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의의 원본과 의미와 기능

 제 5 절 제의의 ‘원본’적 의미와 기능 




* 우리 나라 지방(중이남지방) 제의현장 관찰사례에서 나타난 공통점


① 제의 장소에 대한 금기가 있다.


 # 의미


ⓐ 제의를 하는 신성공간에 대한 공간적 의미의 규제로 이해한다1).


ⓑ 공간적 의미의 규제, 즉 황토를 펴고2) 금줄을 쳐서3) 일상적인 민간의 출입이 금지되는 것은, 그 제의 공간이 일상적이 공간과는 다른 별개의 공간임을 의미하는데, 일상적인 공간은 인간이 사는 세상인 우주공간이며, 또한 제의공간은 인간의 출입이 금지되는 공간이며 인간이 갈 수 없는 우주 밖의 공간이어서 우주공간과 단절된 공간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우주 밖의 공간이라면 우주의 공간질서가 생겨나기 전의 무공간 상태인 혼란, 즉 ‘카오스’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제관으로 선출된 이도 이 제의공간안에 들어갈 수 있는 이차적인 금기를 지켜야 하는데, 제의공간 주위에 황토를 펴고 금줄을 치는 것은 일차적 금기로서 먼저 제의공간을 일상적인 우주공간으로부터 격리시켜 ‘카오스’로 환원시키고, 다음에 이러한 제의공간이 ‘카오스’로 환원되면 제관이라도 일상적인 현실의 우주공간 안에 살고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곧바로 그 ‘카오스’의 상황인 제의공간 안에 들어갈 수 없게 된다. 이로 인해서, 이차적 금기로써 제의 보름전부터 근신․부동침․육류 및 어류 금식히며 제의 하루 전날 밤에는 부군당 경내에서 잠을 자고 대동우물로 목욕제계하여 우주공간에 있는 모든 것을 깨끗이 씻어 ‘카오스’상태로 들어갈 준비를 한다.


ⓓ 이 금기와 목욕제계는 그동안의 일상적인 현실로부터 격리되는 과정으로 현실의 격리는 현실에서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 되고, 화주들은 이와 같은 현실의 상징적 죽음의 과정을 거켜야 ‘카오스’를 의미하는 제의공간으로 틀어갈 수 있게 됨을 알 수 있다.


ⓔ 동민들도 똑같이 보름전부터 근신하는데, 이는 금기의 광속적인 의미로 볼 수 있다.


ⓕ 이같은 제관의 금기, 근신, 목욕제계는 전국 어디에서나 필수임 ; 단지 그 금기기간이 틀린다.


ⓖ 부정굿부터 시작하여 제의공간을 정화하는 의식이 따른다. 


ⓗ 여기서, 물과 고추, 그리고 재와 숯을 사용하는 것은, 물은 씻어 없애거나 홍수로 세상을 파괴해 없애는 상징적 의미가 있으며, 여기에 재나 숯을 푸는 것은 물의 상징성에 불의 소거 의미까지 복합되고, 여기에 고추를 띄우는 것은 매운 물로 소거해 없애는 의미가 있다.


ⓘ 부정굿이 끝나면 이 물을 들고 무당의 제의공간 주위를 한 바퀴 돌며 골고루 뿌리고 나서 소지(燒紙)를 올리며, 여기에 부정굿에 따르는 물과 불은 단순정화가 아니라 일상적인 현실 공간의 것을 모두 물과 불로 없애어 완전히 현실 공간을 단절시키는 의미로 풀이된다. 


② 제의를 밤에 하거나, 제의의 중요한 과정은 밤에 한다.


# 의미


ⓐ 일상적으로 인간이 활동하는 낮의 시간이 끝난 시간, 그래서 인간의 활동시간밖에 있는 시간인 ‘카오스’의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라 여긴다.  


