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금송아지 사건(탈출32,1-35)
모세는 40일간 시나이산에서 머물며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백성들은 모세가 산에서 오래도록 내려오지 않는 것을 보고, 아론에게 몰려와 말하였습니다.
“일어나, 앞장서서 우리를 이끄실 신을 만들어 주십시오.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온 저 모세라는 사람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탈출32,1)
하느님께로부터 부르심을 받은 아론도 원칙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누구신지 알고 있는 아론은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백성은 아론을 위협하였고, 아론은 어쩔 수 없이 우상을 만들어주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 백성들이 모세의 아들들을 죽이고, 후르를 죽이면서 아론을 위협했을 수도 있습니다. 시나이산으로 올라가면서 모세는 아론과 후르에게 공동체를 맡겼지만 이 사건부터 후르가 사라집니다. 후르는 어디로 갔을까요? 탈출기의 관심사는 아니겠지만 모세의 두 아들은 또 어디로 갔을까요? 모세는 시나이산으로 올라가면서 “돌아올 때 까지 아론과 후르가 공동체와 함께 있으니 문제가 있으면 그들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지만 아론만 남아 있습니다. 모세에게도 돌을 던지려 하는 백성들이라면 분명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신들의 영도자를 향해 “저 모세라는 사람은”이라고 표현하는 것으로 보아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모세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러한 행동은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확인할 방법은 없으니 추측할 뿐입니다.
결국 아론은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었습니다. 아론이 그들에게 “여러분의 아내와 아들딸들의 귀에 걸린 금 고리들을 빼서 나에게 가져오시오.”(탈출32,2)라고 말하자, 온 백성이 저희 귀에 걸린 금 고리들을 빼서 아론에게 가져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떠나올 때 빈 손으로 나오지 않도록 은붙이와 금붙이를 이집트인들에게서 받아 내게 하셨습니다. 하느님 때문에 얻게 된 모든 것들은 축복의 도구가 되어야 하는데 이제 저주와 우상숭배의 도구가 되려 합니다. 아론이 그 금을 그들 손에서 받아 거푸집에 부어 수송아지 상을 만들자, 사람들이 외쳤습니다.
“이스라엘아, 이분이 너를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오신 너의 신이시다.”(탈출32,4)
이렇게 외친 것은 아론이 아니라 군중들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외치는 사람이 또 한 명 나오게 되는데, 그는 바로 북이스라엘의 임금이 된 예로보암 입니다. 그는 자신의 왕권을 유지하기 위해 금송아지 둘을 만들어 “예루살렘에 올라가는 일은 이만하면 충분합니다. 이스라엘이여, 여러분을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오신 여러분의 하느님께서 여기에 계십니다.”(1열왕12,28)라고 백성들에게 선포하였습니다. 예로보암은 그 송아지를 베텔과 단에 놓고 북이스라엘 백성이 예루살렘에 가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이렇게 악습은 반복이 됩니다. 나를 통해서도 반복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나를 통해서 우상이 만들어지고 그것을 섬기도록 유혹하여 옆에 있는 이들을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론은 수송아지를 보고 그 신상 앞에 제단을 쌓은 뒤, “내일은 주님을 위한 축제를 벌입시다.” 하고 선포하였습니다. 아론의 선포는 두 가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첫째, 아론이 두려움에 눈이 멀어 금송아지를 주님으로 고백하며 금송아지에게 제사를 바침으로써 이스라엘 백성과 같은 마음이 되고, 백성이 원하는 말을 해 주는 거짓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어쩌면 “이제 같이 죽읍시다.”라고 포기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론은 죽음의 위협 속에서 수송아지를 만들었지만, 이것이 죽을 죄 임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론이 두려움 속에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튿날 그들은 일찍 일어나, 우상 앞에 번제물을 올리고 친교 제물을 바쳤습니다. 그러고 나서 백성들은 앉아서 먹고 마시다가 일어나 흥청거리며 놀았습니다.
① 왜 수송아지인가?
이스라엘 백성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두려움 때문에 신상을 요구했고, 아론은 백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 금송아지를 만들어 냈습니다. 황소는 지도력과 힘, 활력과 풍요를 상징했으며, 당시 이집트에서는 신으로 숭배 되었습니다. 이집트인들은 신이 황소나 암소의 형상으로 인간에게 다가온다고 생각하였고, 파라오는 그 암소의 젖을 먹음으로써 신의 아들이 되고, 신의 보호를 받는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수송아지는 황소와는 이미지가 다릅니다. 황소에 비하면 수송아지는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수송아지를 향하여 “이스라엘아, 이분이 너를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오신 너의 신이시다.”(탈출32,5)라고 말했으니 수송아지를 섬긴 것입니다.
