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시간 하얀 눈이 뿌리고 있습니다.
제법 쌓였고 기온도 꾀나 차겁습니다.
올들어 가장 추운 날이 될거라 하니 군에 있는 아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아들이 알든 모르든 그저 제 마음의 고통으로 스스로 안는 것이지요.
그게 사랑일까요? ㅎㅎ
힘들어도 해야 할 일이기에 내 몸을 쉬지 않고 놀리는 것처럼..
고단하고 지친 몸을 잠시도 쉴 수없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어도 그마저 싫다하지 않으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가슴아리게 그려집니다.
자식을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눈을 쓸어 길을 만들어 놓고
마당 한켠으로 눈을 쌓아 놓으시는 센스까지…
그리고 춥다 야단치시면서 옷을 입히시고
두터운 실로 짠 벙어리장갑을 끼워주시는 그런 사랑이
이밤에 아버지를 생각함에 더 그립게~ 정겹게 다가옵니다.
오늘 많은 병자들을 치유해 주시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그런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여러 가지 생각들이 저를 깨웁니다.
병든 시몬의 장모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봉사자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고,
외딴 곳으로 가시어 기도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영적성숙에 안이한 저는 아닌지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힘들고 고단하심에도 불구하고 복음을 선포하러 떠나시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저의 무뎌진 삶을 비추어 보았습니다.
늘 신앙의 그림을 그리지만 채워지지 않는 그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앙이 없는 사람들보단 더 깊이있고
넓은 마음으로 살아가면서 부족한 저를 아버지의 말씀으로
좀더 성숙되어야 함인데 늘 부족함을 느낍니다.
어떤 상황을 보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판단 기준이 생기는
관찰학습법이 학습심리학 이론에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겐 그것보다 더 소중한 말씀이 있음인데
제가 노력하지 않아서 그 가치를 다 안지 못함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아마도 그 사랑을 다 안았다면
저도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며 묵묵히 길을 걸을 수 있었을텐데…
그냥 그런 생각이 드는 밤입니다.
성경에 이렇게 적혀 있어요 아버지.
\”새하얀 눈이 오면 세상은 참으로 예쁘다. 여자들이 화장을 해도 예쁘다.
그러면 나는 무엇으로 덮어야 하는가? 신앙의 열정으로 나를 덮을 때,
나는 가장 멋진 이가 되는 것이다.\”
새하얀 눈이 오는 이밤에 참 와 닿는 말씀입니다.
어떻게든 보석을 가공하는 법을 알려 주시려 하셨던
신부님의 열정적인 모습이 눈에 선하게 다가옵니다.
하물며 봉사라는 말을 하면서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알고
또 어떻게 하는 것이 봉사자의 몫인지를 알고 있었던 저였는지요.
그저 차려주는 밥상에 수저만을 들고 앉으려 했던 저는 아니었는지…
분주히 움직였다 고백하지만 가장 소중한 것이 빠진 움직임은 아니었는지요.
가장 소중한 것도 빠지고 시간과 공간에 분주함만으로
형식의 움직임이 진정한 영적성숙을 가져다 주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 봅니다.
저의 영적 미성숙이 누군가의 탓인냥 돌리면서 늘 불평하진 않았는지…
오로지 아버지만을 생각하면서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아버지와 함께 머물면서
더 기도하고 그 힘으로 모든 것을 안을 수 있었어야 했는데
그리하지 못했음을 반성합니다.
저의 게으름인데 누군가를 핑계삼아 합리화의 이유를 들면서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진 않았는지요.
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저를 감쌉니다.
기쁨과 희망을 안고 행복한 삶으로 힘든 이들을 안고 또 안아야 함인데 ….
사랑의 샘에 기도의 물이 없음을 모르고
그 샘을 다시 묻고 다른 샘을 파려하진 않았는지요.
말씀안에 머물면서 기도하고 성사안에서 아버지를 더 가까이 만난다면
지혜와 사랑의 힘으로 말씀을 전하면서 소외받고 외로운 이들을 위해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버지!
저도 아버지처럼 사랑으로 기도하고 사랑으로 나아가렵니다.
사랑이신 하느님 아버지!
오늘 아버지께서는 참으로 많은 병자들을 고쳐주십니다.
사랑이신 아버지시기에 그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다 고쳐주십니다.
그리고 외딴 곳으로 가시어 기도하십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그마저 허용하지 않고 아버지를 고요에서 불러냅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라고…
얼마나 고단하셨을까요?
하지만 사랑이신 아버지께서는 발걸음을 재촉하십니다.
사랑을 실천하려 잠시도 쉬지 않으시는 아버지의 이 말씀이
가슴 깊이 와 닿았습니다.
잠자는 제게 찬물을 끼얹으시듯 그렇게….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기보다
세상의 욕심에 관심을 쏟진 않았는지요.
말씀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그 말씀을 외면한 채
은총을 얻으려 갈망한 저는 아닌지요.
기도한다 하면서 정녕 고요속에 잠시라도 가슴을 맞대고 머무르면서
영적성숙을 위해 노력하였는지요.
사랑을 실천하는 이의 기본자세를 갖추기 위해 정녕 깨어있었는지 반성해 봅니다.
세상과 싸워 이길 힘을 기도로 축적하였는지요.
아버지!
형식에 젖어 사는 저가 사랑을 입게 하시어
아버지의 모습을 닮은 신앙인으로 살게 하소서.
누군가를 위해 바른 말과 의로운 행동을 하고,
누군가를 위해 아버지께 기도하면서
아버지의 사랑을 전하는데 저의 모든 열정을 쏟게 하소서.
그리하여 하루하루 기쁨과 행복에 찬 발걸음으로 희망을 전하는 저가 되게 하소서.
아멘.

눈을 치우는 일. 군대에서는 얼마나 재미있는데요…ㅎㅎ
그것 치우고 나면 뒤에 또 쌓이고
또 쌓인 것 치우고 나면 또 쌓이고
그렇게 시간이 가는것이랍니다.
또 여름에는 풀베면서 시간 보내고
돌아서면 다시 자라는 풀을 베면서…
그렇게 낫 몇자루 해 먹고
석가래 몇개 해 먹으면 제대입니다…..ㅎㅎ
《Re》^*^ 님 ,
헐^*^ 완전 인간병기네요.
머리는 비워지고 손엔 굳은 살이 자리잡는다더니… ㅎㅎ
무엇이든 의무감이 아니라 어짜피 해야 할거라면 기쁨으로 하길 바랄 뿐이랍니다.
지금은 파견이라 몇일 전화통화를 못했더니 보고싶네요.
사랑이란 이런 것인가 봅니다.
그리움으로 더 큰 사랑을 낳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