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I. 서 론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자연 과학의 발달과 계몽 사상의 대두로 시작된 근대주의(Modernism)로 말미암아, 사회 안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불가침적 존엄성을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인식하고 있고, 어떤 수동적 의무 이행보다 자신의 권리를 요청하며 살아가는 데 익숙해져 있다. 이런 세속화의 바람을 타고 마치 중세 봉건주의적 질서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가톨릭 교회에 대해 신랄한 비판이 가해졌고 더구나 교회 내에서도 교회 주변 문제뿐만이 아니라, 교회의 정체성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한 이전까지 거의 자명하게 인정되어온 사제들의 권한(權限)에 대한 의문도 평신도들 사이에서 강하게 일고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거치면서 교회 내에서 평신도의 위상이 급부상하였다. 전례 안에서 평신도의 적극적 참여가 매우 중요시되었고, 본당 사목면에 있어서도 이전까지는 본당 사제의 고유권한이라고 여겨졌던 많은 영역들이 평신도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더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사제들의 직무 사제직뿐만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의 공통 사제직이 강하게 부각됨에 따라, 전통적 의미의 사제직의 정체에 대해 열띤 논란이 일어났었고, 공의회 이후 자신들의 신원에 대해 의구심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제들이 적지않게 되었다. 교회헌장 10항은 전통적 직무 사제직뿐만이 아니라, 모든 신자들의 사제직에 대해 언급한다. 그럼, 이 둘은 별개의 두 사제직인가? 모든 신자가 다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한다면 서품 받은 사제의 존재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이들의 차이는 무엇인가? 또한 사제직을 지망하는 신학도로서, 교회가 인식해오고 있는 전통적 직무 사제직의 참 의미는 무엇인지, 사제가 무엇하는 사람인지, 중세 봉건 시대 이후로 자리잡은 듯한 권위주의적, 지배자적 모습의 사제직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등에 대해서 진지하게 숙고해 볼 필요성을 가지게 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실존적 문제에 답하기 위해 사제직에 대한 신학적 고찰을 시도해 보고자 한다. 먼저 전이해 단계를 통해, 일반적 의미로 사제는 누구이며 무엇하는 사람인가에 대해 간략하게 짚어보고, 구약성서 안에서 드러나는 이스라엘의 사제들과 그 사제 직무의 존재이유와 역할에 대해 언급한 다음, 구약을 완성하신 영원한 대사제로 불리우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나서 본 논문의 주요 부분으로, 그리스도의 구원 사명을 계속하기 위해 세워진 교회는 그리스도의 직무에 참여하는 그 자신의 사제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전통적 견해와 아울러 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말하는 내용을 토대로 살펴볼 것이다. 그런 다음, 결론에서 ‘교회가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고 있다’는 이 사실에 대한 종합적 정리를 시도해 봄으로써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교회 안에서 가져야 할 사제 직무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제시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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