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상담이란?

 

서론




현대 사회가 인간에게 준 최대의 혜택은 ‘물질적 풍요’이다. 인간은 육체적으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으며, 안락한 물질문명 속에 안주하여 향락을 누리고 있다. 반면, 사회 전반을 휩쓸고 있는 사건들은 ‘이기주의’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러한 이기주의는 여러 형태로 드러난다. 전쟁과 기아, 정치비리와 사기, 살인과 간음 등. 현대 세계는 우리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 근원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그 해결책을 어떻게 제시할 수 있을까?’


교회의 사목 역시 이러한 당면 과제를 가지고 있으며 이에 대하여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해답은 바로 ‘인간’에게 있고 ‘인간’을 통하여 극복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목상담’은 인간을 위한 좋은 치료 방법이다. 사목상담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기 내면의 문제를 깨닫고 수용하며 구원에로 나가게 한다.


따라서 본고는, 사목의 한 분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목상담’에 대한 이해와 이론적 근거를 통한 사목상담의 실제를 다루어 보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사목상담을 통한 효과적인 사목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1. 사목상담이란 무엇인가?




1.1. 정의


‘사목상담이 무엇인가’를 정의하기 전에 먼저 ‘상담(Counseling)’의 정의부터 고찰해야 한다. Rollo May에 의하면, ‘상담’은 “인격 변화에 이르게 하는 두 사람 사이에 깊은 이해”1)라 한다. Paul Johnson은 앞에서 말한 정의를 구체적으로 하여, “상담이라는 것은 성장하는 책임감과 정서적 이해의 방법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는 요구에서 생기는 반응적인 상호관계”라 하였다. 상담은 필요한 지식과 기술이 요구되며 상대방의 반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S. Hiltner에 의하면 ‘상담’은 내담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과정으로서, 기존 형식의 충고나 권면으로 내담자에게 피동적 행동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 자신이 자기가 해결하려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용기와 통찰력을 가지게 도와주는 것이다. Hitner는 상담을 간결한 상담과 상세한 상담으로 나누었다. 그러나 간결한 상담에서는 훈계적이거나 지시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2) 이에 반하여, C. R. Rogers는 비지시적인 방법을 주장한다. 즉 “효과적인 상담이라는 것은 명확하게 구성된 수용적 관계에 있어서 내담자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이해하게 하고 새로운 방향을 적극적으로 가도록 해주는 것이다.” Roger가 강조하는 ‘이해’는, 앞서 말한 내담자의 인격과 정서 그리고 반응에 대한 이해를 포괄한다. 이런 의미에서 ‘상담’은, 내담자로 하여금 스스로 새로운 태도를 갖게 하는 데까지 이끌어 주는 과정으로, 이로써 인격의 통합을 달성하며 앞으로 닥쳐오는 생활면의 여러 가지 새로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게 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3)


그러면 ‘사목상담’이란 무엇인가? ‘사목상담(Pastoral Counseling)’은 쉽게 말해 ‘상담’의 정의에 ‘사목’의 의미를 합친 것이라 할 수 있다. Carroll A. Wise는 <사목상담>이란 그의 저서에서 사목상담의 정의를 구태여 내릴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사목상담에 대한 정의가 오히려 복잡한 문제들을 야기시키기 때문이라 한다. 그래서 그보다는 일상에서 많은 이들이 성장하는 문제와 실제로 부딪친 문제를 해결하는 것, 또한 원숙한 신앙생활을 하는 것에 도움을 주는 과정이라 가정한다. 이것은 사목상담의 정의라기보다는 제방법론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Otis R, Rice 역시 그러한 방법론을 중심으로 교역자의 사목상담을 서술한다. 즉 교역자는 교인들의 상담자로서 두 가지 의미에서 생각해야 한다. 첫째, 교인 개개인의 영혼을 각양 각색의 형편과 처지에 따라서 보살펴 주는 것이다. 둘째, 좀더 계획적으로 사목상담에 대한 전문가적 훈련을 받고 상담실을 운영하여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다.4)


