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시나이산에서 계약을 맺다(탈출24,1-18)

2.10. 시나이산에서 계약을 맺다(탈출24,1-18)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은 시나이산에서 하느님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과 계약을 맺으면서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지키겠다고 맹세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이 백성과 계약을 맺으시는 이유는 이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아쉬움이 있어서 인간과 계약을 맺고, 바라시는 것이 있어서 인간을 돌보시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인간이 하느님 안에서 참된 평화를 얻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하느님 백성은 하느님과 계약을 맺었으니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지켜야 합니다. 하느님의 크신 사랑에 감사하며 하고 따라야 합니다.

 

주님께 나아갈 사람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과 시나이산에서 계약을 맺으십니다. 계약을 맺기 전에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나아올 사람들을 지명하십니다.

 

너는 아론과 나답과 아비후와 이스라엘의 원로 일흔 명을 데리고 주님에게 올라와, 멀찍이 서서 경배하여라. 너 모세만 주님에게 가까이 오고 다른 이들은 가까이 와서는 안 된다. 백성은 아예 산으로 올라와서는 안 된다.”(탈출24,1-2)

 

나답과 아비후는 아론의 아들들입니다. 이들은 아론과 함께 사제직을 수행할 사람들입니다. 사제직을 수행할 사람들과 이스라엘의 원로 일흔 명이 주님께 나아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 외에는 멀찍이 서서 경배하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하느님과 마주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 세상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가까이에는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사람만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제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준비된 사제와 복사들과 전례봉사자들만이 제단에 설 수 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은 함부로 제단에 올라가서는 안 됩니다. 성당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 백성은 주님 앞에 있음을 명심하면서 경건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원로들과 사제직을 수행할 사람들이 하느님 앞으로 나아갔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전체와 계약을 맺으셨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모세는 주님의 모든 말씀을 기록하였고, 백성에게 돌아와서 주님의 모든 말씀과 모든 법규를 일러 주었습니다. 그러자 온 백성이 한목소리로 주님께서 하신 모든 말씀을 실행하겠습니다.”(탈출24,3)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주님의 모든 말씀과 모든 법규는 주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계약입니다. 하느님의 백성이 된 이스라엘은 하느님께서 주신 법규와 말씀을 지켜야 합니다. 또한 이것은 자랑이 됩니다. 하느님께서 특별히 사랑하셔서 주신 말씀이고 법규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온 백성은 한목소리로 주님께서 하신 모든 말씀을 실행하겠습니다.”하고 고백한 것입니다.

 

모세는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산기슭에 제단을 쌓고,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에 따라 기념 기둥 열둘을 세웠습니다. 이 열두 기둥은 주님과 맺은 계약의 기념비입니다. 이 기념비는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와는 다릅니다. 오벨리스크에는 신에 대한 찬가와 그것을 세운 파라오의 업적이 이집트의 상형문자인 히에로글리프로 새겨졌지만, 이 열두 기념 기둥은 계약의 기념비로서 열두 지파는 모두 하느님의 백성이 되고, 하느님께서는 이 열두 지파를 돌봐 주신다는 것을 드러내는 혼인반지와 같은 것입니다. 이 계약을 통해서 열두 지파는 하느님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고, 열두 지파 모두가 하느님의 소유가 되는 것이며, 이 기념 기둥은 그 증거가 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 몇몇 젊은이들을 그리로 보내어, 번제물을 올리고 소를 잡아 주님께 친교 제물을 바치게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너희는 나에게 사제들의 나라가 되고 거룩한 민족이 될 것이다.”(탈출19,6)고 말씀하셨는데, 사제들은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들이고, 사제들의 나라는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들의 나라입니다. 따라서 모세가 젊은이들이 번제물을 올리고 친교 제물을 바치도록 한 것은 모든 이들이 사제직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모세는 그 피의 절반을 가져다 여러 대접에 담아 놓고, 나머지 절반은 제단에 뿌렸습니다. 제단에 제물의 피를 바치는 것은 사람의 생명을 속량하기 위함입니다. 짐승의 피는 죄를 지은 사람을 대신하는 것입니다. 그 피를 제단에 뿌림으로써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용서와 자비를 베푸시고, 인간은 하느님께로부터 자비와 구원을 입게 됩니다.