아론은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며 다가오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수송아지를 만들어 주었는데 이것은 그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다음의 사실들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섬기지 않는 족속들이고, 수송아지처럼 대책 없이 충동적이며, 그저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찾고 있으니, 이것을 신으로 받들어 섬기면 우리도 이런 철없는 수송아지에 불과하다.”
이스라엘 백성은 수송아지 앞에서 먹고 마시며 흥청거리며 놀았는데, 이것은 철없는 수송아지의 모습 그대로인 것입니다. 이들은 모세에 의해서 불태워질 “수송아지의 운명과 같은 운명”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백성의 지도자를 군중이 위협하여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 내는 것은 결국 금송아지와 같은 운명을 겪게 될 것입니다.
나눔 34: 아론은 무슨 생각으로 금송아지를 만들었을까요? 모세와 함께 그 수많은 하느님의 기적을 체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우상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아론을 사로잡은 그 두려움은 무엇일까요?
② 하느님의 진노
아론이 금송아지를 만들고 이스라엘 백성은 그 금송아지가 하느님이라고 말하며 흥청거리며 축제를 거행하자 하느님께서는 진노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지금 산 아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 지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서 내려가거라. 네가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온 너의 백성이 타락하였다. 저들은 내가 명령한 길에서 빨리도 벗어나, 자기들을 위하여 수송아지 상을 부어 만들어 놓고서는, 그것에 절하고 제사 지내며, ‘이스라엘아, 이분이 너를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오신 너의 신이시다.’ 하고 말한다.”(탈출32,7-8)
하느님께서는 이 백성에게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자기들 멋대로 모세의 자리를 차지하여 아론을 위협하였고, 하느님을 철없는 수송아지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분노하신 하느님께서는 당신 소유의 이 백성을 “네가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온 너의 백성”이라고 표현하시며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이 백성을 보니, 참으로 목이 뻣뻣한 백성이다. 이제 너는 나를 말리지 마라. 그들에게 내 진노를 터뜨려 그들을 삼켜 버리게 하겠다. 그리고 너를 큰 민족으로 만들어 주겠다.”(탈출32,9-10)
내가 만일 모세였다면 “주님! 탁월하신 선택이십니다. 이 기회에 싹 쓸어버리시지요. 그리고 이쯤에서 저도 퇴직을 하면 어떻겠습니까? 저도 지겨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영도자 모세는 달랐습니다. 모세는 타락한 이 백성이 하느님의 백성임을 상기시켜 드리며 이렇게 간청하였습니다.
“주님, 어찌하여 당신께서는 큰 힘과 강한 손으로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신 당신의 백성에게 진노를 터뜨리십니까? 어찌하여 이집트인들이, ‘그가 이스라엘 자손들을 해치려고 이끌어 내서는, 산에서 죽여 땅에 하나도 남지 않게 해 버렸구나.’ 하고 말하게 하시렵니까? 타오르는 진노를 푸시고 당신 백성에게 내리시려던 재앙을 거두어 주십시오.”(탈출32,11-12)
모세는 이 백성이 자신의 백성이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임을 말씀드리며 “당신 백성에게 내리시려는 타오르는 분노”를 풀어 달라고 애원을 하였습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이는 하느님께서 누구신지를 알아야 합니다. 청하기만 하면 사랑의 하느님께서는 그 청을 들어주신다는 것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고, 믿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사랑의 하느님께 감히 청할 수 있게 됩니다. 모세는 하느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에게 해 주신 약속을 기억해 달라고 청하였습니다.
“당신 자신을 걸고, ‘너희 후손들을 하늘의 별처럼 많게 하고, 내가 약속한 이 땅을 모두 너희 후손들에게 주어, 상속 재산으로 길이 차지하게 하겠다.’ 하며 맹세하신 당신의 종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이스라엘을 기억해 주십시오.”(탈출32,13)
모세가 사랑의 하느님께 간청을 드리자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내리겠다고 하신 재앙을 거두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부르셨고, 부르심에 응답하여 당신의 일을 충실하게 하고 있는 모세를 사랑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하는 모세가 당신의 백성을 위해서 간청을 하자 그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어쩌면 아브라함도 소돔과 고모라를 위해서 간청드릴 때 의인 열 명이 아니라, “주님! 저를 보아서라도 용서하여 주십시오.”라고 말씀드렸다면 하느님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용서해 주셨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정말 잘 뽑으셨습니다. 하느님을 위해서 하느님 백성을 사랑하며, 하느님 백성을 위해 봉사하는 모세를 바라보며 나 또한 내 가정과 공동체를 위해서 이렇게 모세처럼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우게 됩니다.