‘사목상담’에 대한 이런 견해들에 비추어 볼 때, ‘상담’과의 차이점을 발견한다. 그것은 사목상담이 일반 상담과 달리 “신학을 토대로 신앙과 은혜를 전달”하는 상담이다. 이것은, 상처받은 영혼을 치료함에 있어서 특히 성령의 인도하심에 의탁하며, 내담자로 하여금 스스로 하느님의 말씀 앞에 자신을 비추어 자아를 통찰하도록 교역자의 성숙한 신앙이 요구되는 것이다.5) 그러므로 ‘사목상담’은 일반 상담의 개념을 초월하여 내담자에게 그리스도교적인 가치관과 사랑이신 하느님에 대한 희망을 고무시키는 것이라 하겠다.6)




1.2. 역사적 고찰


사목상담의 기원은 무엇보다 육화하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발견된다. 예수께서는 지상 생애 동안 가난하고 병들어 소외당하는 이들을 친히 위로하시며 돌보셨다. 그러나 학문적으로 이 방면에 연구가 시작된 것은 20세기에 이르러서 이다.


그 동안 S. Freud (1856-1939)의 정신분석학을 계승한 고전적 정신분석이 실존적 정신분석으로 발전하여 왔고, 행동 치료(Behavior Therapy)를 시도하는 동안 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가며 ‘사목상담’이 활기를 얻었다.


무엇보다 ‘사목상담’의 기원은, 1905년 보스톤에서 일어난 임마누엘 운동(Emanuel Movement)으로부터 방법이 모색되었다.1908년 Worcester와 McComb에 의해 <종교와 의학>이란 책이 발간됨으로 본격적인 출발점을 얻었다. 그후 정신병리학자이자 교역자인 J. R. Oliver가 1932년에 와서 <사목적 정신 치료와 정신 건강>이라는 책을 발간함으로 박차를 가했으며, 1936년 정신병원에서 사목 활동을 하던 A. T. Boisen이 그의 경험을 토대로 <인간 정신의 탐구>라는 연구 업적을 출간하므로 정신 치료와 종교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자극제가 되었다. 이에 영향을 받은 사람중에 S. Hiltner는 <사목신학 원론>을 제창하기에 이르렀다. 1939년 Rollo May는 <카운셀링의 기술>을 출판하여 상담학의 체계와 그 모형을 수립하였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Carl R, Rogers가 <카운셀링의 이론과 실제>를 출판하여 많은 연구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특히 Rogers는 ‘비지시적 방법(Client-Centered Therapy)’이라 부르는 새로운 상담원리를 제창하여 유명해 졌다. 1949년 Carroll A. Wise가 <사목상담학>을 저술하여 사목상담을 소개하는 데 공헌하였다.7)


현재 가톨릭에서도 60년대를 거치며 점차 ‘사목상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리하여 분도출판사의 사목 총서를 통하여 R. May의 <카운슬링의 기술>, H. J. Nouwen <상처 입은 치유자>와 <친교>등이 번역되어 소개되어 있다.




1.3. 사목상담의 기초


① 사목상담의 특성 : 사목상담은 실제적 경험을 토대로 한다. 이것은 이론적이 아니라 실제적이다. 그 이유는 첫째로 교역자 측면에서 그러하다. 사목상담에는 과정과 결과, 그리고 인간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사목상담의 과정을 통해서 인간은 성장을 저해하는 장애물로부터 해방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인간은 제기능을 발휘하고 자유롭고 책임질 줄 알며 사랑하게 된다. 이런 결과를 얻기 위하여 교역자는 여러 분야에 걸쳐서 어느 정도 인격적이고 전문적인 완성에 도달해야 한다. 둘째로, 사목상담이 실제적인 이유는, 교역자가 내담자 대신에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데 있다. 교역자는 내담자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스스로 여러 가지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개인이 생활하는 세상에는 많은 상황들이 있다. 전쟁, 대인관계, 빈곤, 종교 문제, 성(性)의 문제 등 다양하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교역자가 해야 할 일은 내담자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역자 자신에게 높은 윤리적, 도덕적 소양이 필요하고, 또한 뚜렷한 가치관이 필요하다. 사목상담을 통하여 내담자는 추상적이 아닌 구체적인 체험에 입각하여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러므로, 사목상담의 특성은 ‘실제적 경험’이라는데 있다.8)