 

모세는 하느님과 맺은 계약을 백성들에게 읽어주고, 백성들은 주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실행하고 따르겠다고 고백을 했습니다. 백성이 하느님의 계약을 받아들이자 모세는 피를 가져다 백성에게 뿌리며 이는 주님께서 이 모든 말씀대로 너희와 맺으신 계약의 피다.”(탈출24,8)라고 선포하였습니다. 피는 생명이고,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인간은 하느님께 가장 소중한 것을 바치고,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보시고 자비와 구원을 베푸시어 생명을 이어가게 하십니다.

 

이제 그 피는 참된 어린양이신 예수님의 피로 대체되어 예수님의 거룩한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써 우리는 주님의 자비와 구원을 통하여 영원한 생명에로 나아가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 때 당신의 몸과 피를 내어 주시며 새 계약을 맺어주셨습니다. 주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며 나는 주님과 계약을 맺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새 계약을 지키며, 믿음을 가지고 주님께로 나아가는 모든 이들은 예수님을 통하여 생명을 얻습니다. 그 생명을 주시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몸과 피를 내어 주신 것입니다.

 

나눔 33: 하느님의 자녀인 나는 주님의 말씀을 따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는 주님을 위해 무엇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 노력을 통해 내가 얻고 있는 기쁨들은 무엇입니까?

 

시나이산에 머물며 계명을 받게 될 모세

주님께서 모세에게 너는 내가 있는 이 산으로 올라와 거기 머물러라. 내가 백성을 가르치려고 율법과 계명을 기록한 돌 판을 너에게 주겠다.”(탈출24,12)고 말씀하셨습니다. 모세는 일어나 자기 시종 여호수아를 데리고 하느님의 산으로 올라가면서 원로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우리가 너희에게 돌아올 때까지 여기에서 우리를 기다려라. 아론과 후르가 너희와 함께 있으니, 문제가 있는 이는 그들에게 가거라.”(탈출24,13-14)

 

모세가 산에 오르자 구름이 산을 덮었습니다. 주님의 영광이 시나이산에 자리 잡고, 구름이 엿새 동안 산을 덮었습니다. 이렛날 주님께서 구름 가운데에서 모세를 부르셨습니다. 주님의 영광이 나타나는 모습은 이스라엘 자손들이 보기에 산봉우리에서 타오르는 불과 같았습니다. 모세는 구름을 뚫고 산에 올라갔습니다. 모세는 밤낮으로 사십 일을 그 산에서 지냈습니다.

 

2.11. 예물과 성소에서 사용될 제구들에 관한 규정들(탈출25,1-31,11)

모세는 산에서 사십 일 동안 시나이산에서 지내며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성소를 만들라 하시고, 그 성소에서 그들 가운데에 머물겠다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성막의 모형과 온갖 기물의 모형들을 보여 주시며 그대로 만들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신 모든 것들은 탈출기 35장 이하에서 차례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계약 궤(탈출25,10-22), 제사상(탈출25,23-30), 등잔대(탈출24,31-40),

성막(탈출26,1-14), 성막에 쓸 목제품(탈출26,15-30),

휘장(탈출26,31-37), 제단(탈출27,1-8), 성막 뜰과 등불(탈출27,9-21),

사제들의 옷(에폿, 가슴받이, 겉옷, 성직패, 그 밖의 사제복: 탈출28,1-43),

분향 제단(탈출30,1-10), 물두멍(탈출30,17-21),

성유(탈출30,22-33), 향료(탈출30,34-38)

 

하느님께서는 이것들에 대한 자세한 규정들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성소의 제구들을 만들기 위해서 먼저 하느님을 위하여 예물을 받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소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모든 것들을 모든 이들이 바칠 수 있도록 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사제들의 성별(聖別)

성소에서 예식을 거행하기 위해서는 사제들이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사제로서 하느님을 섬기도록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성별하도록 하셨습니다. 성별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제단 앞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따로 구별하는 것을 말합니다.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정결하게 씻기고, 아론에게 사제복을 입히고, 성별 기름을 가져다 그들 머리에 부어 성별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런 다음에 아론의 아들들에게 저고리를 입히고, 그들에게 허리띠를 매어 주고 두건을 감아 주고, 직무를 맡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임직식을 거행하도록 명하십니다.

