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십자가의 길 하는 날….

사람은 누구나 자기 틀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범하기 쉬운 실수 중의 하나가 남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너는 왜 이렇게 하니?”
“나는 이렇게 하는데 왜 너는 그렇게 하니”
그런데 누가 옳고 그른지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그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묻습니다.
“선생님! 질문있습니다…..저희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자주 단식을 하는디 왜 선상님의 제자들은 단식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세례자 요한의 삶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제자들의 삶 역시 엄격한 참회의 생활이었을 것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일반적인 규정을 넘어서서 스스로에게 특별한 계율을 부여하고 그것을 지키면서 살아갔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눈에 예수님의 제자들은 얼마나 방탕하고 방종하고 무질서한 사람으로 보였을까?

그런데 예수님의 대답은 그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잔치에 온 신랑의 친구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야 어떻게 슬퍼할 수 있겠느냐?”
단식이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성서에서 보면 특별한 날이나 특별한 기도를 드릴 때,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면서 회개와 참회의 표시로서 단식을 행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단식의 내적인 의미는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슬픔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지금 구원에 목말라 하면서 슬픔에 잠겨 있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구원을 주시는 예수님께서 함께 하시는데 어떻게 절망에 빠질 수가 있겠습니까? 목이 마른 사람 앞에 맑은 샘물이 흐르고 있는데 어찌 갈증에 괴로워할 수 있겠습니까? 그 물을 마시면 됩니다.
이것을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표현하십니다.
“잔치에 온 신랑의 친구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야 어떻게 슬퍼할 수 있겠느냐?”
그렇습니다. 지금 예수님과 함께 있는 상황에서는 단식이 필요 없습니다. 앞에 맑은 샘물이 흐르고 있는데 어디에 샘을 팔 것인지를 고민해서 무엇하겠습니까?
예수님과 함께 있는 지금 이 순간 슬픔의 순간이 아니라 기쁨과 환희의 때인 것입니다.

그러나 항상 기뻐할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곧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터인데 그 때에 가서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빼앗기다”라는 말안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고통스러운 최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때의 단식은 보속의 행위만이 아니라 천상 신랑과 떨어지게 된 것에 대한 슬픔, 육체적으로 그분과 가까이 있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슬픔의 표시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요한의 제자들처럼 “당신들은 왜 단식하지 않느냐?”고 묻기에 앞서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먼저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원을 주시는 분이 바로 앞에 계신데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고 다른 곳에서 고신극기하면서 기다리고 있다면 그의 선택은 어리석은 선택입니다. 마치 지금 서울가는 버스가 동부터미널에서 출발하려고 하는데 유등천에서 추위에 떨면서 “버스가 곳 올꺼야!”라고 기다린다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유등천에서 버스가 출발합니다.”라고 말한다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1독서에서 이사야는 참된 단식의 의미에 대해서 말씀해 주고 계십니다.
“내가 기뻐하는 단식은 바로 이런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억울하게 묶인 이를 끌러 주고 멍에를 풀어 주는 것. 압제받는 이들을 석방하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네가 먹을 것을 굶주린 이에게 나눠 주는 것. 떠돌며 고생하는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고, 헐벗은 사람을 입혀 주며, 제 골육을 모르는 체하지 않는 것이다.”

이 말씀 이렇게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내가 기뻐하는 단식은 바로 이런 것이다. 억울하게 남을 모함하지 않는 것, 내 밑에 있는 사람이라하여 함부로 대하지 아니 하는 것. 금요일 날 금육이라하여 고기 안먹고 회먹는 행위를 안하는 것. 단식하여 모은 것을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내어줄 줄 아는 것. 구걸하는 사람들의 손을 외면하지 않고, 네게 도움을 청하는 주변 사람들의 청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며, 네 가족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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