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 Rogers의 인간 중심적 상담
Ⅰ. 개관
Carl Rogers는 인본주의 심리학의 대표자이다. 1930년부터 그는 그 당시 상담의 주된 세력이었던 정신분석학과 지시적 상담의 입장에 반대하여 비지시적 상담을 표방하면서 새로운 상담의 원리를 제시하였다.
Rogers는 1902년 미국의 일리노이 주에 있는 유복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 분위기는 친밀하고 따뜻한 관계였지만, 엄격한 종교적 규범이 있는 집안이었다. 대학시절 동안 그의 관심과 전공은 농학에서 역사학으로, 그리고 종교학으로, 마지막으로 임상심리학으로 바뀌었다. 그는 목사가 될 결심으로 중국의 북경에서 열린 세계기독학생연합회의에 미국 대표 중 한 명으로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북경에서 6개월을 보내면서 그는 사람들의 종교적 신념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처음으로 부모의 종교적 사고로부터 크게 탈피하였으며, 더 이상 부모와 같은 생각을 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931년 임상 및 교육심리학 박사과정을 마친 후 로체스터에 있는 사회기관의 아동연구부서에서 심리학자로 일을 한다. 여기에서 Rogers는 개인의 존엄성에 대한 신념을 강조하는 Otto Rank의 사상에 영향을 받게 된다.
이후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임상심리학 교수로 있는 동안 “비지시적 상담”이론을 발전시켰으며, 1945년 시카고 대학으로 옮겨 상담센타를 설립하고 “내담자 중심치료”(1951)를 출판한다. 그는 기존의 상담에서 당연시 되어왔던 상담자의 조언, 제의, 설득, 가르치기, 진단과 해석 등의 치료 절차의 타당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1968년 이후 동료들과 캘리포니아에 인간연구센터를 창설하고 참만남집단, 대인관계 등에 초점을 두고 활동을 했으며 그의 내담자중심의 원리를 과학철학, 교육, 소외와 무기력의 문제에까지 확대하여 적용하려 노력하였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그의 내담자중심 상담은 “인간중심적 상담”으로 이름이 바뀐다.
Carl Rogers는 긴 생애를 살고 전문가로서 활동하는 동안 그의 이론을 계속해서 발전시켰다. 이것은 크게 비지식적 단계 ⇒ 내담자중심 단계 ⇒ 경험적 단계 ⇒ 인간중심 단계의 네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Ⅱ. 주요개념
1. 인간관
Carl Rogers는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서 신뢰하였으며, 인간은 선천적으로 선하며 합리적이라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Rogers의 저술들에서 나타나는 일관성 있는 주제는, 존경과 신뢰의 분위기만 갖추어지면,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발달하려는 인간의 경향성에 대한 강한 믿음이다. 그는 인간의 마음속 깊이 들어 갈 수만 있다면 거기에는 신뢰할 수 있고, 긍정적인 본질이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였다.
2. 성격이론
가) 성격의 구조
Carl Rogers는 성격이론 자체보다는 상담의 결과 어떻게 성격 변화가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는 인간 성격을 크게 세 가지 핵심적인 요소로 보았다.
1) 유기체-인간은 경험에 대해서 유기체(전체 인간, 전 존재)적으로 반응한다.
2) 현상적 장-개인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실재적인 사실이 아니라 현상적 장 속에서 개인이 그것을 어떻게 지각하는 가 하는 점이다.(사실이 아니라 경험이 중요)
3) 자아-자아는 성격구조의 핵심이며, 유기체적 행동의 일관성을 유지한다. 이 자아는 전체적인 현상적 장 또는 지각적 장으로부터 분화되어 나에 대한 일련의 인식과 가치를 가지게 된다.(외부와의 구분을 통해 형성됨)
나) 성격의 발달
모든 인간은 날 때부터 자아실현 경향성을 타고난다. 유아는 성장함에 따라 외부에 있는 사물과 사건을 인식하기 시작하고 차츰 나와 구별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아개념을 형성한다.
자아에 대한 각성이 일어나면서 긍정적인 관심에 대한 욕구도 일어난다. 이것은 온정과 애정에 대한 욕구인데 모든 인간 속에 내재해 있다. 이것은 타인이 나에게 주는 관심을 통해 성취되며 이에 근거해서 인간은 학습된 자기 존중감을 발달시키게 된다.
