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가운데 나를 팔아 넘길 사람이 하나 있다

 

너희 가운데 나를 팔아 넘길 사람이 하나 있다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배반을 당할 때. 그 무엇보다도 커다란 상처를 받게 됩니다. 그럴 줄 몰랐었는데…정말로 그럴 줄 몰랐었는데… 그런데 그것을 알면서도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더 큰 고통일 것입니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는 잘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온 마음으로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진실하게 다가가서 진실하게 사랑을 고백했으면 좋겠습니다. 딴 마음을 품지 말고…




오늘 예수님께서는 번민에 차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21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 가운데 나를 팔아 넘길 사람이 하나 있다”


참으로 어렵게 말씀을 여셨을 것입니다. 제자들 또한 당황해서 서로를 쳐다 보았습니다. “저마다 자신의 마음은 알고 있었지만 남의 마음은 알 수 없었기에 서로가 당황할 수 밖에 없고, 그것을 궁금해 하는 베드로는 참지 못하고 요한을 시켜서 예수님께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 내려고 합니다.


예수님도 충격이고, 제자들도 충격이고, 들킨 유다도 충격입니다….




베드로 사도의 부탁을 받은 요한이 바짝 다가가서 예수님께 물었습니다.


25 “주님, 그게 누굽니까?”


예수님과 제자들은 근동풍습으로 깔개 바른 쪽으로 기대어, 침대와 같은 곳에 옆으로 비스듬히 앉아서 오른 손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제자 요한은 예수님의 오른 쪽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을 곧바로 쳐다보기 위해 조금만 움직이면 되었습니다. 아마 베드로 사도는 요한 사도의 오른쪽에 앉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수께 바싹 다가앉으며”를 “가슴을 기댄 채”라고 번역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사랑받는 제자가 예수님 가슴에 머리를 기대로 있는 상태라기보다는 새로 말씀을 드리기 위해 예수님 편으로 얼굴을 돌린 동작을 나타냅니다.




예수님께서는 배신자의 이름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하나의 표시를 가지고 대답하십니다.


26 “내가 빵을 적셔서 줄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다”


이렇게 말씀하신 예수님께서는 빵을 적셔서 가리옷 사람 시몬의 아들 유다에게 주셨습니다.


이 행동은 그 당시는 손님에 대한 특별한 애정의 표시였지만 이 경우는 유다에 대한 예수님의 마지막 부르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다 이스가리옷! 복음은 최후만찬에서 유다의 정체를 배반자로 간단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제자의 이름은 유다 이스가리옷 또는 유다 이스라리옷, 시몬의 아들(요한 6,71;13,26)입니다. 이스가리옷이라는 이름은 두 가지롤 설명됩니다. 이스라리옷은 케리옷 출신의 남자를 의미합니다. 케리옷은 헤브론의 남쪽, 유다의 남부에 위치하고 있었고, 그의 고향일 것입니다. 다른 해석은 “si ca ri us”(자객)이란 단어로부터 유래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플라비우스 요셉푸스에 의하면 자객들은 유다 해방 운동에 가담한 테러 집단의 구성원들이었고, 이 이름 때문에 유다를 그러한 테러 분자와 연관시키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27  유다가 그 빵을 받아 먹자마자 사탄이 그에게 들어 갔다.


악마는 유다에게 예수님을 배반하도록 권하고 벌써 그의 마음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계획 실천의 결심을 굳게 함으로써 유다를 사로잡았습니다. 지금부터 예수님께서는 유다를 사도단안에서 쫓아내실 것 이므로 악마는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를 자유롭게 이용할 것입니다. 양의 우리를 박차고 떠난 양은, 목자의 보호를 스스로 떠난 양은 결국 사나운 늑대에게 잡혀 먹히게 됩니다. 늑대는 어렵게 양 우리를 넘을 필요도 없고, 목자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비통한 마음으로 말씀을 하십니다.


