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여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 있구나.
그들은 나를 헛되이 예배하며 사람의 계명을 하느님의 것인 양 가르친다’
(마르 7,1-13)
길고 긴 겨울방학이 끝나고 초등생 아이들이 개학을 하였습니다. 방학동안에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서 피정도 보내고 각종 행사 참여와 보람있는 생활을 지
도하고 신경은 썼지만, 준비해놓은 점심을 자녀들이 손수 챙겨 먹는 등 엄마의
역활을 다했는지 막상 개학을 하니 마음 한구석에 아려오는 것은 아쉬움과 안
타까운 마음입니다.
한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데는 가장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하지만 주부, 어머니
아내의 역활이 참으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원래 '아내'란 '안해'라 해서 집
안의 해라는 뜻이라고 하지요. 가장이 충실히 일하도록 뒷바라지를 하고 부모
님을 모시는 일이며 가장의 수입에 맞추어 살림을 꾸려나가야 하고 요즘에는
밖에서 사회생활과 직장생활을 겸하는 여성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어린 자녀에게 과제물을 챙겨주고 안전 길 조심을 시키고 선생님을 찾아뵙는
일, 또한 가정에 손님이 오면 접대하는 일이며 자녀에대한 폭넓은 대화로 앞
으로의 진로와 친구관리까지 해야하는 주부의 역활과 사회생활 직장생활까지
겹쳐있으면 그 고달픔으로 몸과 맘이 쉽게 지치고 피곤한 것은 사실입니다.
극락세계가 아미타경이라는 경전에 소개되어 있는데, 그 세계에는 모든 착한
사람이 모두 모였기에 극락이라 하며, 그것은 집안이 화목하고 자녀가 효도
하여 극락세계를 이루느냐 못 이루냐는 것은 주부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짐이 틀림없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늘의 해가 온 천하를 밝히지만
자신의 밝음을 누리지않듯이 우리 주부들도 끝없는 봉사만이 안해의 길이란
점을 다시한번 깨우쳐주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의 계명을 저버리고 사람의 전통만을 고집하고 있는 바리
사이파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여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있구나."라고 위선을 질책하십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주부의 손을 잠시만이라도 놓는다면 정말 집안의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어둠입니다. 하루만 아이들에게 식사를 주지 않아도 집안일을 하루
만 쉬어도 불결함과 고통이 피부로 직접 와 닿습니다. 어머니로서 아내라는 역
활이 비단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자녀와 가족을 더욱 사랑하고 희생으로 돌보아
야하는 일임을 저버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요.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사랑한다고 제대로 표현한번 못하고 곤히 잠들어
있는 얼굴을 보면서 수없이 반성하고 다짐하지만 늘 후회와 가슴애리는 아픔이
반복됩니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가족을 더욱 사랑하고 희생하고 봉사하는 일이
하느님의 계명을 잘 실천하는 일임을 깨달으며 새로운 학기에는 밝고 아름답게
뜨는 해로 충실할 수 있도록 다짐합니다.

선교사랑방엘리묵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