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현양의 이해

Ⅱ. 예수 그리스도의 현양
1. 현양의 이해
예수 그리스도는 ‘죽었다가 부활한 첫 사람’(1고린15,20)이 되심으로서 인류 역사상 새로운 장을 열어 놓았다. 즉, 예수 그리스도는 죽었다가 부활하심으로서 구약에서 내려오던 하느님의 계시를 온전히 드러내며, 계시의 정점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예수 부활의 역사성 및 육체성, 영광을 입은 상태에 대한 심도 깊은 신학적 이해를 성서는 ‘높이다’, ‘현양(顯揚)’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G. Bertram, Art. ὕψος u.s., in: ThW Ⅷ, 600-619; 동저, Art. Erhöhung, in: RAC Ⅵ, 22-43; E. Schweizer, Erniedrigung und Erhöhung bei Jesus und seinen Nachfolgern, Zürich 21962; F. Hahn, Hoheitstitel, 특히 112-132, 189-193, 251-268, 290-292, 384-350 및 그 밖의 다른 곳도 참조. W. Kasper, 앞의 책, 260면 재인용; 신약성서 요한3,14; 8,28; 12,32; 필립2,9; 1디모3,16; 히브12,2; 2베드1,11; 묵시5,6 등 참조.

초대교회의 전례용 찬가에 부활한 그리스도를 찬양했다는 사실이 있다. 문세화, 앞의 글, 5면 참조.
필립비서 2장 6-11절에 전해진 바오로 이전의 그리스도 찬가에서의 전례용 양식은 예수의 죽음에 대한 언급과 뒤이어 하느님께서 예수를 현양하셨다는 전형적인 현양 표현 양식을 볼 수 있다. 위의 글, 같은 면; W. Kasper, 앞의 책, 260면 참조.
따라서 필립비서 2장 6-11절에 삽입된 전례용 찬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초대 교회에 사용된 예수 현양에 대한 의미를 살펴보겠다.

“6그분은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노획물인 양 (중히) 여기지 않으시고,
7도리어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셨으니
사람들과 비슷하게 되시어
여느 사람 모양으로 드러나셨도다.
8자신을 낮추시어,
죽음, 곧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도다.
9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지극히 높이시어
어느 이름보다도 빼어난 이름을 그분에게 내리셨도다.
10그리하여 예수의 이름 앞에
천상 지상 지하계 모두가 무릎을 꿇고,
11모두 입을 모아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고백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도다.”(필립2,6-11)

먼저, 처음 세 절(필립2,6.7.8)은 하강(下降)의 신비를 묘사하고, 후반부 세 절(필립2,9.10.11)은 현양(顯揚)의 신비를 서술하고 있다. 문세화, 앞의 글, 같은 면 참조.
또한 전반부에서 특히 2장 6절은 그리스도께서 영원으로부터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다는 선재(先在)사상을 담고 있다. 전․후반부를 통해 주의 깊게 볼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순종하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그분에게 ‘최고의 현양’(ὑπερυψούν)을 베푸셨다는 것이다. 대조적 양식을 갖춘 이상의 귀절은 “엄밀히 말해서 ‘기상’(ἐϒείρειν, ἀνστὰναι)의 개념 즉, ‘죽은 이들 가운데서 살아나셨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이색적인 방법으로 예수의 새 생명과 신성(神性)을 내포하는 부활의 신비를 더욱 정확하게 묘사했다” P. Guilbert, Ⅰ1 Ressuscita le Troisiéme Jour, Le Centurion, 1975, pp.41-43. 위의 글, 5-6면 재인용.
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현양의 표현으로, “디모데오 전서 3장 16절에 기록된 최초 찬가는 이상하게도 죽음과 죽음에서의 기사에 대한 언급 없이, 다시 말해서 사실의 순서와 관계없이 현양의 의미를 밝히는 신학적 개요와 같다. 땅과 하늘 양극 사이에 이루어진 이 현양이 영광 속에서 완성된다. 마지막 문구(文句)에 따라 영광 속에 들어올림을 받으셨다는 표현 (ἀνελὴμΦθη εν δὸζῃ)은 전형적인 양식인 것 같다.” 위의 글, 6면.
이러한 부활을 현양이라고 표현한 전례용 찬가의 양식은 위 두 곳 외에도 신약성서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루가24,26; 에페4,8; 히브12,2; 2베드1,11; 묵시5,6 등). 또한 현양이 부활의 직접적 결과로, 그리고 부활과 함께 주어져 있는 곳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로마1,3; 사도5,30ff; 1데살11,10; 에페1,20ff; 1베드1,21; 3,22 등 참조.

