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신비 앞에서 소리지르지도 않았고
천사 가브리엘을 유령으로 착각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하느님의 일을 온화하고도 침착하게
맞이한 인간이 있으니 곧 나자렛의 마리아님입니다.
마리아님은 믿음에 대한 시험에 합격하셨습니다.
그녀의 삶의 바다도 베드로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험난했습니다.
그 바다는 하느님의 모친이 되어 달라는
제안 앞에서 결코 조용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스도를 낳는 신비는 물 위를 걷는
신비보다 훨씬 더 큰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마리아님은 의심하지 않고
예수를 향해 걸어가셨습니다.
"마리아님, 당신은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
(루가 1,45)
진정, 나는 마리아님을
내 믿음의 스승으로 생각합니다!
그토록 침착하고 용감한 그녀의
태도에 나는 마냥 넋을 잃고 맙니다!
나 같으면 수많은 설명을 요구했을 테고
내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 앞에 죄인으로
살아가야 할 생각에 몹시 동요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마리아님은 신적 부성(父性)의
신비를 감추기 위해
미혼모의 역할을 받아 들이셨습니다.
"마리아님, 당신은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 라고 사람들은 수 세기에
걸쳐 그녀에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마리아님은 모순의 물 위를 걸으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우리를 온통 두려움에
싸이게 하는 유령으로 착각하지 않으십니다.
참으로 크나큰 그 믿음!
진정 윌의 나약함을 극복하는 그 희망!
진정 새로움을 체험하여 하느님의
존재를 우리 안에 실현시키는 그 사랑!
그래서 우리는 믿음을 가질 때
패하지 않음을 느낍니다.
믿음으로써 두려움이 극복됩니다.
믿음으로써 바닷물이 발로
걸어갈 수 있는 오솔길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