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모세가 부르심을 받다(탈출6,2-13)
이스라엘 백성이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약속의 땅으로 가는 것을 꿈꾸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농부가 가을의 풍요로운 결실을 위해서 봄부터 그렇게 땀을 흘리는 것처럼, 확신을 가지고 모세의 말을 따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으니 그 말씀을 굳게 믿고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파라오에게 거절당하고 백성들의 원망을 듣게 된 모세는 하느님께 탄식하며 자신의 괴로움을 말씀드렸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며 모세에게 당신이 누구신지, 당신께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에게 약속하신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백성을 어떻게 하실 것인지를 말씀해 주십니다. 하느님의 도구는 하느님의 뜻대로 움직여야 합니다. 하느님을 움직이려 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께서는 모세가 해야 할 일을 다시 지시하십니다.
“너는 이집트 임금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자기 땅에서 내보내라고 하여라.”(탈출6,11)
모세는 “보십시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니 그대로 하겠습니다.”라고 성모님처럼 말씀드리지 못하고,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이렇게 고백합니다.
“보십시오, 이스라엘 자손들도 제 말을 듣지 않았는데, 어찌 파라오가 제 말을 듣겠습니까? 그리고 저는 입이 안 떨어져 말을 못 합니다.”(탈출6,12)
이스라엘 자손들도 모세의 말을 듣지 않는데, 어찌 파라오가 모세의 말을 듣겠느냐는 모세의 아룀은 자신의 답답한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말씀을 전하라 하시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힘든 노역 때문에 모세를 외면했고, 파라오는 모세의 말에 꿈쩍도 안했습니다. 모세가 하느님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 못하겠습니다! 저도 좀 해방시켜 주십시오!”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저는 입이 안 떨어져 말을 못 합니다.”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아론을 붙여 주셨고, 아론을 통해서 말씀을 전하게 하셨으니 모세가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그저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면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을 다시 보내십니다. 모세와 아론은 이스라엘 자손들이 역경 속에서도 하느님의 약속을 굳게 믿도록 해야 하고, 이집트 임금 파라오에게는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 땅에서 내보내도록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게 만들어야 합니다. 모세와 아론은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다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모세와 아론이 힘들게 자신들의 사명을 수행하는 것을 바라보며 나는 교회를 위해서 봉사하는 이들에게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지금 내가 이렇게 평안하게 살 수 있는 이유는 모세와 같은 사람들이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자신의 사명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세와 아론처럼 누군가가 나를 위해 하느님께 기도하며, 그 어려운 길에서도 하느님의 일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것을 기억할 때, 그들의 봉사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항상 감사하게 될 것이고, 그 감사는 봉사하는 이들에게 큰 힘과 위로를 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