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그리스도교적 관점에서 본 증산교
1) 世界觀
증산교의 세계관은 김 일부의 정역(正易) 이론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보여진다. 잘못된 천지도수 때문에 원한이 생겨났다는 우주론적 분석은 증산이 3년간 전국을 유력할 때 만난 김일부의 정역이론에서 빌려온 것으로 생각되는데, 당시 민간계에서 가장 보편적인 교의였던 원한의식을 일단 증산이 우주를 혼란하게 하는 근본적인 힘으로 재해석했지만 이 세계의 근본문제를 무속적으로 해석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그 이론을 철학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김일부의 우주론적 해석을 채택했을 수도 있다.1)
어쨌든 증산의 세계관에서는 우주의 기원에 대한 언급이나 우주 창조에 대한 언급이 없다. 증산은 단지 존재하던 우주의 주재자로서 나타나고 있다. 선천과 후천, 신계와 인간계로 나뉘어진 세계에서 구천상제로서 있었다는 것뿐이다. 증산 역시 결국은 하나의 피조된 존재에 불과한 것이다. 증산도(甑山道-증산교계의 한 교파)의 주장에 의하면 주재자 역시 음양의 조화에서 생겨났고, 이미 있던 우주는 증산이라는 주인을 만남으로써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가 단순히 그냥 생겨날 수는 없다. 원인없이 결과가 생겨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陰陽이라는 질서에 의해 우주와 인간이 생겨났다면, 그 질서를 만든 존재가 있지 않을 수 없다. 이 세상 만물은 하느님의 창조에 기인한다. 하느님은 당신 사랑으로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모든 피조물을 완성에로 이끄시는 분이시다.
2) 神觀
증산은 자신이 그리스도교의 하느님이요, 미륵불이며, 옥황상제라고 했는데, 이는 자신의 카리스마 강조를 위한 것이다. 자신과 절대자와의 동일시로 말미암아 자신이 절대자라고 생각하게 된 종교적 체험을 당시 혼란한 상태에서 벗어나기를 갈구하는 민중들에게 설득력있게 납득시키기 위해서이다. 자신의 주장이 가장 권위있는 말, 모든 것을 결정짓는 마지막 말로 받아 들이도록 하기 위해 당시 민중들에게 알려진 여러 호칭을 자신에게 결부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는 사람이 죽으면 신이 되어 지상에서의 역할에 따라 위계질서를 가지고, 인간과 계속해서 관계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죽은 인간은 피조물이지 증산교에서처럼 죽은 후에 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祖上은 祖上神이 아닌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공적을 쌓은 인간이라도 인간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이는 조상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피조된 인간본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 민족의 조상들도 창조주이신 하느님안에서 구원에 이르게 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교의 복음이 전해지지 않음으로써 자기 탓없이 하느님을 믿지 않은 사람도 하느님께서 심어주신 인간 본성에 따라 성실하게 삶을 영위하였으면 구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고 하는 주장과는 달리 신계에서도 계급이 있다고 함으로써 스스로 모순임을 드러내고 있다. 또 신명은 인간을 비롯한 만물을 주재(主宰)하고, 인간을 도와 함께 일을 이루어 나간다고 하지만, 인간이 도통공부를 하여 신안(神眼)이 열리면 신명을 부릴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신은 인간없이는 아무일도 못하는 존재, 인간에 기생하는 존재, 인간에게 부림을 당하는 존재이다. 이러한 점은 한국 전래 민간신앙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결국 증산교에 있어 신은 중요한 존재가 아닌 것이다. 증산교는 인간의 사령(死靈)을 신으로 생각하고, 그 신을 섬기거나 부리며 주술을 행하는 다신론적 귀신종교, 무격(巫覡) 종교라고 할 수 있다.
3) 人間觀
먼저 증산교에는 인간본질에 대한 해석이 없다. 단지 지금 말세를 맞이하여 고통받고 있는 인간, 특히 민중을 구해야 한다는 것뿐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바대로 인간은 신명에게 종속되는 존재였으나, 후천시대에는 인간이 신보다 더 존엄하고 귀한 존재가 된다고 했다. 후천에는 인간이 신보다 높은 인존시대가 열린다고 했다. 선천에서는 謀事在人하고 成事在天한다고 했으나, 후천에서는 謀事在天하고 成事在人한다는 것이다.
이 인존사상은 당시의 사회적 현실로 볼 때 인간이 복지사회의 건설을 위해서 신에게 의지하여 보았으나 실패하였고,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동학에도 의존하여 보았지만 결국 동학혁명도 실패하였기 때문에 이제는 인간을 신보다도 높은 존재로 보아야만 참다운 평등사회가 건설될 수 있다는 증산의 종교적 사상의 결과이다.
그러나 증산교의 인존사상은 한국인의 현세중심적인 사고에서 연역된 결과이다. 인간을 구원해 줄 뚜렷한 신, 절대신에 대한 관념이 부족했기 때문에 내세보다는 현세를 중요시했고, 동시에 현세에 사는 인간이 귀하고 존엄하다는 사상이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증산은 현세에서도 신안이 열리면 신을 부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인간에게 부림을 당하는 신도 문제이지만, 인간의 한계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피조된 존재로서 구원받아야 할 존재이지, 신보다 높은 존재가 아니다. 여기에서 증산교의 신관 자체도 당연히 문제시 된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