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상담의 심리치료적 접근

 

     가정폭력 상담의 심리치료적 접근


                                           고 효 진(대전성모병원 정신과)




가정폭력은 가정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형태의 협박이나 폭력을 의미한다. 신체적, 성적 학대, 언어폭력에 의한 심리적 학대, 사회적 고립을 유도하거나 경제적 압박등을 포함한다. 대상자에 따라서 배우자학대, 아동학대, 노인학대, 청소년에 의한 부모학대 그리고 형제사이의 학대등 다양한 형태로 분류할 수 있으며 남성이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최근 드믈게 여성에 의한 폭력이 보고되고 있다.


가정폭력이 가족의 신체적, 정서적 안정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별다른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오랜 가부장적 사회의 관습에 따라 남성이 그의 아내나 자식을 물리적인 방법으로 조절하는 것이 허용되어 왔으며 때로 그러한 것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통념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최근 여성운동이 활발해지면서 가정내 폭력의 사회적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생기기 시작하였으며 가해자를 제재할 수 있는 관련 법규의 제정과 피해자를 보호하고 도와주는 사회단체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가정폭력은 피해여성의 침묵에 의해 폭로되지 않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는 폭력행동후 가해자가 죄책감을 느껴 배우자에게 용서를 빌거나 변화를 약속하기도 하는데 이때 피해자는 학대가 끝나기를 희망하며 참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 이러한 폭력은 다시 일어나기 마련이며 더욱 잦은 빈도와 심한 형태로 나타나 결국 의학적인 개입이 필요한 단계에 이르게 된다.





역학




미국내 통계에 의하면 200만에서 400만 여성이 매년 여러 가지 형태의 학대를 당하고 있으며 전체 성인여성의 3-4%의 여성이 심각한 폭력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저 있다. 피해를 잘 받는 위험 여성군에는 젊은 여성, 최근 이혼하거나 별거중인 여성, 임신중인 여성, 어렸을 때 아동학대의 피해자였던 여성등이다. 그러나 인종, 경제적 수준의 차이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알 수 있는 미국의 통계자료




– 18초에 한번씩 가정폭력이 일어난다.


  외상을 주소로 응급실에 내원한 여성환자의 1/3은 배우자 폭력이 원인이다.


  임신한 여성 6명중 한명은 임신중 학대를 당한다.


  여성 4명중 한명은 일생중 어느 시점에선가 가정폭력을 경험한다.


  자살시도한 여성 4명중 한명은 가정폭력의 피해자이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여성 4명중 한명은 가정폭력의 피해자 상태에 있다.


 




 


진단




많은 피해여성들이 폭력에 의한 신체적 상해나 학대로부터 피하기 위해 응급실을 오게된다. 따라서 병원 응급실에서는 신체적 외상을 당한 여성환자의 경우 가정폭력의 가능성을 생각하여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가정폭력을 진단하는 것은 때로 쉽지 않다. 가정폭력을 진단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으나 중요한 것은 폭력이 있었는 지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응급상황에서 유용한 가정폭력 선별검사 도구의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시간적 제약, 보복에 대한 피해자의 두려움, 보험처리 가능성의 여부등이 적절한 진단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 선별검사를 저해하는 요소들




– 임상지침의 부족


  의학적 검사의 시간적 제한


  폭력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려는 치료자의 태도


  가해자의 비협조


  배우자 학대에 대한 잘못된 인식


  수치심, 언어적 문화적 장애, 학대를 폭로하는데 따른 보복에 대한 두려움




# 선별검사 설문의 예




– 당신을 위협하려고 흉기를 사용한 사람이 있습니까?


  당신을 발로 차거나 때리거나 목을 조르는 등의 행동을 한 사람이 있습니까?


  당신에게 강압적인 성관계를 요구한 적이 있습니까?


  신체적인 협박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까?




# 면담은 가해자가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폭력의 내용, 시간, 정도등을 상세하게


  질문한다.






가정폭력 가해자의 심리적 특성




가정폭력 가해자는 일반적으로 가정폭력 가정에서 폭력을 자주 접하면서 자란 경우가 많으며 그 자신 아동학대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정서적으로 미숙하며 의존적이고 심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직장이나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좌절감을 충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으며 심리적으로 공격자에 대한 동일시(가해자로서의 아버지), 검증행동(내가 어떻게 해도 여자가 나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남성적인 것을 과시하고자 하는 왜곡된 사고방식, 여성의 인간성을 무시하는 행동등으로 분석된다.


일부 가해자는 폭력행동후 심한 죄책감을 느끼게 되어 배우자에게 전보다 애정표현을 잘하는등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때 피해여성은 폭력에 대한 적절한 행동을 하기보다 가해자가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되어 별다른 조치없이 지내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 폭력은 더욱 심한 형태로 재발하는 악순환을 그리게 된다


가정폭력 가해자는 가정폭력을 일으키지 않는 배우자에 비해 우울감을 더욱 자주 호소한다. 그러나 임상적으로 우울증 진단이 가능한 정도는 아니며 낮은 자존감과 누적된 스트레스를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가정폭력 가해자는 일반사람들에 비해 분노와 적개심의 표현을 더 잘한다. 인지기능의 측면에서 가해자와 일반인구의 차이점을 살핀 연구에서 가해자의 특징은 폭력이 때로 필요하며 정상적인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으며, 전통적인 성역할에 대한 인식 즉 가부장적 사고와 성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또한 자신의 폭력을 사소한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피해자 여성의 건강




만성 통증, 과민성대장 증후군, 두통, 어지러움, 소화기 장애, 섭식장애, 알코홀 남용, 수면장애, 자살충동등의 문제를 자주 호소한다. 보통 학대의 정도가 심할수록 이러한 신체적 불편을 더욱 많이 호소하게 된다. 흔히 잘 일어나는 정신병적인 상태는 우울증, 범불안장애,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등이다.




