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의 자녀들이 자기네들끼리 거래하는 데는 빛의 자녀들보다
더 약다.”[루가 16,1-8]
며칠 전 수능이 치뤄진 날 첫 시간이 끝나고 전북 남원의 송모양은
"엄마, 언니, 아빠 행복하게 해주세요 할아버지 이모부도" 하는 수능
시험지에 유서를 남기고 고사장을 나와 인근 아파트에 옥상에 올라 투
신자살하는 안타까운 기사를 보았습니다.
이제 수능이 끝났다고 해서 마냥 자유롭고 해방되는 일은 아닐 것입
니다. 많이 달라진 대입전형 방법도 다양해지고 논술이나 면접을 위
해서 선생님과 부모님들은 또 머리를 맞대고 대학 고르기에 긴장할
것이고 가채점을 해보고 자책하거나 허탈해하고 회의감을 가지는 수
험생이 늘어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들어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주인의 눈밖에 나는 것이 두려워 자신이 청지기에서 물러날 때 맞
아 줄 사람들을 미리 만들어 놓으려는 정직하지 못하고 약은 청지기
는 약삭빠르게 일을 하였기에 오히려 주인에게 칭찬을 듣게 됩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삶속에서 신앙인으로서 과연 떳떳하고 올바른 행위
로서 거룩한 삶을 봉헌하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자신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약삭빠른 생각으로 혹시 남을 아프게 한적은 없
는지 달콤한 이익에 눈이 어두어 과연 정의롭게 살았다고 자신할 수
있는지 참으로 두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한 세상일과 하느님의 일을 비교하며 얕은 청지기의 모습이 바로
자신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힘들지 않고 쉽게 일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어떻게하면 움직이지 않고 머리로만 가슴으로
만 일을하며 나약하고 게으름에 빠져있기도 합니다.
사람은 원래 순간순간이 자기를 형성하고 또 자기를 결정지어 가게되
어 성실하고 참을성있게 바로 오늘을 산다면, 또 사회생활과 직장생활
도 성실과 최선으로 채워지게 될 것이고 결국에는 지혜로운 채워짐으
로 보다 진정한 내가 형성되어 가는 것은 아닐런지요
지금의 순간이 어린 수험생에는 나약하고 수용할 수 없는 어둠으로 몰
려올지라도 지금 상황에서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희망으로 채워가
려노력만 한다면 또한 주님께 매달려 기도한다면 지금의 순간이 앞으로
는 희망과 전진과 환희를 안겨주는 훗날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현세의 삶 안에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기에는 현
실이 참으로 가혹하기만 합니다만 그래도 오늘의 순간에서 세상적인
것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보다는 어렵고 고통이 따르지만 천상의 것을
위해 조금만 기도하고 생각을 달리한다면 우리는 지혜로운 청지기이며
금싸라기를 모으는 오늘의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온통 금싸라기 삶으
로 채워가는 생명의 길이라 여겨집니다.

선교사랑방 엘리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