예수께서 부활하셨다는 표현과 달리 현양의 표현이 예수에 관해 어떤 다른 강조점을 두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성서를 통해 이 물음에 조심스럽게 해답을 찾아보도록 하겠다. 에페소서 4장 7-10절의 경우 바오로는 예수께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셨다’는 것을 말함과 동시에 ‘내려오셨다’는 하강 개념이 나타난다. 문세화, 앞의 글, 같은 면 참조.
여기서 예수의 현양은 ‘상승(上昇)-ἀναβας(4,8), ἀνεβη(4,9)-’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에 대조를 이루는 하강 개념은 강생의 의미가 아니라 ‘땅의 낮은 (데)로-εἰς τὰ κατὼτερα [μὲρη] τής ϒής-’라는 말로써 죽음의 세계(Sheol)와 부합시킨 표현인 듯 하다. 이와 같은 사상은 로마서 10장 5-8절에서도 나타난다. 결국, 바오로는 죽음을 상징하는 비하(卑下) 개념과 대조를 이루는 ‘올라가다’라는 상승 개념을 통해 ‘다시 살아났다’는 표현을 이용하지 않으면서도 부활의 작용자보다 예수의 주권에 더 역점을 둔 표현들을 사용하고 있다. 위의 글, 같은 면 참조.
즉, 예수 부활 신비를 현양 사상을 통해 우주의 모든 통치권을 가진 예수의 권능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활의 사실은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의 권능이며 부활을 믿음은 그 분의 통치를 신뢰하는 것임을 현양 사상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이보다 좀 더 분명한 현양 사상은 사도행전 2-3장에서 잘 드러난다. 2장 33절과 5장 31절에서 예수께서 ‘하느님의 오른손에 의하여 높임을 받으셨다’는 이색적인 표현을 볼 수 있다. 사도2,33의 [τῇ δεξιᾷ οὖν τού θεού ὑψωθεὶς]의 δεξιὰ는 δεξιὸς(오른편, 오른손)의 여격, 단수, 여성형으로 사용되고, ὑψωθεις는 ὑψὸω(높이다, 들어올리다)의 주격, 단수, 남성, 분사, 단순과거, 수동형으로 사용되므로 δεξιὰ의 번역을 ‘오른편’으로도 해석 가능하지만, ‘오른손’이라는 하느님 권능의 직접적 의미를 나타내는 뜻이 더 강하게 보인다. 실제로 공동번역 성서에서는 ‘오른편에’라는 번역을 사용하면서 공간적 성격이 드러난다. 그리고 200주년 성서에서는 ‘오른편으로 높이 올려져’라고 번역되어 있어 그 표현 자체가 수단이나 방법적인 것을 말하려는 것보다 공간적인 것으로 표현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희랍어 원문의 분석으로 본다면 이 구절에서 의미하는 것은 ‘하느님의 오른손(오른편)에 의해 높임을 받으셨다’는 번역으로 이해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사도5,31 또한 마찬가지이다. J. B. Brunon, et al., “오른쪽,”『성서신학사전』(광주: 광주가톨릭대학전망편집부, 1984), 434-435면 참조.
여기서 다른 구절과 달리 ‘하느님의 손’에 의해 ‘높임을 받으셨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즉, “사도 행전 작가는 시편 110장 1절에 나오는 〈장소〉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시편 118장 16절에 따라 높임을 이룩하신 하느님의 능력에 중점을 두었다.” T.O.D. Les Actes des Apotres, 2, 33. p.367. 문세화, 앞의 글, 6-7면 재인용.
(밑줄: 필자) 또한 특히 사도 행전 3장 13절의 δοξὰξω(높이다, 영광스럽게 하다)와 2장 33절과 5장 31절의 ὑψὸω(높이다, 들어올리다)와 같은 동사들은 역시 ‘현양’을 정확히 묘사하고 있는 단어라고 하겠다. 위의 글, 7면 참조.

이러한 현양을 이해함에 있어 성서에 이를 보다 더 구체적이고 가시적으로 표현된 ‘예수 승천’에 관한 대목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전통적 표현에 따르면, 인류 구원을 위한 예수의 일련의 행업들, 즉 예수의 죽음, 부활, 승천, 성령 강림은 신앙의 핵심이며 기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예수의 승천에 관한 이해는 현대인들의 올바른 신앙의 선도(善導)를 고려할 때 반드시 고찰되어져야 할 기본 교리라고 본다. ‘예수께서 하늘로 올라가셨다’, ‘제자들은 하늘로 올라가시는 예수를 바라보고만 있었다’는 표현은 마치 하나의 신화적 표현으로도 보여진다. 그러므로 신약성서의 예수 승천 대목과 현양 사상과의 관계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예수 승천의 의미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한 시도가 마땅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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