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예수께 돌아와 그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그는 사마
리아 사람이었다. "[루가17,11-19]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연이어서 내립니다. 길가 가로수 잎들이 빗물
에 흠뻑 젖어 더욱 쓸씀함이 더해가는 죽음을 묵상하고 삶을 더욱 새
롭게 하는 위령성월도 이제 다음 주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끝으로
교회력의 달력도 마감을 합니다.
평소 잘 알고 있는 어머님은 어려운 가정에 시집와서 안 해 본일 없이
가난한 살림을 도와 돈이 되는 일이라면 궂은 일이나 낮과 밤을 가리
지 않고 새벽부터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여 제법 크나큰 아파트를 장
만하여 남부럽지 않게 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두 다리 뻗고 자녀들
과 보란듯이 행복하게 살아보려고 하였는데 안타깝게도 몸에 병이 들
어 일주 일에 두 번은 병원에서 투석을 해야지만 살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참으로 간절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그중에
서도 몸이 아프다면 낫고 싶은 간절함으로 하루하루를 살게 되지요.
그리고 살아있는 동안은 건강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우리 모두의 마음
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나병 환자 열 사람을 만나 치유를 해주었지
만 예수님 발 아래 엎드려 감사를 드린 사람은 사마리아 사람 한 사람
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아홉은 어디갔을까요?
아마도 그 당시 천대받고 몹쓸병으로 격리 수용되었던 나병환자들은
자기 병이 신기하게 나았으니 얼마나 좋았을런지요 온 동네 돌아다니
며 자기가 이제 더 이상 죄인이 아님을 속히 알리고 그리고 다 나은
감격과 기쁨을 속 시원하게 가족과 친구들에게 맘껏 나누며 그 동안의
설움과 한을 깨끗이 씻는 것이 더 급했는지 모릅니다.
나은 사람은 나병환자 열 사람인데 한 사람만 감사의 마음을 전해왔으
니 예수님께서는 얼마나 서운하셨을런지요.
자신도 온전한 건강만 주신다면 당신을 위해 일하고 살겠습니다 하고
간절하고 애타게 기도드렸던 마음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아홉 중에 한 사람임을 부끄럽지만 고백합니다.
우리는 타인에게 호의를 베풀고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마음을 주었는데
상대방은 고마워하기는 커녕 오히려 자신의 입장만을 생각하고 전혀
고마운 마음이나 감사한 마음이 없다면 '어디 그럴수가 있을까' 하고
얼마나 서운하고 섭섭한지요.
한 해 동안 영적으로 이끌어주신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대, 부모님
과 늘 마음으로 힘이 되어주는 고마우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한 해를 보내며 알게 모르게 기도해주고 따뜻한 마음으로
격려해주시는 이웃들이 계시기에 거저 살아가는 행복한 삶임을 다시한
번 깨달으며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진심으로 예수님께 엎드려 겸손하
게 감사드리는 삶을 살고자 다짐합니다.

선교사랑방 엘리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