ⓑ 밤은 어둠 그대로 공간질서가 식별될 수 없는 ‘카오스’의 상황이기도 하여 밤이 우주공간 질서가 생겨나기 이전의 ‘카오스’를 상징하는 시간적 의미가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③ 제의에는 신께 일정한 제물(물과 불을 포함한 제물)과 희생제물을 바치고서 소망을 기원하는데, 일상적인 현실의 우주공간을 소거해서 ‘카오스’의 상황으로 환원되어 가는 과정을 강조하는 상징적 의미임을 알 수 있다.


# 의미


ⓐ 제물로 메․편․주․과․채․포․탕․어․육 등을 바치고, 희생제물로 소나 돼지를 잡아 바치는데 대개 그 머리를 바친다.


     ⓑ 제의에 물4)과 술이 함께 필수적인 제물로 오른다.


ⓒ 그리고, 목을 자른 동물의 머리는 살생을 의미한다5).


④ 제의를 특수 직능자인 무당이 집행하며, 제의가 일정한 가무로 진행된다.


# 의미


ⓐ 강신무인 경우, 성무 초기의 강신 신병 체험에서 현실의 상징적 죽음(신병)을 통해 ‘카오스’(신이 있는 곳이란 해석이 가능함)를 체험한 다음 다시 현실계로 순환하여 나온다. 


ⓑ 회무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오른 손이나 오른쪽의 현실이 아니고 이 일상적인 것과 다른 반대의 왼쪽인 비일상적인 쪽-코스모스-의 반대 쪽인 ‘카오스’로 들어가는 상징적 동작으로 보인다.


⑤ 제의가 끝난 후에 파제(罷<깨뜨릴 파>祭)의 형식으로 추가되는 제의가 있다.


# 의미


ⓐ 일정기간 안에 추가되는 간결한 제의는, ‘카오스’의 상황 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코스모스’로 되돌아 나오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6).


* 왜 제의가 ‘카오스’의 상황으로 돌아가 이루어지는가 ?


# 존재를 ‘카오스’쪽에서 보아 존재가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 ‘코스모스’에서 다시 ‘카오스’로 환원되어 가는 순환체계 속에서 존재가 영원히 지속된다고 믿는 입체적 존재사고가 arche-pattern으로 이어졌는데, 이것이 무속의 ‘원본’이다. 그런데, 이러한 무속의 제의는 이와 같은 ‘원본’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이 제의냐는 질문에 대해, 이와 같은 입체적 존재사고인 ‘원본’이 행동으로 표현되어 실천화되는 것이 제의라고 할 수 있다. 요약하면, ‘코스모스’에서 결핍된 공간존재(유형존재)를 그 근원인 ‘카오스’로 가서 순환시켜 다시 획득하려는 행동적 현상이 제의라고 할 수 있다7).


* 무속의 목적은 인간존재의 영구지속8)이라고 한다.


#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 존재근원인 ‘카오스’로 돌아가는 의미로써의 제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 제의의 의미는 존재의 획득 지속을 위해 그 존재 근원인 ‘카오스’로 돌아가 불가기적 영원존재인 ‘카오스’부터 가시적 공간존재(‘코스모스’의 유형존재)로 환원시키려는 그 존재의 순환적 지속원리(‘원본’에 의한)이며, 이는 존재를 ‘카오스’에서 보아 존재가 ‘카오스’와 ‘코스모스’의 환원관계 속에서 영속된다는 입체적 존재사고인 arche-pattern에 의한 것이라 앞에서도 언급하였다.  


* 제의의 기능은 이와 같은 arche-pattern의 원리를 행동으로 직접 실천하여 존재를 획득 지속시켜 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정리하자면, 공간과 시간의 제약 속에 있는 ‘코스모스’의 순간존재는 영속성이 없어서 영속성을 존재의 절대가치로 보는 무속에서는 의미가 없고, 그래서 무의미한 ‘코스모스’는 속된 것이라 보며, 이와 반대로 ‘코스모스’의 공간과 시간을 초월한 ‘카오스’적 존재(神)는 영원존재로 영속성이 있어서 존재의 절대가치의 의미를 갖는 존재가 되어 신성시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신성의 기준은 존재의 영속성에 있고, 영원존재만이 절대적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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