 

너는 이와 같이 내가 너에게 명령한 것을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그대로 다 해 주어라. 너는 이레 동안 그들의 임직식을 거행해야 한다.”(탈출29,35)

 

모세는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사제들의 임직식을 거행했습니다. 먼저 제물을 잡고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위하여 속죄 제물을 바쳤습니다. 이어서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위하여 번제 제물을 바쳤는데, 이것은 주님을 위한 번제물이고 향기며 주님을 위한 화제물입니다. 그리고 사제들과 사제들의 옷을 제단 위의 피와 성별 기름으로 그들을 성별하고, 주님을 위한 화제물을 바쳤습니다. 이제 아론과 그의 아들들은 거룩한 예복을 입고 직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론의 거룩한 옷은 그의 후대 자손들에게 물려주어, 그들이 그것을 입고 기름부음을 받아 직무를 맡게 하여라. 그의 자손들 가운데에서 그의 뒤를 이을 사제는 만남의 천막에 들어가 성소에서 예식을 거행할 때, 이레 동안 그 옷을 입어야 한다.”(탈출29,29-30)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것은 마치 오늘날의 사제서품식의 규정들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임직식을 거행하고 아론과 그의 아들들은 사제직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사제들은 성소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제사를 봉헌하게 됩니다. 그렇게 한생을 사제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공동체가 사제들이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단 축성 지침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너는 속죄하기 위하여 날마다 속죄 제물로 황소 한 마리를 바쳐라. 또 제단에 대한 속죄로서 그것을 위하여 속죄 제물을 바치고, 그것에 기름을 부어 성별하여라.”(탈출29,36)라고 말씀하시며 제단을 축성하는 지침을 주십니다.

 

너는 이레 동안 제단을 위하여 속죄 예식을 거행하여 그것을 성별하여라. 그러면 제단은 가장 거룩한 것이 되고, 거기에 닿는 것도 모두 거룩하게 된다.”(탈출29,37)

 

하느님께서는 제단은 가장 거룩한 것이고, 제단에 닿는 것도 모두 거룩하게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사제와 제단의 봉사자들은 어떻게 제단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제단에서 거룩하게 미사를 봉헌해야 하는지를 늘 기억하면서 제단에서 봉사해야 합니다.

 

사제들의 정화

사제는 제단에서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입니다. 사제는 거룩한 차림을 하고 거룩하게 하느님을 섬겨야 합니다. 사제들은 속죄하기 위하여 날마다 속죄 제물로 황소 한 마리를 바쳐야 하고, 제단에 대한 속죄 제물을 바치고 기름을 부어 성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제는 합당한 몸가짐으로 주님께 제사를 드려야 하기 때문이고, 모든 죄와 부정을 깨끗이 씻어야 거룩하신 하느님을 온전히 모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사제는 자신을 거룩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 백성도 거룩하게 하느님을 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제는 제단을 정화하고 성별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거룩하시니 하느님께 제사를 바치는 제단도 거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제들은 합당하게 하느님을 경배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사제도 사람인지라 허물이 없을 수 없습니다. 사제들의 이런 허물을 발견하고 사제를 멀리하거나 외면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부족한 사제가 미사를 봉헌하면 미사가 이루어지지 않을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이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사효성과 인효성입니다.

사효성이란 말은 특별히 칠성사에 해당되는 내용으로 성사의 효력은 예수님께서 만드신 그 성사의 예식 자체로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성사를 집행하는 사제의 태도나 성사를 받는 사람의 자격은 문제가 되지 않고, 주님이 세우신 그 성사의 예식 자체로써 주님의 은혜를 받는 것입니다. 사제가 세례성사를 베풀었으면 당연히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고, 고백소에서 죄를 고백하고 사제가 사죄경을 염했으면 죄 사함을 받는 것입니다.

