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판단하지 말아라.
이거 제 전공인데 하지 말라 하시니 참으로 어렵습니다. 사람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하지 말라고 하시니 어떻게 해야 합니까? 좋으면 좋은 것이고, 싫으면 싫은 것인데 그런 생각까지도 하지 말라고 하시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내가 남을 판단하지 않으면 나도 판단 받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원칙이 잘 지켜졌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1 “남을 판단하지 말아라. 그러면 너희도 판단 받지 않을 것이다. 2 남을 판단하는 대로 너희도 하느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고 남을 저울질 하는 대로 너희도 저울질을 당할 것이다.
인간의 왜곡된 본성은 다른 사람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판단은 쉽게 남을 단죄하는 것으로 둔갑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남을 판단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거짓말쟁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전에 한 행동들을 미화시키고 후임자에 대해서 온갖 말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후임자는 아무 말 하지 않았습니다. 남에 대한 판단은 남을 단죄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죄까지도 뒤집어 씌우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에 대해서 말을 할 때, 정말 조심해서 해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하고, 결코 자신의 잘못을 뒤집어 씌우려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거짓말쟁이는 결국 자신의 잘못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아무말 안했으면 후임자의 배려로 욕은 안먹었을 텐데…
남을 판단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먼저 내가 판단 받지 않기 위해서이고, 내 권한 밖의 행동이며, 하느님만이 정당한 판단을 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하느님의 판단 기준은 내가 남을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그래서 남을 비난하면 나도 비난 받을 것이고, 남을 이용하려고만 들면 그들도 나를 이용하려고만 할 것입니다.
남을 판단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비판하고 그의 잘못을 고쳐 주려는 시도와 관련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남을 판단하기에 앞서 자신을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나 자신을 먼저 알아야만 남도 도와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 이전의 파피루스에 적힌 매매 계약서에는 <네가 내게 잰 그 척도로>라는 거래 표현이 나타납니다. 이 표현은 물품을 인수할 때와 교환할 때 정확히 꼭 같은 저울과 척도계를 사용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랍비들에게도 역시 하느님의 마지막 심판과 관련되어 있는 잘 알려진 매매약관과 더불어 그의 경고의 진지성을 나타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남을 심판하거나 판단하는 범주 내에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아직도 하느님 나라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3 어찌하여 너는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제 눈 속에 들어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4 제 눈 속에 있는 들보도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에게 ‘네 눈의 티를 빼내어 주겠다’ 고 하겠느냐? 5 이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눈이 잘 보여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지 않겠느냐?”
위선자는 원래 어떤 특정한 역을 해내는 배우를 표시하는 말이었습니다. 희랍어 성서에서는 무신론자들을 이렇게 지칭했고, 솔로몬의 시편에서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세속적인 사람들인 사두가이파 사람들인 그들의 적들이 위선자들이었습니다. 기원 후 2세기에 유다의 한 랍비는 세상의 모든 위선적인 것 중의 십분의 구가 예루살렘에 집중되어 있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성 요한 금구는 이렇게 가르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충고나 꾸지람을 금하고 계신 것이 아니다. 다만 적개심이 있는 감정적인 말, 혹은 자기도 죄인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듯한 경솔한 판단을 금하시는 것이다. 만일 이웃을 꾸짖어야 할 경우가 있다면, 복수를 노리는 적과 같이 하지 말고 약을 주는 의사와 같이 하라”
<함께 생각해 봅시다>
1. 엄밀히 말하면 1절과 2절은 서로 모순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심판을 근본적으로 금지시키지만 형제에 대한 올바른 교도(敎導)가 불가피해진 공동체는 적어도 관대하고 신중한 심판을 변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절은 다르게 이해될 수 있습니다. 즉 우리가 되어 주는 만큼 받게 될 것이니 이 말씀을 기억하는 사람은 결국 모든 심판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기억하면서 나는 내 형제 자매들을 권면한다고 하면서 심판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봅시다
2. 타인에 대해 판단하지 않는 것이 과연 죽기 전에 가능한 일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