가정폭력이 아동에 미치는 영향




가정폭력은 가족구성원 모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배우자학대와 아동학대가 때로 공존하며 가정에서 폭력을 목격하는 아동들은 학습장애와 여러가지 행동장애를 나타낸다. 또한 성장후 그 자신이 폭력행동을 하는 성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임신과 가정폭력




때로 가정폭력은 임신과 함께 시작하거나 임신중에 심해진다. 산모의 배가 폭력의 목표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산모와 태아 모두 심각한 건강문제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유산, 조산, 저출생아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알코홀과 가정폭력




알코홀 남용은 충동조절, 인지기능, 판단력등에 영향을 미쳐 폭력행동의 원인이 된다. 또한 알코홀은 부부관계를 악화시키고 폭력을 유발하는 갈등의 원인이 된다. 알코홀이 폭력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행동장애나 사고의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많은 경우 음주중에 폭력행동이 일어나는 것이 사실이나 알코홀이 폭력행동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지는 않다. 즉 알코홀 문제가 있는 가해자의 경우 알코홀 중독상태가 치료된 후에도 폭력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때로 알코홀은 ‘술에 취해서 어떠한 행동을 하였는지 잘 모르겠다.‘ 식의 자신의 행동을 변명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으며 술이 취해 한 행동을 사회적으로 어느정도 용납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음주후 폭력이 강화되기도 한다. 따라서 알코홀은 결코 폭력행동을 정당화할 수 없음을 가해자가 인식하도록 하여야 한다.




인격장애와 가정폭력




가정폭력 가해자의 인격구조에 대한 연구에서 일반적으로 가해자는 일반 사람들에 비해 인격장애의 양상을 많이 나타낸다. 그러나 어떤 특정한 성격장애가 두드러지게 많은 것은 아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반사회적 인격장애, 자기애적 성격, 경계선 인격장애를 반영하는 심리검사 항목들에서 가해자들이 높은 점수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망상장애와 가정폭력




일반적으로 망상증상을 앓고 있는 정신질환자들이 일반인구에 비해 폭력의 위험성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왔으나 최근 연구를 보면 망상증상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폭력적이라는 근거는 없다고 한다. 어느 특정한 망상증상이 폭력과 연관된다는 증거도 없다. 또한 정신과 환자에 의해 일어나는 폭력이 망상에 의해 직접 유발되는 경우는 오히려 드믈고 대부분의 폭력행동은 망상내용과 관계없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저 있다.


망상장애는 색정형, 과대형, 피해형, 신체형, 질투형등 망상의 종류에 따라 임상유형을 분류한다. 가정폭력 가해자에서 잘 관찰되는 의처증은 질투형 망상장애에 해당되며 진단적으로 편집성 인격장애와 정신분열증과 구별되어져야 한다.






치료




피해자에 대한 치료




피해자의 안전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계획은 피해자의 주변상황과 가해자와의 관계를 지속할 것인지 떠날 것인지에 대한 피해자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어저야 한다. 피해자에 대한 교육은 피해자 여성을 위한 공공기관에 대한 안내, 가정폭력의 특성, 관련법에 대한 지식등을 다룬다.


봉사자들은 피해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 즉 흉기가 될만한 물건을 감추거나 응급상황을 위한 비상금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준비하도록 도와준다. 또한 피해자의 안전한 도피를 도울 수 있다. 이에는 피해자 접근 금지명령의 획득, 은신처 제공, 피해자 자녀 전학시키기, 다른 곳으로의 이사등이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떠나는데 있어서 장애요소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떠나서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의 부족이다. 이를 위해 봉사자는 자조모임이나 교육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직업알선등을 함으로서 피해자의 자존심을 개선시키고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 봉사자의 역할


– 피해자의 정당한 감정을 지지하여 줄 수 있어야 한다.


  피해자의 능력과 부족한 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


  이용 가능한 자원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필요한 서비스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가해자에 대한 치료




# 집단 치료




– 학대행동에 대한 책임을 수용할 수 있고


  성역할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인식하고 올바른 태도를 배우기


 


# 개인정신치료




– 유년기의 해결되지 않은 갈등과 손상된 자아, 충동조절의 문제, 불안을 다루는 능력등에    초점을 맞추어 치료를 한다.




손상된 자아를 치료하고 사회생활에 필요한 훈련을 목표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만으로 가해


자의 행동을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으며 이러한 활동과 함께 폭력에 대한 법적 사회적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가해자가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5가지 단계




– 부정 ; 폭력에 대한 책임을 부정


  분노 ; 폭력을 문제삼은 배우자에 대한 분노


  협상 ; 현 상황을 조절하고 유지하기 위한 협상행동


  우울과 혼돈 ;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감정처리를 어떻게 해야할 지 혼돈이 온다.


  수용 ; 다른 사람을 자신의 뜻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






결어




가정폭력은 가정과 직장내의 스트레스, 성역할에 대한 사회적 편견, 알코홀과 약물남용, 성격장애와 망상장애등의 정신과적 문제들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보다 더욱 중요한 가정폭력의 원인은 여성이나 가족에게 행하여지는 남성의 폭력이 필요에 따라 어느정도 용납되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가해자의 의식구조 혹은 사회적 통념이다. 가정폭력의 치료는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의학적 치료와 함께 폭력행위에 대한 엄격한 법적 제재가 필수적이며 피해여성에게는 안전한 쉼터 제공과 봉사자 지지집단의 활동등 사회봉사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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