인효성은 사효성과 달리 성직자의 정성이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신자의 마음 자세에 따라 그 은혜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주로 준성사에 적용되는데, 성당에서 기도를 한다든지 사제로부터 강복을 받는다든지 할 때, 그 기도와 강복의 은혜는 그 의식 자체로써 은혜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 정성과 마음의 자세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사효성은 수도꼭지를 틀면 그 자체로써 물이 나오는 것과 같고 인효성은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아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예술적인 능력에 따라서 그 그림이 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정성을 다하여 성사를 거행하고, 정성을 다하여 기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제들은 언제나 스스로를 거룩함에 물들게 해야 하고, 은총 지위에 머물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매일매일 하느님을 위해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제물을,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시간에 바치는 것이 사제의 직무인 것입니다. 그렇게 직무를 수행할 때, 성소는 주님의 영광으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인구 조사에 대한 지침

하느님께서는 인구 조사에 대해서 지침을 말씀해 주십니다. 인구 조사는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인구 조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보호하심에 생명을 유지하고 풍요로움을 얻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니 하느님 백성은 하느님께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인구 조사를 받는 스무 살 이상의 남자는 누구나 주님에게 예물을 올려야 합니다. 이 예물들은 성소의 유지(만남의 천막 예식 비용)를 위해서 사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통치자가 자신의 권력을 확인하기 위해서 하는 인구 조사는 하느님을 거스르는 행위입니다. 다윗이 인구 조사를 하려 하자 요압은 주 임금님의 하느님께서 백성을 지금보다 백배나 불어나게 하시어, 저의 주군이신 임금님께서 친히 그것을 보시게 되기를 바랍니다만, 저의 주군이신 임금님께서는 어찌하여 이런 일을 하려고 하십니까?”(2사무24,3)하고 다윗을 말렸습니다. 그러나 다윗이 위압적으로 명령하자 어쩔 수 없이 인구 조사는 실시되었고, 나중에 다윗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됩니다. 다윗은 제가 이런 짓으로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주님, 이제 당신 종의 죄악을 없애 주십시오. 제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을 저질렀습니다.”(2사무24,10)하고 고백하였습니다. 다윗은 인구 조사를 하는 행위를 통해서 하느님께로부터 벌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통치자가 자신의 권력을 확인하기 위해서 인구 조사를 할 경우에는 하느님께로부터 벌을 받게 됩니다. 하느님께 의탁하지 않고, 자신의 힘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구 조사를 받는 이는 누구나 성소 세켈로 반 세켈을 내야 합니다. 그 반 세켈은 주님에게 올리는 예물입니다. 그런데 이 예물은 모든 이가 평등하게 내야 합니다.

 

너희 목숨에 대한 속죄로 주님에게 이 예물을 바칠 때, 부자라고 반 세켈보다 더 많이 내도 안 되고, 가난한 이라고 이보다 덜 내도 안 된다.”(탈출30,15)

 

이것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하느님 백성은 하느님께 감사의 예물을 마땅히 드려야 한다는 것이고, 하느님 앞에서 모든 이가 평등하다는 것입니다. 부자라 해서 그 목숨값이 더 비싸지도 않고, 가난한 사람이라 해서 그 목숨값이 하찮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봉헌된 이 예물은 모두 만남의 천막 예식 비용으로 쓰게 됩니다. 또한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것은 어느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 인간 전체의 마땅한 의무이고, 하느님 백성은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께 언제나 감사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교회의 유지를 위해 봉헌할 때는 마음을 담아서 봉헌해야 하고, 그 돈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봉헌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리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백성이 봉헌한 봉헌금은 전례와 자선, 선교와 신앙교육에 사용함으로써 하느님께 영광을 드립니다. 만일 한해 결산의 비율이 공동체를 유지하는데 급급하고, 먹고 마시며 조직을 유지하는데 더 많이 사용된다면 그것은 올바른 운영이 아닙니다. 이것은 공동체 전체가 반성을 해야 합니다. 또한 봉헌금은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드리는 곳에 써야지 다른 곳에 써서는 안 됩니다. 봉헌금은 하느님께 봉헌된 것이기에 자신의 품위유지나 친교, 더 나아가 개인적인 취미활동에 사용된다면 그것은 분명히 큰 죄임을 탈출기는 명확하게 선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두멍

