셨습니다.
그러나
많이 똑똑해진 지금도 안나는 비슷한 수준입니다.
사람이 영글지 못한 탓에 자기 주장을 못하고
늘 빌빌 거린다고 야무진 남편에게도 안나는 꾸중을 듣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꾸중이 아니라 충고라 합니다.
안나도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주님.
구하고, 두드려야 열리고
구하는 이에게는 더 좋은 것을 주신다지요?
어떤 한의사 선생님도 그렇게 얘기하였습니다.
인간이란 끝없는 성장을 통해 완전으로 나아간다구요.
예수의 데레사 수녀님도 그렇게 말하였습니다.
나아가라구요.
구하고 두드려야 당신 사랑을 얻는다구요.
강아지도 밥상에 떨어진 부스르기는 얻어 먹는다고 말하던
당찬 여인의 옹골찬 모습은 아니라도 좋습니다.
주님.
구하는 이에게는
더 좋은 것을 드리시고 행여 조금이라도 부스러기가 남으면
안나에게도 좀 나눠주시겠어요?
좋은게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첫째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당신의 눈빛 한번이어도 서운해 하지 않겠습니다.
정말 안나가 삐치지 않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