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慧能과 神秀
5조 弘忍에 이어 6조에 이르러 중국 선종을 확립시킨 南北兩宗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南頓北漸, 南能北秀’라고 하듯이, 남종의 혜능과 북종의 신수는 ‘깨침과 닦음’에 있어서 頓과 漸이라는 대별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돈점(頓漸)의 문제는 진리를 직시케 해 주는 것은 아니되, 구도자의 구체적인 실천수행과 연관되는 실존적인 문제34>이며, 역사적으로는 종파를 가름짓고 한 종단의 정통과 이단을 판가름하는 기준35>이었다. 또한 頓漸의 입장이 본격화 되었던 6세기 이래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깨우치고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의 문제는 깨침과 수행에 있어서 頓과 漸이라는 다양한 방식을 제시하면서 논쟁화되고 있다. 이러한 頓漸 논의들은 단순히 이론적 인식과 실천적 수행의 문제가 아니라 안심과 보살행이라 표현될 수 있는 바,36> 頓漸論의 본격적 출발이라 할 수 있는 혜능과 신수의 사상을 살펴봄으로써 그 철학적 바탕과 의미를 찾아보면서 그것이 지니는 현재적 의미를 살펴보아야 하겠다.
혜능과 신수의 사상은 일단 그들의 偈頌에 집약적으로 드러나 있다. 5조 弘忍이 의발의 계승자를 뽑는 데, 신수는 다음과 같이 偈頌을 지었다.
身是菩提樹, 心如明鏡臺 몸은 보리수요, 마음은 밝은 거울과 같나니
朝朝勤拂拭, 莫使惹塵埃 밤낮으로 갈고 닦아 세속에 물들지 말게 할지니라.37>
여기에서 신수는 선정의 수행을 꾸준히 계속하여 자신을 정화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자신의 게송을 통하여 인도 불교 고유의 <戒 – 定 – 慧>의 삼단계 수행방식을 온전히 농축시켜 표현하였다.38>
이에 대해 혜능은 戒와 定을 뛰어넘은 도약으로 慧를 말하고 있다.
菩提本無樹, 明鏡亦非臺 보리(菩提)는 본래 나무가 아니고 명경 또한 대가 아
니다.
本來無一物, 何處惹塵埃 본래 아무 것도 없는 데 어디서 티끌이 생겨날까?39>
이렇게 신수는 거울의 본래의 청정성을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확인하려 한 반면, 혜능은 본래의 청정성을 ‘단박 깨달음’으로 아는 것이며 그것은 선악과 變, 不變을 초월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