사제직무를 수행하는 사제들은 정결하게 하느님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영적인 정결도 중요하지만 육적인 정결도 중요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사제들을 위해서 물두멍을 만들게 하십니다.

 

너는 몸을 씻을 물두멍과 그 받침을 청동으로 만들어, 만남의 천막과 제단 사이에 놓고, 거기에 물을 담아라.”(탈출30,18)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물두멍의 물로 손과 발을 씻어야 합니다. 그렇게 물로 씻고 만남의 천막으로 들어가야 죽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예식을 거행하려고, 곧 주님에게 화제물을 살라 바치려고 제단에 다가갈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사제들은 손과 발을 씻고서 성무를 집행해야 합니다. 이것은 사제직을 수행하는 이들이 대대로 영원히 지켜야 하는 규정입니다.

 

모세는 만남의 천막 어귀에서 봉사하는 여인들의 거울을 녹여 청동 물두멍과 청동 받침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여인들의 거울을 녹여서 청동 물두멍을 만들었을까요? 만남의 천막 어귀에서 봉사하는 여인들이 거울을 사용한 이유는 자신들의 아름다움을 가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을 섬기는 일을 하기 위하여 언제나 자신들을 단정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여인들이라면 얼마나 경건한 삶을 살았겠습니까? 그러므로 사제들이 제단으로 나아갈 때, 그 물두멍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를 기억한다면 더욱 경건하게 자신의 마음자세를 다지게 될 것입니다.

 

미사를 봉헌하려 할 때, 귀한 시간을 내어 제대 봉사를 해 주신 봉사자들의 정성을 마주하면 감동이 솟아오릅니다. 경건한 제단과 깨끗한 성체포와 성작수건, 손대기 두려울 정도로 경건하게 펼쳐진 제의…, 이런 준비 속에서 미사를 봉헌할 때는 당연히 봉사자에게 감사하게 되고, 봉사자의 수고가 온전히 하느님께 올라가기를 청하며 기도하게 됩니다. 아론과 그의 아들들도 물두멍에서 몸을 씻을 때, 그 여인들에게 감사하며 하느님의 영광과 백성들의 성화를 위한 삶을 다짐했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성전에 들어갈 때 성수를 찍어 기도하며 들어갑니다.

\”주님, 이 성수로 저의 죄를 씻어주시고 마귀를 몰아내시며 악의 유혹을 물리쳐 주소서. 아멘 \”

 

이 기도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사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씻는 것과 같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성수를 찍고 성당 안으로 들어갈 때, 나 또한 아론과 그의 아들들처럼 사제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드리기 위해 성전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게 성당 안으로 들어갈 때,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했던 것처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느님 앞에서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드리게 될 것입니다.

 

