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이 시리도록 아픕니다.
제 선친의 묘소에도 파아란 하늘이
오늘따라 더욱 곱고 감미로움을 의심치 않습니다.
제 선친의 믿음과 사랑을 저는 알기 때문이지요.
초등학교 시절
봄 햇살이 가득한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와 아버님의 일손을 거들려고
우리 산이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산모퉁이를 돌아 한참을 가고 있을때
아버님꼐서 나뭇짐을 지고 오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얼른 달려가
아버님 ! 조금 쉬셨다 가시지요?
하고 여쭈었더니 그럴까? 하시면서 지게를 밧치시곤
공부하지 왜 나왔느냐?
날씨가 차암조오타…하시면서
지게 한쪽에 한아름 가득한 진달래 꽃을 제게 주었습니다.
선물이지요.
그리곤 저를 덥석안으시더니 지게위에 태우쎳습니다.
아버지의 넓은 어깨위엔 땀이 가득했지만
제 무게는 아버님의 말없는 사랑를 누르진 못하였습니다.
제 선친은 그런 분이쎳습니다.
언제나 말없는 실천.
이웃에 무슨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달려가셔서
일을 끝내신 후에야 돌아오시던 모습….
그러시던 선친께서 처음으로 우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큰 형님 바오로의 갑작스런 죽음…
살아계시면 올해 예순인데..
가신지 만 30년이 지났습니다만
오늘도 제 곁에 꿈처럼 바람처럼 함께 계십니다.
가끔씩 신문에 고시 동기생들의 인사이동이나 동정란을 볼때면
형님은 그곳에서 웃고 계십니다.
아우야!
나는 죽지않았다.
주님과 함께 있으니 행복하다.
어머니 모니카와 아버님 야고보도 함께한단다…
선친은 성당에 다니지 않으셨습니다.
10년전 돌아가시기 한달전 쯤
대구 고산성당에서 대세를 받으셨습니다.
수녀님께서 오셔서 몇가지를 물어보셨습니다.
할아버지? 하느님을 믿으세요?
왜 물어봐 그런걸?
아니 이세상을 만드신 분이 계신걸 누가 몰라?
하느님은 나를 아셔!
하느님요? 날 알지요?
…………..
선친의 믿음은 바위였습니다.
저는 눈물이 났습니다.
주님! 제가 잘못햇습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저는 아버님을 판단하였습니다.
도대체 저의 이 하찮은 믿음이 아버님의 믿음에 비할 수 없음을….
어머님 모니카의 선종후 식음을 전패하시며
베개를 안으시고 조금만 기다리소..
곧 가리다.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오늘도 이 부족한 육신을 위해
내려다 보시는 아버님….
당신이 누워 계시는 산위엔
오늘도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이 있씀을 압니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던지듯
모든 것에서 벗어나리라……
안나: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 시리도록 맑은 공기, 시리도록 청정한 자연. 아버지 야고보와 어머니 모니카와 형님 바오로의 영전에 절 올립니다.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10/23-18:31]
유스티나: 그렇군요..눈이 부시도록 푸르른날..짙기만 했던 녹음이 갈색으로 물들 무렵이면..그렇게 가슴 시리도록 보고픈 분들이 있죠..보고 싶고 함께 할수 없음에.. 눈가에 맺히는 이슬을 훔치는 ..그리운 부모님..그분들이 주님 평화의 안식을 누리시길 기도 드립니다.. [10/25-09: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