27″네가 할 일을 어서 하여라”


다른 제자들은 이 말씀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유다를 내 모는 것 보다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제자를 향한 마지막 사랑의 말씀. 영화나 소설을 보면 이쯤에서 “제가 잘못했구먼유…지가 나쁜 놈이유…”라고 나와야 하는데….유다는 밖으로 나가 버리고 맙니다. “때는 밤이었다.”라는 말씀은 상황을 더 의미심장하게 만들어 줍니다. 선에서 악으로, 빛에서 어둠 속으로 향하는 것입니다.




다른 제자들은 그 상황을 모르고 있습니다. 복음에는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29  유다가 돈주머니를 맡아 보고 있었기 때문에 더러는 예수께서 유다에게 명절에 쓸 물건을 사오라고 하셨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엇을 주라고 하신 줄로만 알았다.




유다가 나간 뒤에 예수님께서는 사랑의 계명을 주십니다.


31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을 받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로 말미암아 하느님께서도 영광을 받으시게 되었다.32  하느님께서 사람의 아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신다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들에게 영광을 주실 것이다. 아니, 이제 곧 주실 것이다. 33  나의 사랑하는 제자들아, 내가 너희와 같이 있는 것도 이제 잠시 뿐이다. 내가 가면 너희는 나를 찾아 다닐 것이다. 일찌기 유다인들에게 말한 대로 이제 너희에게도 말하거니와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34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겠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35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예수님은 이제 당신의 사명이 무엇인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 것인지를 말씀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버지의 영광을 위해서 행하셨습니다. 이제 떠나실 그분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랑의 계명을 주십니다. 서로 사랑하는 것. 그 모습을 보고 예수님의 제자라는 것을 알게 하라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 그렇습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고 형제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모습 안에서 예수님의 모습이 드러나야 합니다.


나는 사랑하고 살아가는 사람입니까? 그렇다면 사람들은 나를 보고 예수님을 찬미하게 될 것입니다. 가정에서, 일터에서, 친구들과 어떤 모습으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말씀입니다.




떠나시겠다는 주님을 향하여 베드로 사도가 물었습니다.


36  “주님,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죽으러 가십니다. 구원 사업을 완성하시기 위해 당신 목숨을 내어 놓으러 가십니다. 그러니 지금은 따라갈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자들도 나중에는 따라가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체포 때 도망치던 모습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부활을 체험한 사도들이 어떻게 주님을 위해서 목숨을 내어 놓았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베드로는 장담을 합니다.


37  “주님, 어찌하여 지금은 따라 갈 수 없습니까? 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바치겠습니다.”


사실 이런 장담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용기입니다. 얼마나 열심히 살아야 만이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시련을 겪지 않은 신앙인들도 이렇게 말을 합니다. 하지만 바람이 한번 불어오면 금방 휘청거리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드로 사도처럼 고백했으면 좋겠습니다. 무너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렇게 고백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는 일편단심이구먼유.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38  “나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겠다고? 정말 잘 들어 두어라. 새벽 닭이 울기 전에 너는 나를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할 것이다”


예수님의 표정이 어떠하셨을까요? 베드로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을까요? 아닐 것입니다. 베드로를 사랑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을 것입니다. 배반자 유다에게도 그렇게 마지막까지 기회를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지금은 그렇게 당당하지만 예수님을 배반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끝까지 예수님께 등을 돌릴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세 번의 배반은 베드로의 신앙을 더욱 굳게 하고, 그것을 통하여 예수님의 일을 계속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예수님의 제자 교육 방법. 한번 연구해 볼 만한 것 같습니다.




<함께 생각해 봅시다>


1. “너희 중에 하나가 나를 배반할 것이다”라는 말씀이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지 함께 나눠 봅시다.




2. 무모하리만큼 당당한 베드로 사도의 고백을 바라보면서 내가 고백했다가 지키지 못한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함께 나눠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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