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티나의 지정학적 위치
북쪽의 메소포타미아와 남쪽의 이집트 사이에 자리 잡고 지중해를 통하여 유럽과도 교류할 수 있었던 팔레스티나는 상업과 무역이 활발하였던 지역이다. 이 지역의 주민들은 이웃 나라들과의 교역 덕분에 경제․문화적 혜택을 많이 입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팔레스티나의 주민들은 큰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팔레스티나는 그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고대 근동의 제국들이 벌이는 주요 세력 다툼에 휘말렸다. 별다른 명분이나 이익도 없는 전쟁을 치르는 데 소모하는 인력과 경비, 살아남기 위해 어느 쪽에 가담해야 할지 결정할 때 늘 생기는 갈들과 파당, 전투에서의 쓰라린 패배, 모든 것을 잃고 난 다음에 얻게 되는 교훈 따위는 이 지역에서 나온 문헌, 특히 성서 곳곳에 담겨 있다. 팔레스티나에 남아 있는 수많은 건축의 흔적이나 기념비들은 토착민들의 것이 아니라 거의 다 히타이트인, 아시리아인, 이집트인, 바빌로니아인, 페르시아인, 그리스인, 그리고 로마인 등 정복자들의 손길과 언어를 반영한다.
이처럼 교역의 중심지인 팔레스티나는 고대 근동의 강대국들이 서로를 침략하기 위해 지나가야 하는 길목 구실도 하였기 때문에 한시도 평온한 세월이 없었다. 이 지역 주민들이 얼마나 평화를 갈망하였으면 평소 그들의 인사말이 평화를 뜻하는 ‘샬롬’이라는 말이겠는가! 샬롬은 전쟁에서 완전히 해방되어 물질과 정신과 마음의 안정을 누리는 상태를 말하였다. 나중에 샬롬은 하느님과 인간 사이, 인간과 인간 사이에 맺는 일치와 조화의 관계, 그리고 하느님만이 주실수 있는 촤종 구원으로 그 뜻이 발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