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의 개량 시대

악기의 개량 시대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전반에 걸친 고전주의 시대는 악기의 개량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기악이 성악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중요성을 갖게 됨으로써 모든 악기의 성능 향상이 요구되기에 이른 것이다.
목관악기의 키를 늘리거나 금관악기의 밸브를 달거나 하여 반음 취주가 쉬워지고 음색도 좋아졌다. 바이올린족 악기는 특히 활의 개량이 이루어져 그전까지는 궁사들의 활처럼 바깥쪽으로 휘었던 활의 나무를 반대로 안쪽으로 휘게하여 활의 장력을 훨씬 높였다. 그것을 고안해낸 사람은 프랑소아 투르트라는 프랑스인이었다. 그의 이름을 따서 현재도 쓰이는 그 활을 ‘투르트 패턴’이라고 한다.
활이 개선되면서 바이올린족 악기에서 활의 반발력을 이용한 스피카토 주법 등 중요한 테크닉이 개발되었다. 현악기는 더욱 다양해진 주법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독주인 경우 그러한 기법은 한층 더 돋보여 19세기의 전설적인 거장 파가니니 등은 거의 초인적인 솜씨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 어느 악기보다도 중요한 자리에 오르게 된 악기가 바로 피아노였다. 피아노는 해머로 줄을 쳐서 소리를 내는 원리이기 때문에 발명된 시기는 18세기 초엽이었지만 실용화해 널리 보급된 것은 18세기 후반부터였다. 그 동안 개량에 개량을 거듭한 것이다.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는 거의 3백 년 전 명장들의 제작품을 최고로 치는가 하면, 설에 따라서는 세월이 갈수록 명품으로 간주한다는 말도 있지만 피아노는 그렇지 않다. 구조상 복잡한 기계적인 메커니즘으로 인해 보통 기계류처럼 세월이 오래 가면 기능이 아무래도 손상되는 탓이다.
1780년경, 모차르트가 원숙기에 접어들었던 무렵부터 피아노는 유럽의 거의 모든 가정에 보급되면서 여태까지 대접받던 건반악기 쳄발로와 클라비코드를 완전히 쫓아냈다. 자녀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느라고 부모들이 극성이었던 것은 요즘 우리나라 형편과 비슷했던 모양이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모차르트가 작곡한 피아노 독주용 악곡, 가령 피아노 소나타 등의 걸작으로 꼽히는 상당수의 곡들이 실은 어느 가정의 자녀를 가르치기 위해 만들어진, 말하자면 아마추어용이었다는 점이다. 바이올린 소나타 중에도 원래는 그러한 목적으로 작곡된 곡들이 꽤 많다고 하니, 모차르트라는 사람은 작품이 프로용이건 아마추어용이건 가릴 것 없이 걸작을 만들어내는 재주를 가진 작곡가인가 보다.
1821년 프랑스의 피아노 메이커 에라르에 의해 ‘더블 에스케이프먼트’라는 장치가 발명되었다. 이 장치는 현재의 그랜드 피아노에도 모두 채용되고 있다.
악기 개량의 시기는 베토벤 후기와 겹쳐 그로 하여금 피아노 소나타 전 32곡 중에서도 특히 지고의 예술로 평가받는 후기의 피아노 독주용 작품들을 만들게 했다.
18세기 후반부터 자리를 굳힌 소나타 형식은 독주 기악곡에서도 맹위를 떨쳤고 오늘날에 이르도록 기악곡의 주요 형식으로 쓰여왔다. 독주용 소나타곡에서는 협주곡 스타일이 아닌 교향곡 스타일의 형식이 더 자주 사용되어, 제3악장에 미뉴에트나 스케르초가 끼여 모두 4개 악장으로 되어 있는 곡도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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