아이가 자라면서 의미있는 타인들로부터 긍정적인 관심을 받고자 하는 욕구는 유기체의 실존적인 욕구와 충돌하게 된다. 아이의 유기체적 욕구와 필요에 의해서 발생되는 아이의 행동은 부모에게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타인의 판단을 통해 가치의 조건을 습득하고 자기존중 체계로 통합된다.
다) 자아실현 경향성
인간 유기체에는 한 가지 중심적인 에너지원이 있는데, 그 에너지원은 유기체의 일부분이 아닌 전체의 기능과 관계된다. 이것은 성취를 향한, 실현을 향한, 유기체의 유지와 고양을 향한 경향성이다. 이를 일컬어 자아실현경향성이라 부르며 몇 가지 특징이 있다.
1) 자아실현경향은 신체 전체의 생리적 과정에서 기인된다. 여기에는 결핍욕구를 넘어서 유기체의 발달과 증진의 욕구도 포함된다.
2) 자아실현경향성은 단순히 긴장감소가 목적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긴장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성취와 달성을 향한 노력에서 긴장이 증가하기도 한다.
3) 자아실현경향성은 이에 의해 모든 사람의 삶의 경험이 평가되는 기준이 된다.
4) 자아실현은 완전한 최종단계가 아니다. 오히려 자아실현은 좀 더 능력있는 사람이 되는 과정이다.
3.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fully functioning person)
자아실현이라는 것은 하나의 상태가 아닌 과정이다. 이를 위해 충분히 기능한다 함은,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며 자기가 아닌 어떤 것을 가장하거나 진정한 자아의 일부를 숨기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자신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능력과 재질을 발휘하여 자신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경험을 풍부히 하는 방향으로 이동해 나가는 사람을 의미한다.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의 특징으로는 경험에 대한 개방성, 실존적 삶, 자기 유기체에 대한 신념, 자유감, 창조성 등이 있다.
가) 경험에 대한 개방성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어떠한 내적 경험이나 감정도 마땅히 위협이 될 수 없고 그래서 그는 모든 것에 대해 방어기제를 사용함이 없이 진정으로 개방할 수 있다.
나) 실존적인 삶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존재하는 어느 순간에서나 충실히 삶을 영위한다.
다) 자신의 유기체에 대한 신뢰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어떤 의사결정의 순간에 일부집단이나 기관이 지켜 내려온 사회적 규범에 의존하거나 다른 사람의 판단이나 견해에 의존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 자신의 유기체적 경험을 자기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경정하는 정보의 타당한 출처로 간주하고 자기의 유기체적 경험을 신뢰한다.
라) 자유감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자기가 선택한 인생을 자유스럽게 살아갈 수 잇다. 그는 자기의 인생에서 많은 선택이 있음을 보며 실제적으로 그가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이나 실제적으로 행할 수 있다.
마) 창조성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자신이 존재하는 모든 영역에서 창의적인 소산과 삶으로 스스로를 표현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행동에 자발적이며 자신의 주변의 생활에 풍부한 자극에 대응하여 변화하고 성공하며 발달한다.
4. 부적응 행동의 발달
아이가 성장하면서 발달시키는 가치의 조건 때문에 다른 사람의 기준에 따라 살아가려는 자신의 자아개념과 유기체적 경험간에 불일치가 일어나게 된다. 이 불일치가 커지면 아이는 불안을 경험하며 심리적 부적응 상태에 직면하게 된다.
위협은 인간이 그의 경험과 자아개념사이의 부조화를 인식할 때 생긴다. 이 때 방어적인 행동을 보이며 이는 왜곡과 부인으로 나타난다.
Ⅲ. 상담의 과정과 기술
1. 상담의 목적과 목표
인간중심적 상담에서는 내담자의 자아개념과 유기체적 경험간의 불일치를 제거하고 그가 느끼는 자아에 대한 위협과 그것을 방어하려는 방어기제를 해체함으로써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을 상담의 목적으로 삼는다.
2. 상담의 과정
인간중심적 상담에서는 내담자가 상담의 과정을 지각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상담과정은 다음의 특징이 있다. 먼저 상담의 과정이나 문제해결에 대한 내담자의 책임과 주체성을 강조한다. 둘째, 수용적인 상담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셋째, 수용적인 상담관계의 분위기에서 내담자가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되고 그러한 과정에서 내담자는 자신의 문제의 해결책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된다.
