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유럽 여러 나라의 노래
합창 양식의 민요를 풍부하게 가진 나라 러시아에서는 19세기 전반에 국민주의가 대두하면서 러시아적 내용을 지닌 예술 가곡의 양식이 확립되었다. 시초는 아마추어 작곡가인 아랴비에프. 그의 음악은 곧 러시아 국민음악의 비조 그린카에게 계승되었고 무소르그스키에 이르러 가곡으로서 빛을 발했다.
무소르그스키의 노래에는 유례 없는 독창성이 넘치며 작곡가의 강렬한 개성이 불타고 있다. 이런 면에서 그의 가곡은 국민악파 5인조 중의 보로딘이나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가곡을 단연 능가한다.
그와 같은 시대, 국민주의와는 다른 입장에 있으면서도 러시아 음악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안톤 루빈슈타인도 세상에 알려진 가곡을 여러 곡 썼다. 서구파였던 차이코프스키는 독특한 애수를 담은 아름다운 선율을 바탕으로 130곡이나 되는 가곡을 작곡했다. 그의 직계라고 할 수 있는 라흐마니노프의 가곡도 아름다운 서정성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근대적인 러시아 가곡은 스트라빈스키와 프로코피에프에 의해 예술성이 더욱 높아졌다. 프로코피에프는 망명지로부터 구소련에 귀국한 후로는 칸타타(교성곡)나 오라토리오(성담곡) 형식으로 큰 규모의 세속 성악곡 걸작을 남겼다. 쇼스타코비치를 위시한 구소련의 다른 작곡가들도 같은 계통의 작품을 다수 썼다. 특히 쇼스타코비치의 작품 중에는 가슴을 쥐어뜯는 처절한 내용을 표출한 것도 있다.
또 슬라브족 작곡가로서는 <신세계 교향곡>으로 유명한 체코 출신 드보르작의 가곡이 걸출하다. 그의 가곡은 독일 음악의 영향을 짙게 받았기에 원래 가사는 모국어로 붙여 있지만 독일어로 불리는 경우가 많고 그렇게 해도 인터네이션에 큰 무리가 없다. 그 때문에 드보르작의 가곡은 독일 리트 계열에 속한다고 보기도 한다. 그의 <가곡집 작품 55(집시의 노래)> 중 제4곡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는 소박하고 말할 수 없이 정겨운 감정을 불러일으켜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북유럽 작곡가로서는 노르웨이의 그리그를 빼놓을 수 없다. 가곡을 130곡 이상이나 쓴 일류 작곡가 그리그의 노래는 북구 특유의 차분하고 맑은 서정성이 특색이다. 드보르작의 곡처럼 그의 노래도 유럽에서는 독일어로 불리는 때가 많다. 극음악 <페르귄트>속의 <솔베이그의 노래>를 연상해 보라.
핀란드의 시벨리우스나 킬피넨도 괜찮은 가곡을 써 레퍼토리에 자주 오른다.
헝가리에서는 바르토크와 코다이가 마자르 민요를 기초로 해서 현대 음악적인 합창곡과 가곡을 작곡했다. 그들이 에디슨 발명 초기의 원통형 유성기를 들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촌로들에게서 사라져가는 헝가리 민요 수천 곡을 채집한 일도 음악사에 남을 공적이다. 그 민요들은 두 사람이 작곡한 가곡의 소재로 쓰였음은 물론이다. 그렇게 애써 만든 헝가리 민요집은 겨우 1천 5백부부가 팔리는 데 32년이란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수고d 많고 보답은 적은 예술적 노력의 경우를 여기서도 보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