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푸른 다뉴브

진짜로 아름답고 푸르나? J.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수많은 왈츠곡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이고 완성도과 높은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는, 단순한 춤곡이었던 왈츠를 듣기만 해도 좋은 예술적 위치로까지 끌어올리는 데 큰 몫을 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작곡가 41세 때의 작품이다.
당시 슈트라우스의 모국 오스트리아는 썩 유쾌한 처지에 있지 못했다. 신생국이었던 독일 연방의 주도권을 놓고 프러시아와 다투다가 배후에서 들이닥친 이탈리아군의 공격을 받고 샌드위치가 되어 완전히 패배, 독일 연방을 떠나 유럽의 고아가 되고 이탈이아에 베네치아를 할양하는 등 수모의 연속이었으니 국민들의 사기는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나라는 망해도 산하는 있다!’고 했던가. 슈트라우스는 무한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을 돌려 변함없이 도도히 흐르는 다뉴브 강, 거기에서 빈의 마음을 발견했다.

아름다운 여인이여, 세상의 괴로움을 딛고
기품과 젊음이 넘치는 그대와 만나리


다뉴브의 강가,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의 강가

이것은 칼 베크라는 오스트리아의 시인이 빈과 빈의 여인을 기리며 지은 시의 첫부분과 끝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그 시의 마지막 한 행을 곡명으로 한 왈츠곡이 다름아닌 명곡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이다. 이 곡은 애초에는 합창이 붙은 왈츠곡이었는데 슈트라우스는 성악, 특히 합창곡 작곡에는 익숙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가사 없이 먼저 작곡하고 후에 가사를 갖다 붙이는 변칙적인 방법을 택했다고 한다. 어쨌든 현재는 고나현악용만으로 편곡된 것이 더 듣기가 좋아 그 쪽이 통용되고 있다. 아무래도 왈츠란 음악은 악기만으로 ‘쿵, 짝짝 쿵 짝짝’해야지 섣불리 사람 소리가 끼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결론이다.
그건 그렇고 신나고 아름다운 이 곡에 시비를 거는 녀석이 또 나타났다. ‘다뉴브 강이 과연 아름답고 푸른 강이냐?’하고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주위의 경관 등을 참작해 ‘아름답고’는 참아주더라도 ‘푸른(Blue)’에는 문제가 있다는 얘기이다. 그리하여 그 녀석은 어느 해인가 1년 365일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다뉴브 강가에 나가 그 강의 물빛깔을 조사해 아래와 같은 통계표를 작성했다.

1년 간의 다뉴브 강의 물빛깔에 관한 고찰
255일 — 녹색(Green)
60일 — 회색(Grey)
40일 — 황색(Yellow)
10일 — 갈색(Brown)
이상 합계 365일이었고 푸른빛(Blue)을 보인 날은 본인이 관찰하는 한도에서는 단 하루도 없었음. 따라서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라는 왈츠의 곡명에는 문제가 있다고 사료됨.

그 녀석 할 일 어지간히 없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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