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말씀과 행적, 초대교회 사도들의 말씀과 행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신약성서 저자들도 구약성서 저자들처럼 모두가 다 목격 증인들은 아니다. 따라서 그들이 남긴 기록 전부를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나 사도 시대 초기의 교회상에 관한 정확한 사실 기록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물론 구약에 비해 신약은 상대적으로 목격 증언을 더 많이 담고 있다. 후대의 복음 저자들 자신이 입수한 예수님의 행적담과 어록에는 분명 목격 증언이 다분히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고, 더구나 바오로 사도의 친저 서간은 의심할 여지 없이 초대교회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증언들을 놓고도 그 목적이 결코 역사적 사실의 전달에 있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는 거의한 세기 가까이 성서 학자들은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말씀 가운데 그분의 입술에까지 소급될 수 있는 말씀과, 그분의 입술을 빌려 전하고자 했던 초대교회나 복음 저자들의 말을 구분하는 데 치중하였다. 그 결과 예수님의 원 메시지와, 초대교회나 복음서 저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자기 시대의 독자들에게 적용하면서 덧붙인 메시지를 밝혀내는 일에 어느 정도 결실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이 작업이 지나치게 세분화되면서 성서학계는 ‘역사의 예수’ 와 ‘신앙의그리스도’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강요받게 된다. 어떤 이들은 나자렛 예수님의 실제 말씀과 행동만이 그리스도교의 근본인양 주장하고 어떤 이들은 초대교회의 신앙고백 안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적만을 참된 믿음의 기초로 여겼다. 우리가 전해 받은 신앙의 유산은 어느 쪽일까? 우리가 참 하느님이요 참 사람으로 고백하는 분은 2천여년 전 팔레스티나에서 인류와 세상의 구원을 위해 일생을 바치신 뒤 부활하시어 제자들과 추종자들의 믿음 공동체 안에 살아 계신 ‘예수 그리스도’ 이시다.


신약성서의 말씀과 행적 안에서 우리는  ‘역사의 예수’ 와 ‘신앙의 그리스도’를 갈라놓을 수 없다.


그 안에는 예수님의 실제 말씀과 그 말씀을 구체적 삶으로 옮긴 초대교회의 믿음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복음서 저자들이 구전으로든 문서로든 예수님의 기적 이야기들을 전해 받았을 때, 그들은 이 기적들이 실제로 일어났는가 일어나지 않았는가를 따져 묻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이 기적들을 자신들의 부활 신앙에 포함시켜 받아들였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기적의 사실성이 아니라 기적이 품고 있는 진실한 의미였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바탕을 둔 자신들의 믿음에 이 기적은 무슨 의미로 다가오는가? 그리고 이 의미를 동시대의 다른 신앙인들에게 어떻게 전해줄 것인가? 이것이야말로 기적 전승을 대하는 복음서 저자들의 관심사였다. 우리는 이들의 관심사를 기적 이야기뿐 아니라 예수님의 탄생설화, 수난사화, 부활사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신약성서를 대하면서 2천여년 전 팔레스티나 땅이라는 시간과 공간에 갇혀버린 실제 사건을 추적하는 자세가 아니라, 나와 인류의 삶에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다가오는 구원 사건의 진실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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