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켓 2 음악회장에서 조기 영재교육은 곤란
음악회에 자주 다니다 보면 때때로 지극히 몰상식한 광경을 보게 된다. 기껏해야 국민학교 1, 2학년 정도밖에 안되어 보이는 어린애들을 데리고 들어와 콘서트를 망쳐놓는 것이다.
부모로서야 무슨 조기 영재교육이라는 명목으로 그러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어린아이들이 무엇을 알겠는가? 언젠가는 수준 높은 실내악 연주가 한창 진행중일 때 두 아이가 히히덕거리며 화장실로 뛰어나간 일까지 있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어머니로 보이는 중년여인이 아이들의 그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전혀 제지하려고도 않았다는 것이다.
순간 내 머릿속에는 ‘일등 문화국민이 되려면 아직 멀어도 한참 멀었다!’는 체념밖에 없었다. 어찌나 열을 받았던지 참다못해 입에 손가락을 대고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어린이들에게 보냈는데도 막무가내였다.
급기야 무대 위의 외국인 지휘자가 힐끗 뒤돌아보면서 언짢은 표정을 지었을 때는 얼굴이 화끈거려 나도 당장 퇴장하고 싶었다. 제발 어린아이들은 음악회장에 데리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단속을 단단히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했다.
유명한 바이올린 연주자인 메뉴힌이 이렇게 개탄한 일이 있다.
“세계 여러 나라를 수없이 돌며 연주 여행을 해보았는데, 연주회장이 제일 조용한 나라는 일본이고 가장 떠들썩한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메뉴힌 자신도 유태인이었다. 그는 아직 한번도 우리 나라에는 다녀가지 않았다. 그가 만약 온다면 우리 나라 청중들에게 어느 정도의 평점을 줄까?
덧붙여 말하고 싶은 것은, 여러 악장으로 된 곡을 연주할 때 한 악장이 끝나고 잠깐 쉬는 사이에 기침소리가 너무 많고 크다는 점이다. 정 참지 못하겠으면 입을 팔이나 손수건으로 가리고 기침소리를 작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고전음악 연주장에 가려면 그 정도의 에티켓은 지킬 줄 알아야 격에 맞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