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무지개

평평한 땅 벨기에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제가 일본에 왔을 때
일본 산들의 아름다움에 압도되어 지칠 줄 모르고
날마다 창밖으로 산을 바라보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벨기에에 귀국할 때마다
평야에는 평야 나름으로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하나가 무지개입니다.

산이 없기 때문에 무지개 지평선에서 지평선까지 걸쳐 있어
그것은 참으로 하느님의 장관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을 만큼
찬란하고 거대한 활 모양을 이룹니다.
“무지개가 섰어, 어서 밖으로 나와 봐” 하고 부르시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남아 있습니다.

많은 민족들에게는 무지개에 관한 전설이 있습니다.
‘무지개’라는 우리말의 어원은 혹’물이 진다’라는 뜻에서 오지 않았나 합니다.
무지개를 뜻하는 독어’Regenbogen’이나
영어’rain-bow’는 ‘비(온 뒤의) 활’ 이라는 뜻입니다.
또, 불어’arc-en-ciel’은 ‘하는(에 있는) 활’ 이라는 말입니다.

아랍지방의 전설에 의하면
우박화살을 쏘는 날씨의 신이 하늘에 두고 간 활이 무지개가 되었다고 합니다.
더 좋은 풀이는
무지개가 하늘(신의 세계)과 땅(인간의 세계)사이에 걸려 있는 다리라는 것입니다.
다리로 말하자면 옛날에는 어느 나라에서든 커다란 다리는 반원형이었습니다.

성서에서는
인간의 죄에 지치신 하느님께서
의로운 사람 노아와 그 가족 말고는 온 인류를 홍수로 멸하신 다음
다시는 이런 일을 안하시겠다는 표시로 인간에게 보여주신 것이 무지개였습니다.

그래서 창세기에
“내가 구름 사이에 무지개를 둘 터이니,
이것이 나와 땅사이에 세워진 계약의 표가 될 것이다.
내가 구름으로 땅을 덮을 때,구름 사이에 무지개가 나타나면
나는 그것을 보고 하느님과 땅에 살고 있는 모든 동물 사이에
세워진 영원한 계약을 기억할 것이다”(9,13-16)하였습니다.
이때 하느님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잇는 다리가 놓여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영원한 화평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하여 무지개는
노아의 방주에서 날려보낸 비둘기와 더불어 ‘평화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요한 묵시록에는 “또 나는 힘센 다른 천사 하나가 하늘로 부터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구름에 싸여 있었고 그의 머리에는 무지개가 둘려 있었으며
얼굴은 태양과 같았고 발은 불기둥과 같았습니다”(10,1)라는 말이 나옵니다.

에제키엘이 포로들 속에 끼어 있다가 뵈온 하느님은
“사방으로 뻗는 그 불빛이 비 오는 날 구름에 나타나는 무지개처럼 보였다”(1.28)고 하였으니
하느님이 나타나시는 마당에는
그영광을 드러내 보이는 하느님의 표로서 무지개가 뜬다는 것을 알만합니다.

“나는 하늘에 문이 하나 열려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처음에 내가 들었던 음성,
곧 나에게 말씀하시던 나팔소리 같은 그 음성이
나에게’이리로 올라오너라 이후에 반드시 일어날 일들을 보여주겠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곧 나는 성려의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보니 하늘에는 한옥좌가 있고 그 옥좌에는 어떤분이 한분 앉아 계셨습니다.
그분의 모습은 벽옥과 홍옥 같았으며
그 옥좌 둘레에는 비취와 같은 무지개가 걸려 있었습니다.”
이것은 요한 묵시록 4장 1-3절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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