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의 나눔

 

밥의 나눔

어느 본당의 날 행사에 본당 신부님께서는 흥미로운 제안을 하셨습니다.



“이번 본당의 날 행사에서는 음식 나누기를 하겠습니다. 그런데 내가 먹을 음식을 해 오는 것이 아니라 형제자매들이 먹을 음식을 해 오는 것입니다. 음식을 준비하셔서 교육관 주방에 가져다 놓으시기 바랍니다. 형제자매님들이 마음이 없으면 본당의 날 행사 때, 서로 웃으며 손가락만 빨고 집에 갑시다. 하지만 너무 많이 가져오시면 소화제는 제가 준비를 하겠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하셨지만 내심 걱정이 되었습니다. 어느 잔칫집에 서로 술을 가져오기로 했는데 나 하나쯤이야 하면서 물을 가져와, 결국 항아리에는 술은 하나도 없고, 물만 있었다는 옛날이야기가 본당에서 재현될까봐 걱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신부님께서는 떡을 한 가마니를 해서 아침에 배달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걱정을 한 사람은 신부님뿐만 아니라 사목회장님도 걱정을 했습니다. 사목회장님은 조용히 주방 냉장고에 술을 가득 채워놓았습니다. 그리고 성모회장은 남들이 보지 않도록 조용히 김치를 해서 가져다 놓았습니다. 사목회 총무는 돼지 한 마리와 구울 수 있는 장비를 준비해 놓았습니다. 이렇게 걱정이 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조용히 성당 주방에는 음식이 쌓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자들도 걱정을 했습니다. “혹시 아무도 안 가지고 오면 어떻게 하지? ······ 옆집 할머니는 혼자 사시는데 음식을 준비할 수 있을까?” 이렇게 걱정을 한 신자들은 서로 음식을 장만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자들은 한 보따리씩 들고 미사에 참례했습니다. 미사 후 식사시간, 주방에는 온통 먹을 것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함께 음식을 나누며 신자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부님! 여기가 천국인가봐요~”



그렇게 신자들은 천국의 시민으로서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음식을 실컷 먹고도 엄청난 양이 남았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음식을 깨끗하게 남길 수 있도록 하셨고, 행사 후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이 이렇게 남았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사랑입니다. 이 사랑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했으면 합니다. 구역별로 원하는 만큼 음식을 가져다가 주변의 형제자매들에게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음식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신자들은 구역별로 방문할 집을 정하고, 음식을 정갈하게 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신자들의 사랑은 주변 사람들에게 퍼져 나갔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저녁기도를 바치시며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의 은총으로 음식을 나눌 수가 있었습니다. 제 마음대로 계획을 세웠는데, 그 계획을 주님께서 이끌어 주셔서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용서를 청합니다. 신자들을 믿지 못하고 제가 음식을 준비해서 정말 잘못했습니다. 신자들을 믿고, 신자들과 나누기 위해서 음식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인간적인 생각만 했습니다. 저의 잘못을 용서해 주시고, 제가 온전히 주님께 의탁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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