③ 두 증언판을 깨 버리는 모세
모세는 하느님의 진노를 진정시켜드리고 두 증언판을 손에 들고 산을 내려왔습니다. 그 판들은 양면에, 곧 앞뒤로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그 판은 하느님께서 손수 만드신 것이며, 그 글씨는 하느님께서 손수 그 판에 새기신 것이었습니다. 여호수아는 백성이 떠드는 소리를 듣고, “진영에서 전투소리가 들립니다.”하고 모세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모세는 “승리의 노랫소리도 아니고 패전의 노랫소리도 아니다. 내가 듣기에는 그냥 노랫소리일 뿐이다.”라고 말하며 진영으로 갔습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해주셨기에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백성들이 있는 곳에 내려왔을 때, 모세는 하느님께서 분노하신 그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모세는 금으로 만든 수송아지를 경배하며 춤추는 백성들을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화가 난 모세는 손에 들었던 돌 판들을 산 밑에 내던져 깨 버렸습니다. 수송아지를 경배하는 것을 통해 이들은 하느님을 저버리고 우상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제 하느님과의 계약은 깨진 것이며, 계약의 증언판은 수송아지를 섬기는 백성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이 백성과 다시 계약을 맺어 주십니다. 깨진 증언판에 기록된 십계명은 하느님께서 다시 기록해 주실 것입니다.
④ 수송아지를 없애는 모세
모세는 그들이 만든 수송아지를 가져다 불에 태우고, 가루가 될 때까지 빻아 물에 뿌리고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마시게 하였습니다. 모세가 이렇게 한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모세는 이 백성이 명백하게 우상을 숭배하였다는 것을 인정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수송아지를 보고 “이스라엘아, 이분이 너를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오신 너의 신이시다.”(탈출32,4) 라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이 신이라고 잠시나마 섬겼던 그 수송아지가 가루가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모세에 의해서 불태워지고, 가루가 된 수송아지는 절대로 신이 될 수 없습니다. 그들은 헛된 우상을 숭배한 것입니다.
둘째, 우상을 만들지 말라는 계명을 모세가 확실하게 지킨 것입니다. 하느님 백성에게 우상은 있어서는 안 됩니다. 모세는 수송아지를 부수어 땅에 묻은 것이 아니라 태워 가루로 빻아 물에 뿌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셋째, 이 물을 마신 모든 사람은 자신이 우상을 숭배하였다는 것을 인정한 죄인들이고, 어떻게든 그 죗값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을 구원하신 하느님을 수송아지로 만들어 버린 죄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든 짊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다시는 우상숭배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민수기에서는 어떤 사람의 아내가 간통을 하였는데 증거가 없을 경우에는 거룩한 물을 옹기그릇에 떠 놓고, 성막 바닥에 있는 흙먼지를 긁어 그것을 물에 타서 마시게 했는데 죄를 지었으면 고통을 겪게 되고, 죄가 없으면 해를 입지 않았습니다.(참조: 민수5,11-28)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모세가 수송아지를 태워 빻아서 물에 타 먹인 것을 여자가 간통을 했는지를 조사할 때 사용하는 민수기의 판별법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판별할 이유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백성은 명확한 현행범들이고, 벌을 받아야 할 대상들이기 때문입니다.
예언자들은 우상숭배를 한 것을 간통한 것과 같이 보았습니다. 호세아 예언자는 부정한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여 살면서 끊임없는 용서와 사랑을 베풀며 하느님과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보여 주며, 하느님께로 돌아오라고 호소하였습니다. 이제 이 백성들은 시편에서 고백하는 것처럼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저를 고쳐 주소서. 당신께 죄를 지었습니다.”(시편41,5) “저희 조상들처럼 저희도 죄를 지었습니다. 불의를 저지르고 악을 행하였습니다.”(시편106,6) 라고 고백하며 하느님께 용서를 청해야 합니다.
