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救援觀
1) 天地公事
증산교의 핵심은 천지공사에 있다. 천지공사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증산교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이다. 그러나 大巡典經을 집필했던 이 상호가 序文에서 천지공사에 대한 자료가 불충분하고 그 뜻 역시 분명치 못한 것이 많다고 밝히는 바와 같이 그 내용을 확실히 파악하기란 대단히 힘들다. 또 많은 경우 천지공사의 주요 내용이 일반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기행(奇行)들로 이루어져 있어 이해를 더욱 곤란하게 만든다.
(1) 天地公事의 의미
천지공사에서 天地는 단순한 물리적 실재의 의미를 넘어서 인간이 죽어서 가는 지하 명부세계와 일체의 천상 신명계를 아울러 포함한다. 公事는 동양전래의 治世用語인데, 조선왕조의 관아에서 관장이 공무를 처결하기 위해 수하관원을 모아 회의를 열 때 흔히 공사를 본다고 하였다.증산은 자신의 행위가 모든 사람을 위한 공적인 업무임을 드러내고자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천지공사는 천(天)․지(地)․인(人) 삼계(三界)를 주재하는 절대신(絶對神)인 증산이 이 세상에 내려와 자신의 권능으로써 그릇된 相剋理致의 지배를 받아서 혼란에 빠진 선천의 세계를 뜯어 고쳐 후천 선경세계를 건설하여 사람과 신명으로 하여금 안락을 누리게 한 일을 지칭한다. 다시말해 천지공사는 선천시대의 불합리한 운행질서, 이법(理法) 등을 타파하고 후천선경(後天仙境)을 열 수 있는 새로운 질서와 법을 제정한 것을 의미한다.
(2) 천지공사의 전개과정
천지공사의 이유와 방법을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혼란에 빠진 이 시대는 末世이다. 말세 이전의 세계는 선천이며, 말세 이후의 미래 5만년의 세계는 후천이다. 이 시대가 말세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선천이 상극의 이치가 지배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즉 선천은 상극지리가 인간사물을 맡았기에 모든 人事가 道義에 어그러져서 寃恨이 맺히고 쌓여 三界에 넘치게 되어 살기가 터져 나와 세상의 모든 참혹한 재앙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상극의 이치란 대립과 경쟁을 통하여 생존이 유지되는 이치를 말한다. 경쟁에 진 패배자는 승자와의 공존이 허용되지 않는 냉혹한 투쟁의 원리 아래에 있기 때문에 인간사회의 모든 관계가 有形無形의 대립관계로 얽혀져 혼란복멸(混亂覆滅)에 빠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지상의 혼란은 神界의 혼란에 起因한다. 따라서 지상의 혼란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신계의 혼란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 방법은 천지안의 모든 신명들에게 각기 위계와 임무를 다시 정하여 주어 신계의 새로운 정부조직, 곧 조화정부를 세우는 것이다. 증산교에 의하면 조화정부란 천지안의 모든 신명들에게 새로운 위계와 부서를 정하여 각기 일을 주장(主掌)하게 한 다음에, 신명들과 온 인류의 뜻을 대변하는 종도들을 합석케 하여 그 자리에서 선천의 그릇된 세계를 뜯어 고쳐 후천 선경세계를 건설할 모든 일을 상의하여 결정하고 결정된 바를 그대로 집행하는 우주의 통치기관이다.
새로운 정부조직을 세워 신계를 통일시키고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신명들의 원한을 풀어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 동안 쌓인 한이 너무 많아 개별적으로 하나 하나 다 풀 수는 없기에 원한의 시초를 찾아 내어 그 매듭을 풀어야 한다. 최초의 한은 중국 古史에 나오는 당요(唐堯)의 아들 단주(丹朱)의 恨에서 시작되었다. 단주의 한이 풀림으로써 神界는 원한이 풀려 안정이 되고, 원한이 풀린 신명은 증산을 도와 조화정부에 참여한다. 이에 증산은 천지간의 주재자, 대권자로서 인간과 하늘의 혼란을 바로잡는다. 곧 천지의 度數를 뜯어고쳐 후천선경을 열 시간표를 짜놓았다. 그리하여 결국 세계는 짜여진 시간표대로 제 한도에 돌아 닿는 대로 새로운 기틀이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 모두를 천지공사라 한다. 결국 우주를 주재하는 절대신인 증산이 자신의 권능으로 지금까지 쌓여온 인간과 신명(神明)의 모든 원한들을 해원시키고 우주의 운행질서를 뜯어 고침(상극→상생)으로써 후천선경의 토래들 마련하였다는 것을 천지공사라고 한다.
증산은 천지공사를 신망강세(神望降世)의 原理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즉 증산은 신명들의 바램에 의해 세상에 내려와 천지공사를 행했다는 것이다.
“내가 이 공사를 맡고자 함이 아니로되, 천지신명들이 모여 들어 法師가 아니면 천지를 바로잡을 수 없다 하기에 괴롭기는 한량없으나 어찌할 수 없이 맡게 되었다.”(大巡典經 4-1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