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황소의 뿔

어떤 민족에게나 해마다 풍작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들을 몇이나 낳고 곡물을 얼마나 거두어들일 수 있을까 하는
그 여부가 옛사람들로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였습니다.

고대 종교의 주된 목적은
희생, 공물, 기도 등을 제신에게 바침으로써
되도록 풍성한 수확과 다신을 얻는 일이었습니다.
그러한 종교행사를 풍요의식이라고도 합니다.

이스라엘과 같은 나라에 살던 가나안 사람들의 경우,
신전에 속한 창녀와의 성교(性交)도 그러한 풍요의식의 중요한 일부였습니다.
중동아시아에서는 축산농업이 경제의 토대를 이루었습니다.
가축 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동물은 소였던만큼
황소가 자연히 풍요의 상징이 되기도 하고
메소포타미아, 에집트, 가나안 등지에서는 황소의 우상을 숭배했습니다.

통일왕국이 남북으로 양분되자
남왕국 유다로부터 갈려 나간 북왕국 이스라엘 주민은
예루살렘 성전에는 가지 않고 그 대신 사마리아에 새로운 신전을 따로 세웠습니다.
그 사마라아 신전에 모신 신 또한 금으로 만든 황소였습니다.

이 황소로 말하면 실은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를 구상화 한 것이었으므로
본래 진정한 의미의 우상숭배는 아닌 터였습니다.
그러나 십계 중 둘째 계명은 모든 상(像)의 예배를 금하고 있었던만큼
예언자들은 사마리아 신전을 우상숭배의 거점으로 보아 맹렬히 비난했습니다.

황소의 숭배를 비난하는 한편
성서 안에는 그럼에도 황소의 뿔이 ‘
하느님의 힘의 상징’으로 곧잘 쓰이고 있습니다.

예컨대, 사무엘 하권 ”
나의 하느님, 나의 피난처”(22,3)라 하고 있습니다.

또 루가 복음에는
세례자 요한의 아버지 즈가리야의 예언에
“찬미하여라, 이스라엘의 주 하느님을! 당신의 백성을 찾아와 해방 시키셨으며,
우리를 구원하실 힘이 있는 구세주를 당신의 종 다윗의 가문에서 일으키셨다.

예로부터 거룩한 예언자들의 입을 빌려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1,68-70)라 하였고,시편에 보면
“하느님께서는 악인 뿔으 꺾으시고 의인의 뿔은 높이 들어올리신다”(75,10)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황소의 뿔에 기름을 담아 그 기름을 사제에게 붓는 의식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사제에게 하느님의 힘을 태워준다는 의미입니다.

예루살렘 성전 제단의 네 모서리에도 뿔이 달려 있었습니다
황소 자신에게도 뿔은 역시 소중한 무기입니다.
그 뿔로 소떼를 적으로부터 지키지 않으면 안됩니다.
황소의 뿔은 하느님의 힘, 우리들을 지켜주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
성서란
철학이나 신학의 서적이 아니므로
하느님의 세계를 우리들에게 계시해 주기 위하여 사상보다는 상징을 더 잘씁니다.
다만, 그 상징이 서로 다른 문화에 따라 때로는 알아 듣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가축농업이 경제의 바탕을 이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이 책자가 여러분이 성서를 읽는 데에 그런대로 도움이 된다면 다행이겠습니다.

이 글은 카테고리: 신약성경이야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