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도는 데서 얻은 힌트, 쇼팽의 <강아지 왈츠>
‘피아노의 시인’이라고 일컬어지는 쇼팽은 39세의 과히 길지 않은 생애에 15곡의 원무곡(왈츠)를 썼다. 그 중 열세 번째 곡이 일명 <강아지 왈츠>라고도 불리는 곡이며 작품 64의 1로 되어 있다.
당시 파리의 문화인들이 모이는 싸롱에서 여왕 못지 않은 존재였던 저명한 여류 소설가 조르주 상드와 쇼팽이 처음 만난 것은 1836년 겨울 어느 날이었다. 모국 폴란드에서 겪은 실연의 공허함과 폐결핵으로 고통 받는 섬세하고 허약한 여성적인 남성 소팽과 남장을 하고 엽연초를 피우며 사내 대장부와 맞먹는 남성적인 연상의 여인 조르주 상드와의 사이엔, 나쁘게 말하면 성도착, 좋게 말하면 모성애적인 사랑이 싹터 동거까지 하게 되고, 그런 생활은 용케도 9년이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계속되었다.
<강아지 왈츠>는 그 때 작곡된 곡이다. 그 때 상드는 자그마한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그 강아지는 이따금 자기 꼬리를 물려고 빙빙 도는 버릇이 있었다. 우리도 주위에서 강아지들의 이런 재롱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상드도 그것이 몹시 흥미로웠던지 쇼팽에게 강아지의 그 재롱을 음악으로 한번 표현해 달라고 부탁했다. 어머니 아니면 적어도 누님과도 같은 상드의 부탁이니만큼 쇼팽으로선 최고의 재치를 발휘해 만든 결과가 이 곡이었다.
음악은 눈부신 속도로 빙빙 돌다가 아차 하는 짧은 순간 끝나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곡에 대해서는 또 하나의 별칭이 있어, <순간의 왈츠>라고도 한다.
또 귀여운 동물의 이름이 붙은 왈츠곡이 한 곡 있다. 작품 34의 3으로 되어 있는 원무곡이다. 이름하여 <고양이 왈츠>, 멋모르고 피아노 건반 위에 뛰어오른 새끼고양이가 별안간 울리는 피아노 소리에 깜짝 놀라 우왕좌왕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그린 원무곡으로, 작품번호는 앞서의 <강아지 왈츠>보다 앞이다.
짐승 이름으로 곡명을 붙인 케이스는 이전에도 더러 있었다. 하이든의 교향곡 속에 ‘곰’, ‘암탉’ 등의 별칭이 붙은 것이 있다. 그것들은 후세 사람들이 붙였다고는 하나 어쨌든 애교 만점이고, 훨씬 거슬러 올라가면 바하, 헨델과도 동갑인 이탈리아의 도미니코 스칼라티의 곡 중에도 역시 고양이 이름이 붙은 것이 있다.
스칼라티는 24세 때 마침 로마메 와 있던, 같은 나이의 헨델과 로마 추기경 오토보니 앞에서 템발로 연주시합을 하여 승리를 헨델에게 양보햇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며, 근대 피아노의 시조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건반악기의 역사에 있어서는 무게가 있는 음악가이다. 그 역시 자그마한 새끼고양이를 기르고 있었다. 하루는 그 고양이가 클라비아(피아노의 전신) 건반 위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는데, 강아지를 데리고 온 제자가 장난기가 발동해 강아지를 살며시 자고 있는 고양이의 등 위에 올려 놓았다. 깜짝 놀라 잠이 깬 고양이는 등 위의 강아지를 흔들어 떨어뜨리고는 이겼다. 내가 이겼다!라는 듯이 건반 위에서 춤을 추었다. 그 때 마침 스칼라티가 들어와 그 광경을 보고 ‘바로 이거다!’하고 기뻐하며 즉석에서 작곡한 것이 <고양이 푸가>라고 일컬어지는 곡이다. 1738년에 출판되었으니 쇼팽의 ‘고양이’보다는 꼭 1백년 전의 일이다.
김미선: 몇년도에 만들어졌는지 궁금한데 알수 있을까요 ?? [06/20-1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