② 사목상담의 신학적 기초 : ‘사목(Pastor)’의 어원은 라틴어 Pascere(지키다, 이끌다, 다스리다)이다. 어원적으로 볼 때, 이 단어는 성서적 개념에 근거하여 ‘목자와 양’의 관계를 지칭한다. 구체적으로 이것은 이스라엘과 하느님의 관계로 드러난다. 구약성서에 의하면,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노예 상태에서 구출하시어 자유를 되찾게 하시고, 약속의 땅에서 행복을 누리게 하신다. 흔히 이러한 출애굽의 이야기는 죄의식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하느님을 발견할 때 상용되는 비유이다. 이러한 체험은 일반적이지만, 거기에는 구원이라는 신학적 바탕이 있다. 구원은 바로 하느님 말씀의 선포이자 일상생활 안에서 하느님의 손길을 보게 하는 것이다.9)


사목상담이 신학을 기초로 한다는 견지에서 사목상담의 과정은 어떠한가? 사목상담을 하기 전이나 진행되는 도중, 그리고 상담이 끝난 뒤의 내담자의 변화를 통해 그 과정을 고찰한다. 출애굽의 이야기가 사목상담의 과정-해방이라는 관점-을 보여주는 본보기라면, 예수님의 새로운 출애굽 이야기에도 그 과정이 나타난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시면서 우리와 같은 인간이 되심으로써 우리와 하느님 사이에 일치를 완성하셨다.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하느님의 성령 안에서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 사목상담은 그리스도 신자 공동체를 위해 예수님의 빠스카를 ‘현재화’하는 것이다. 즉 하느님의 나라가 노예 상태에 있는 이들에게 해방을, 슬퍼하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눈먼 이들에게 빛을 가져다준다면 사목상담 역시 그러해야 하는 것이다. 사목상담의 과정은 교역자와 내담자가 이루는 개별적인 만남으로 예수님이 이루시는 자유화와 해방을 구체화하는 것이다.10) 곧 성서의 완전한 가치를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서가 지향하는 세계의 기본적인 개혁은 사목상담을 통해 새로 태어나는 개인들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2. 사목상담의 방법론




사목상담에 있어서 교역자는 상담 문제에 따라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여야 한다. 상담 방법의 선택은 교역자 자신의 신학적 입장과 경험, 성향에 따라 다양하게 드러난다. 상담의 방법은 크게, 인간 이해를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다루는 이론들과 인간 이해를 영성적 관점에서 다루는 이론들로 나뉜다.11) 그리고 최근 H. J. Clinebell은 ‘해방-성장(Liberation-Growth)’이론의 관점에서 영성을 중심으로 한 전인적 건강을 제시하며 포괄적 상담이론을 제시하였다.12) 이같은 이론을 중심으로 사목상담의 방법을 몇가지로 분류하고자 한다.




2.1. 비지시적 사목상담


비지시적 상담(Nondirective Counseling)은 Rogers가 말한 ‘내담자 중심의 상담’을 의미한다. Rogers는 G. Freud의 정신분석 이론과 O. Rank의 의지요법의 영향을 받아 경험주의적 관점에서 인간을 이해하고, 이를 사목 신학과 접목시키려 하였다. Rogers의 상담 방법은 ‘통찰력 상담’이라고도 하는데 이에 대한 상담 가설은 다음과 같다 ; “효과적인 상담이라는 것은 명확하게 구성된 수용적인 관계에 있어서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을 이해하게 하고 새로운 방향을 향해서 적극적으로 걸어갈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여기서 Rogers가 말하는 상담의 목적은, 상담자가 어떤 결정적 처방을 내리기보다는 내담자가 스스로 걸어갈 수 있도록 도움만 주는 것이며, 상담자의 역할은 내담자와의 일치성, 무조건의 적극적 주시 그리고 공감적 이해인 것이다.13) 그러나 Rogers 이론의 한계는 인간학적인 측면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는 신학적 측면에서 그리스도의 구원과 인간의 죄문제를 배제하고, 상호 인격적 관계에서 신뢰로서의 치료에만 치중했기 때문이다.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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