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회 에티켓 3

에티켓 3. 옷차림에도 관심을
음악회장에서의 옷차림도 꽤 까다로운 편이다. 특히 보수적이며 음악적 긍지가 대단한 오스트리아의 빈 같은 곳에서는 남녀 할 것 없이 옷에 신경을 상당히 쓰는 듯이 보였다.
국립극장에 가보니 남자들은 대개가 검정 싱글로 단정한 차림이엇고 여자들도 과히 화려하지 않은 야회복 차림이었다. 평복으로 들어가야 하는 여행객으로서는 복장에서부터 적지않은 컴플렉스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정도는 약과였다. 오페라의 제1막이 끝나고 인터미션 시간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길어 약40분 가량이나 되었다. 그 시간에 로비에서 삼삼오오 모여 담소하니 말하자면 사교의 장인 셈이었다. 거기서 가는 또 한번 큰 망신을 당했다.
숙녀들만 모여 있는 곳에 큼직한 재떨이가 있기에 무심코 담뱃재를 떠니 여자들이 서로 처다보며 야릇한 웃음을 참는 표정이었다. 이상하다 싶어 재떨이에 새겨진 글씨를 보니 ‘DAMEN”이라고 적혀 있지 않은가? 약간 주워들어 배운 독일어 지식이 있기에 그것이 ‘숙녀’를 뜻하는 말이라는 것쯤은 곧 알아차렸다.
저쪽 남자들만 모여 있는 곳의 재떨이에는 ‘HERREN’, 즉 ‘신사’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민망한 얼굴로 나는 허둥지둥 그쪽으로 달려갔다. 문화의 법도를 지키자면 재떨이까지도 가려야 하나 싶어 일순 한심한 생각마저 들었다.
외투 같은 겉옷은 물론 전부 클로크 룸(보관소)에 맡겨져 있다. 사실 털옷 따위를 음악회장에 입고 들어가는 것은 원래 금물로 되어 있다. 그런 옷은 소리를 빨아들이는 ‘흡음율’이 높기 때문이다. 뭇 밍크족 레이디들이여, 상식적으로 알아 두시라!
다행히도 빈과 같은 엄격한 풍습은 세계적으로 서서히 사라져가는 추세이다. 캐주얼로 들어가도 괜찮은 세상이 되어가고 있으니 옷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아도 무방하다. 다만 너무 야하다 싶은 옷은 아무래도 고전음악 연주장에서는 걸맞지 않는다는 점을 마음에 새겨둘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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