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웬종일 비가 왔습니다.
지금도 부슬부슬 내리고 있지만요.
그래서 많은 이들이 사무실에 놀러와
시끄러운 하루였지요. ㅎㅎ
그러나 공간을 나누어 줄 수 있음에 좋았습니다.
사실 그들은 윗사람의 눈치를 보느라 피신온 것이거든요.
따지고 보면 그들이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닌데 웬지 눈치가 보인다고 합니다.
일할 땐 당연한 것이라 생각을 하는 그들이지만,
비가 오거나 눈이 와서 못하면 괜히 자신들이 불편하다고…
인생사가 그런가 봅니다.
그들의 그런 마음을 알기에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습니다.
더 편하게 쉬었다 가도록 맛있는 차도 주고 점심도 손수 해서 드렸지요.
이런저런 얘기꽃을 피우면서 한 분이
속상한 얘기를 하였습니다.
친척이라 창피하지만 속상해서 얘기한다면서 속내를 털어 놓았습니다.
가진 것은 많이 없었지만 그래도 자식이라면 끔찍했었던 분인데 지금은
노인병원에 있다고 합니다.
6남매나 되지만 갈 곳이 없어서 그런 신세가 되었다고..
딸 셋에 아들 셋이나 되는데 이런 경우가 있다고 하면서 한숨을 쉬었습니다.
첫째와 둘째 아들은 서울에서 큰 회사에 다니고 있고 막내 아들은 형편이 어렵다고..
몇 년전 할머니가 쓰러지자 자기들이 사다 준 냉장고까지 가져갔다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지요?
그 외에도 잡다한 쓸만한 물건들도 가져갔다고 합니다.
그러고선 나몰라라 했었고 너무 힘겨워지자
막내 아들이 노인 병원에 모셨지만 한푼도 보태지 않아서
혼자 고생한다고 하였습니다.
얼마전 상태가 좋지 않아 연락을 했는데 도리어 혼났다고 합니다.
돌아가시면 전화하라고…
그리고 더 가관은 돌아가시면
서울로 모셔올거라고 하더랍니다.
남의 얘기인줄만 알았더니 우리 집안에도 이런 일이 있다고 하면서 속상해 했습니다.
쓰러지기 전까지 그 할머니께서는 추수하기가 바쁘게
모든 것을 서울로 갔다 날랐다고 합니다. 그 결과가 이렇다고 하더군요.
참 속상하지요?
자신의 모양새를 위해서.. 그리고 돈 때문에 그리하는 모습이
꼴불견이라고 하더군요.
회사에선 그런 사람인걸 알런지 궁금하다고 했습니다.
가게되면 술을 먹고서라도 다 얘기하고 싶다고…
맨정신으론 못할거 같답니다. 인생이 불상해서…
장남의 도리를 다한 것처럼 각본을 짜는 그 모습이 형식에 치우쳐 근본을 저버리는
오늘 말씀의 바리사이들과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율법이 우선이 아니라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먼저인데 마음을 다해 하지 않고
정해진 율법만을 우선시하는 모습에 가슴이 저몄습니다.
그가 만약 신앙인이라면?
무거운 마음이 듭니다.
저역시 언제 어느때 그런 모습으로 서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한 형제라 불리우는 공동체에서도 사실 사랑이 깔린 상태에서
모든 것이 행해져야 하지만 때론 망각하고
관계안에 형성된 것이 우선시 됨을 많이 봅니다.
세상속의 관계와 별반 다를바가 없는 그런 모습이지요.
그러면 신앙속인지 아니면 일반 단체인지 혼동이 오기도 한답니다.
그러면서 많은 지식을 얘기하고 혼자 다 아는 것처럼 말하는 그들의 모습은
일치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도리어 질책하거든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이들을 보고 바보라고..
약지 못하다고 하면서 욕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아버지께서 사랑으로 정하신 율법이 아니라 그들이 정한 테두리이건만
그것이 마치 아버지를 향한 사랑인냥 착각하지요.
아버지!
율법을 지키되 사랑안에서 지켜진다면 가장 빛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미사중에 한 어른이 갑자기 몸이 좋지 않아 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안색이 창백해진 상태로 나갔지만 아무도 따라가지 않았지요.
한 사람이 영성체를 않고 나갔습니다.
화장실에 갔더니 토하고 주저 앉아 있었습니다.
안정을 한 뒤에 모시고 들어왔는데 이미 영성체는 끝났습니다.
가슴 한켠이 휑했습니다.
허리 구부러진 그 자매님이 간만에 평일 미사에 나왔다가 그런 일이 있었는데
좀더 세밀한 사랑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가 영성체를 하고 나가야지 왜 나가냐고 하는 질문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고 지금도 그러하지요.
이처럼 저희가 사랑의 율법을 지킨다 하면서
본질이 빠진 형식의 옷을 다림질 해 입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저역시 형식에 젖은 율법을 안고 살아갈 수도 있음을 기억하여 사랑의 계명을 몸으로 행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
말로는 그럴싸하게 하면서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저가 되지 않도록
아버지의 맘을 헤아리며 살아갈 것입니다.
사랑으로 바라보는 저의 시각이 흔들리지 않게끔 말씀에 저를 비추이며
더 깊이 아버지께 수다를 떠는 저가 되겠습니다.
사랑이신 아버지!
오늘 아버지께서는 정결례에 대한 논쟁을 벌이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을 질책하십니다.
율법의 본질을 알지 못하고 그 보여지는 형식에 치중하는 그들의 모습이
저는 아닌지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그런 그들에게 이사야가 말한 성경의 내용을 말씀하시면서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말로는 모든 것을 다하는 듯하지만
정작 행동이 일치하지 않고 보여지는 형식만을 중시 여긴 저를 꾸짖는 듯
가슴 깊이 와 닿았습니다.
사랑이 빠진 율법은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모르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 최선인냥
우쭐한 적은 없었는지 돌이켜 봅니다.
분명 사랑이 본질인 율법일진대 빈 껍데기를 들어올린 부족한 저는 아니었는지요.
형식에 젖어 저도 모르게 그것이 최우선인냥
기도의 노예가 되진 않았는지도 돌이켜 봅니다.
정해진 시간에 기도를 바치고 보여지는 것에 치중하면서 가장 표본인 신앙인인 것처럼 우쭐거린 저는 아니었는지요.
단 일분을 함께 하더라도 사랑의 숨결이 오고가는 것이
더 깊은 인사임을 몰랐던 저는 아닌지요.
아버지!
율법이 중요하지만 사랑이 빠진 껍데기는 소용없음을 깨달아 가슴으로 느끼고
사랑으로 바라보며 몸으로 행하는 저가 되게 하소서.
율법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나 사랑을 넘어설 수는 없음을 깊이 새기게 하소서.
아버지, 아버지 한다고 다 아버지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님을 잊지 않게 하시어
말이 아니라 몸으로 먼저 말하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