성유와 향료에 대한 규정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너는 가장 좋은 향료를 이렇게 장만하여라. 액체 몰약을 오백 세켈, 향기로운 육계향을 그 절반인 이백오십 세켈, 향기로운 향초를 이백오십 세켈, 계피를 성소 세켈로 오백 세켈, 그리고 올리브 기름 한 힌을 장만하여라. 너는 향을 만드는 법에 따라 이것들을 잘 섞어 거룩한 성별 기름을 만들어라. 바로 이것이 거룩한 성별 기름이 될 것이다.”(탈출30,23-2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별기름은 오로지 하느님께 관련된 모든 것들에 부어 하느님을 위해서만 사용될 수 있도록 준비되었습니다. 성별기름은 오로지 하느님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에게 부어 하느님을 위해 살도록 성별해야 합니다. 성유는 말 그대로 거룩한 기름입니다. 그러므로 아무 곳에나 부어서도 안 되고, 아무에게나 발라서도 안 됩니다. 그렇게 하는 사람은 이 공동체에서 잘려 나가게 될 것입니다. 향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너는 향료들, 곧 소합향과 나감향과 풍자향을 장만하여, 이 향료들과 순수한 유향을 섞는데, 각각 같은 분량으로 하여라. 너는 향 제조사가 하듯이, 이것들을 잘 섞고 소금을 쳐서 깨끗하고 거룩한 것을 만들어라.”(탈출30,34-35)고 지시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그 가운데 일부를 가루로 빻아서, 내가 너를 만나 줄 만남의 천막 안 증언 궤 앞에 놓아라. 이는 너희에게 가장 거룩한 것이다.”(탈출30,36)

 

거룩하신 하느님께 봉헌될 것들은 거룩하게 만들어야 하고, 거룩하게 만들어진 것들은 거룩한 곳에만 사용되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향료의 사용에 대해서 엄격하게 규제를 하십니다. 사사로이 쓰려고 같은 배합법으로 향을 만들어서도 안 되고, 향기를 즐기려고 그와 같은 것을 만드는 사람은 이 백성에게서 잘려 나갈 것입니다.

 

거룩한 것을 사사로이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은 다니엘서의 벨사차르에게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벨사차르 임금이 천 명에 이르는 자기 대신들을 위하여 큰 잔치를 벌이고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술기운이 퍼지자 벨사차르는 자기 아버지 네부카드네자르가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져온 금은 기물들을 내오라고 분부하였습니다. 벨사차르 임금은 대신들과 왕비와 후궁들과 함께 그것으로 술을 마셨습니다. 그렇게 술을 마시면서 금과 은, 청동과 쇠, 나무와 돌로 된 신들을 찬양하였습니다. 벨사차르가 하느님의 집에서 약탈해 온 기물로 술을 마실 때, 갑자기 사람 손가락이 나타나더니, 촛대 앞 왕궁 석고 벽에 글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무도 그 글을 해석할 수 없었지만 다니엘은 그 글을 풀이해 주었고. 다니엘이 풀이한 대로 그날 밤 벨사차르는 죽음을 맞게 됩니다.(참조: 다니엘5,1-30) 거룩한 것은 거룩하게 사용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것을 함부로 대할 때, 벨사차르의 운명은 내 운명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성막 제조 기술자

하느님께서는 성막 제조 기술자로 한 사람을 지정하시며 그를 하느님의 영으로, 곧 재능과 총명과 온갖 일솜씨로 채워 주겠다.”(탈출31,3)고 약속을 해 주셨습니다. 그 기술자는 유다 지파에 속하는 후르의 손자이며 우리의 아들인 브찰엘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브찰엘의 조수로서 단 지파에 속하는 아히사막의 아들 오홀리압을 브찰엘에게 붙여 주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재능 있는 모든 이의 마음에 재능을 더해 주어, 하느님께서 명하신 모든 것들을 만들게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받은 그들은 만남의 천막과 증언 궤와 그 위에 덮을 속죄판과 천막에 딸린 모든 기물, 상과 거기에 딸린 기물들, 순금 등잔대와 거기에 딸린 모든 기물, 분향 제단과 번제 제단과 거기에 딸린 모든 기물, 물두멍과 그 받침, 예식을 거행할 때 입는 옷, 사제 아론의 거룩한 옷과 그의 아들들이 사제직을 수행할 때 입는 옷, 성별 기름과 성소에서 쓸 향기로운 향을 주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다 만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시나이산에서 모세와 말씀을 다 하신 다음, 당신 손가락으로 쓰신, 돌로 된 두 증언판을 모세에게 주셨습니다. 이렇게 모세는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과 함께 사십 일을 거룩한 산에서 보냈습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모세는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하느님께서 주신 기쁨은 모세로 하여금 백성들이 주는 피곤함을 다 잊게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백성들은 또 다른 문제들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그것도 지속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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