3. 상담의 기술
인간중심적 상담에서는 내담자의 성장 가능성, 자아실현 경향성이, 자기 지도력을 믿기 때문에 상담자의 지시적인 태도, 권위적인 입장, 분석적인 자세를 거부하고 내담자와의 신뢰적이 관계 속에서 스스로 각성하고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중심적 상담에서는 상담의 기법보다는 상담자의 인간됨, 상담관계 등을 중시한다.
가) 공감(empathy)
내담자의 입장에서 듣고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의 입장에 서게 되는 것 또는 타인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감의 중요성을 살펴보면 첫째, 공감은 내담자에게 이해받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기에 내담자의 자기존중감을 증진시킨다. 둘째, 경우에 따라 내담자의 소외감을 해소시킬 수가 있다. 셋째, 이 새로운 경험을 귀해 여기고, 진실로 자기를 이해해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자기 앞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흐뭇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넷째, 정확한 공감을 통해서 내담자의 자기각성을 증진시키고, 보다 깊이있게 자기탐색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게 된다.
나) 무조건적 긍정적 배려
내담자의 행동자체가 설사 못마땅하고 인정할 수 없다 하더라도 인간 그 자체를 존중하고 신뢰함을 의미한다. 이는 속으로든 겉으로든 판단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내담자에게 자기 이해 및 긍정적인 변화의 잠재력이 있음을 믿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용, 비소유적 온정, 존중 등의 개념과 비슷하다.
상담자는 무조건적 긍정적 배려를 통하여 내담자의 방어적인 행동에 상관없이 그의 인간으로서의 내재적인 가치를 일관되게 수용하게 된다. 바로 이러한 과정에서 내담자의 자기패배적 순환과정이 파괴된다.
다) 진실성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진솔하게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진실성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진실성은 내담자로 하여금 상담자와 상담과정을 더 쉽게 신뢰할 수 있도록 해준다. 둘째, 상담자가 자기의 약점까지도 기꺼이 드러내면 내담자는 자기의 약점도 굳이 숨기려 하지 않게 되고 자기 수용의 가능성도 증가한다. 셋째, 내담자가 상담자의 진실성 반응을 경험하게 되면 자기 자신도 보다 진실성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게 되는 효과를 얻는다.
진실성의 주의해야 할 특징이 있다. 첫째, 상담자의 반응을 말하는 것이므로 단순한 자기노출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둘째, 진실성은 내담자의 현재 관심사나 상황과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 셋째, 상담자는 내담자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고, 그것을 정화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Ⅳ. 평가
Rogers의 인간중심의 철학은 상담과 심리치료의 여러분야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가족상담과 참만남집단을 통한 집단상담 운동에 큰 기여를 했으며, 목회상담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아가 일반심리학에도 경향을 미쳐 인본주의적 제3세력 심리학을 주도하였다.
그러나 이상과 같은 공헌과는 별도로 인간중심적 상담이론은 지나치게 정서적 및 감정적인 요인을 강조한 나머지 인지적 요인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Rogers의 내담자 중심치료는 내담자들이 말한 내용을 그대로 수용한다는 측면에서 현상학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말하는 내용만을 경청하게 됨으로써 문제의 결정적인 요인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인간이 자기의 감정과 사고를 충분히 표현하는 것이 지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Rogers가 기본적인 인간 본성에 대해 가지는 순진성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간이 선하기만 하다면 지금의 문제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덧붙여 내담자가 치료를 통해 얻게 되는 가치부여에도 한계가 있다. Rogers에 의하면, 내담자는 치료를 통해 자기 내부에 있던 올바른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가치는 결국은 절대적이며 선천적이라고 만 볼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개인의 가치관은 상대적이며 그가 속한 사회 안에서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학습되었다는 측면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끝으로 상담자의 자질도 문제가 된다. 인간중심적 상담에서는 그 어떤 상담보다 상담자의 인격과 수양이 중요시된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기술에 앞서 확고한 긍정적 인간관과 상담 태도의 터득에 힘쓰고 이른바 종교적인 수양을 닦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