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삶을 살아가는 대림시기
대림(待臨)시기는 아기 예수님의 성탄축일을 준비하고 종말에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깨어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대림시기는 보속보다는 기쁨을 강조하는 시기입니다. 왜냐하면 한 생을 성실하게 신앙생활을 해 왔고,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고 있으니 주님께서 오심은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이 시기는 축제기간인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법은 사순절과 달리 대림절 동안은 단식과 금육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례력은 대림 첫 주일부터 12월 24일까지를 포함하는 4주간을 대림절로 정하고 있습니다. 태양력에 의해 예수님의 성탄 대축일인 12월 25일이 무슨 요일이 되느냐에 따라 대림절은 가장 빠르면 11월 27일부터, 가장 늦으면 12월 3일부터 시작됩니다.
대림시기는 깨어 있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루카21,34)라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그날은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들이닥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자녀들은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해야 합니다.
자신의 현세 생활을 즐기는 데에만 흥미가 있는 사람은 그날을 생각할 시간도 없고, 마음도 없습니다. 그러나 신앙인들의 삶은 그렇지 않습니다. 언제나 단정한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바오로 사도가 다음과 같이 권면하는 것처럼 살아갑니다. “밤이 거의 새어 낮이 가까웠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진탕 먹고 마시며 취하거나 음행과 방종에 빠지거나 분쟁과 시기를 일삼거나 하지 말고 언제나 대낮으로 생각하고 단정하게 살아갑시다.”(로마서 13,12-13)
“덫처럼 갑자기 덮친다.”는 말씀은 언제나 긴장감을 줍니다. 그러나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갑자기 나타난다 할지라도 당황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준비하고 있다 할지라도, 깨어 있다할지라도 부족한 인간이기에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자비를 청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이들에게도 자비를 베푸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비를 베풀며 살아갈 때, 주님께서도 나에게 자비를 베푸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나를 의로운 이로 심판받지 못하도록 하는 덫”은 무엇이 있을까요? “나를 하느님 나라로 가지 못하게 하는 덫. 내가 신앙인임을 잊게 만들고, 신앙생활을 못하게 만드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나는 그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그 덫을 조심해야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에 합당한 사람들을 거를 수 있는 그물을 가지고 나를 들어 올렸을 때, 그 그물에 걸려들어 하느님 나라로 불려 올려 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그물에 걸리지 못하면, 규격미달이라면 그냥 빠져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나를 붙잡는 덫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기도하지 않는 것,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말로만 사랑하고 말로만 봉사하는 것, 용서하지 않고 화해하려 하지 않는 것,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것, 세상살이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신앙생활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덫이 되어 나를 멸망으로 끌어들인다는 것을 명심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