⑤ 우상을 만든 아론에게 질문하는 모세
모세는 금으로 수송아지를 만든 아론에게 “이 백성이 형님에게 어떻게 하였기에, 그들에게 이렇게 큰 죄악을 끌어들였습니까?”(탈출32,21)하고 물었습니다. 아론이 결코 우상숭배를 할 사람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에 이렇게 물은 것입니다. 아론은 그 수송아지가 백성들의 위협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왔음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나리, 화내지 마십시오. 이 백성이 악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아시지 않습니까? 그들이 나에게 ‘앞장서서 우리를 이끄실 신을 만들어 주십시오.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온 저 모세라는 사람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기에, 내가 그들에게 ‘금붙이를 가진 사람은 그것을 빼서 내시오.’ 하였더니, 그들이 그것을 나에게 주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것을 불에 던졌더니 이 수송아지가 나온 것입니다.”(탈출32,22-24)
그러나 이 백성에게 “이렇게 큰 죄악을 끌어들인 장본인”은 바로 아론입니다. 아무리 백성들이 위협을 가한다 할지라도 아론은 수송아지를 만들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차라리 그 자리에서 목숨을 내어 놓아야 했습니다. 지도자는 백성에게 이끌려가는 사람이 아니라 백성을 이끄는 사람이고, 백성이 원하는 것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는 사람입니다. 하느님 백성을 이끄는 지도자는 백성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하느님 백성이 잘못된 길로 들어서기에 그 백성들 때문에 망하고, 백성들의 뜻만을 받아들이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결국 그 백성과 함께 망하게 됩니다.
하느님 백성의 지도자는 백성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백성을 두려워할 때, 백성들의 눈치를 보게 되고, 결국 하느님의 일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제 이 백성은 계속해서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모세에게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고 반란도 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마음이 비뚤어진 백성의 마음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단호해야 하고, 원칙을 명확하게 보여 주어야 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 중에는 경건함이 몸에 배어 생각과 말과 행위가 온전히 하느님을 향한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습니다. 하느님 백성은 하느님만을 섬기며 하느님 중심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하느님 중심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자기 생각을 버리지 못할 때는 날마다 금송아지를 만들어 내라고 요구하게 되고, 공동체가 경건함을 살아가지 못하도록, 하느님을 중심으로 살아가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립니다. 모세는 모든 것을 버리고 하느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므로 모세를 따라가야 합니다. 모세처럼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단호하게 금송아지를 걷어찰 수 있게 됩니다.
⑥ 모세의 결단
모세는 백성이 제멋대로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느님을 저버리고 금송아지를 섬기는 백성들을 바라보며 큰 결단을 내렸습니다. 모세가 진영 대문에 서서, “누구든지 주님의 편이거든 나에게로 오너라.” 하고 외치자, 레위의 자손들이 모두 그에게 모여들었습니다. 모세가 그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각자 허리에 칼을 차고, 진영의 이 대문에서 저 대문으로 오가면서, 저마다 자기 형제와 친구와 이웃을 죽여라.”(탈출32,27).
레위의 자손들은 모세가 분부한 그대로 하였습니다. 그날 백성 가운데에서 삼천 명가량이나 쓰러졌습니다. 모세는 레위의 자손들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오늘 너희는 저마다 자기 아들이나 형제에 대한 대가로 주님을 위한 직무를 맡았다. 그분께서 오늘 너희에게 복을 내리시기를 빈다.”(탈출32,29)
그런데 모세는 어떻게 동족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릴 수 있을까요? 그리고 레위인들은 어떻게 그 명령을 수행했을까요? 이것은 우상숭배로 비뚤어진 마음을 바로잡기 위한 방법이고, 동족을 죽였다는 것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상숭배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을 섬기지 않고 우상을 섬기는 이들은 결국 죽음을 향하여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레위의 자손들은 혈육을 죽이면서까지 하느님께 헌신했기에 사제직이라는 귀한 직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동족과 혈육을 살해했다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사제라면 하느님을 위해 헌신해야 하며, 하느님을 섬기는 이들은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라면 어떠한 타협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튿날 모세는 백성에게 “너희는 큰 죄를 지었다. 행여 너희의 죄를 갚을 수 있는지, 이제 내가 주님께 올라가 보겠다.”(탈출32,30)고 말하고 주님께로 나아갔습니다. 모세는 주님께 돌아가서 있는 그대로 죄를 고백하였습니다.
“아, 이 백성이 큰 죄를 지었습니다. 자신들을 위하여 금으로 신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의 죄를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시지 않으려거든, 당신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제발 저를 지워 주십시오.”(탈출32,31-32)
모세는 있는 그대로 죄를 고백하며 용서를 청하였습니다. 주님께서는 모세에게 “나는 나에게 죄지은 자만 내 책에서 지운다. 이제 너는 가서 내가 너에게 일러 준 곳으로 백성을 이끌어라. 보아라, 내 천사가 네 앞에 서서 나아갈 것이다. 그러나 내 징벌의 날에 나는 그들의 죄를 징벌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뒤, 주님께서는 백성이 수송아지를 만든 일 때문에, 곧 아론이 만든 수송아지 때문에 백성에게 재앙을 내리셨습니다. 그 재앙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재앙을 내리셨다.”고만 전해주고 있습니다.
나눔 35: 금송아지 사건을 바라보며 느끼는 점은 무엇입니까?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 금송아지는 무엇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