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은 노동자가 노동조건, 나아가서 생활조건을 유지 개선하기 위해 조직한 자주적이고 계속적인 단체를 말한다. 노동조합은 임금, 노동시간, 작업환경 등 노동조건의 안정과 개선을 일차적 목적으로 하지만, 노동자계급의 사회 · 경제 · 문화 · 정치적 지위향상을 위하여 노동운동뿐만 아니라 정치적 활동까지 담당하게 된다. 최초의 노동조합은 1824년 영국에서 탄생, 공인되었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본가와 정부권력은 노동자의 단체활동을 단체금지법으로 금지하고, 노동운동가들을 공모죄와 반란죄의 명목으로 처단하였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발전과 함께 노동자의 의식이 발전하고, 또한 하나의 작업장에 많은 노동자가 모이게 되어 사용자와의 계약에 있어서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된다. 여기서 나타난 것이 직업별 노동조합(craft union)이다. 19세기말 제2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종래 숙련공위주의 폐쇄적인 노동조합은 급격히 증가하는 반숙련공, 잡노동 제공자, 보조노동제공자의 등장에 따라 더 넓은 조직으로 확대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따라 새로이 산업별 조합(industrial union)이 탄생한다. 직업별 조합과 산업별 조합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 노동자, 미숙련 노동자, 잡역 노동자들이 결집하여 나타난 것이 일반조합(general union)이다.
노동조합의 기본임무는,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노동조건의 개선에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는 노동수단(도구)을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유일한 소유물인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하여 생활을 영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노동자는 일반적으로 시장지식에 어두운 데다 생활을 꾸려 나가기 위해 자신의 노동력을 사용자에게 팔아 생활재료를 구입할 화폐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하게 된다. 또한 광범하게 존재하는 실업(失業)은 노동자 사이에 노동력 판매경쟁을 유발시키고 이에 따라 임금은 형편없이 인하된다. 노동력이란 원래 저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판매해야 하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에 판매되지 않는 노동력이란 무가치한 것이 된다. 이 또한 노동력 판매자인 노동자에게 불리한 조건의 하나다. 이런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노동력이라는 특수한 상품의 판매자인 노동자는, 노동력의 구매자인 사용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거래하는 당사자가 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 아래서 노동자들의 자각이 일반화하면서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개별적으로 고립, 분산된 형태로 사용자와 거래를 할 것이 아니라, 단결하여 집단적으로 거래함으로써 자신들의 지위를 개선시켜 나갈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여기서 비로소 노동조합이라는 것이 탄생하게 된다. 노동조합이 노동자사이에 노동력 판매경쟁을 피하게 하고, 사용자에게 제시한 노동조건을 사용자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조합원들에게 노동력 제공을 거부케 함으로써 조합의 요구를 관철시켜 나간다. 여기에 대해 사용자측은 끊임없이 노동조합을 파괴하려 하거나 연성화(軟性化)하려 한다. 이에 따른 노동자와 사용자간의 투쟁은 세계 각국의 노동운동사를 노동자의 피와 땀과 눈물로 얼룩진 역사로 만들어 놓았다. 우리나라의 노동운동사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노동조합은 일제시대에 태동하게 된다. 당시 노동조합은 노동조합 고유의 기능뿐만 아니라 민족해방의 과제까지 떠맡아 투쟁하였기 때문에 더욱 가혹한 일제의 탄압을 받았다. 1945년 광복이 되자 노동조합은 활성화되는 듯했지만 제1 공화국 초기의 극단적인 좌우대립, 6.25동란 등을 경과하는 사이에 노동운동은 탄압을 받게 되고 노동조합도 침체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 뒤 5.16 이후에도 근대화의 미명 아래 노동조합의 활동은 극히 제한되었지만 한국 사회의 모순을 반영하여 1970년대부터 노동운동은 치열한 국면을 맞게 되고 마침내 극한의 탄압과 저항의 상황으로 접어들게 된다. 노동조합의 진정한 활동을 추구하는 노동운동가는 사회주의자로 낙인찍히거나 이단으로 취급되었다. 이에 따라 노동자는 무권리 상태에 내던져지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되고, 궁핍은 가속화한다.
노동은 “하느님께서 자신이 시작한 창조사업을 완성할 수단과 방법으로서 인간에게 부여한 것”이다. 그러므로 “생산과정을 통해 사회는 완전한 공동체를 이뤄야 한다.”고 교황 바오로 6세는 <민족들의 발전촉진에 관한 회칙>에서 밝히고 있다. 한편 교황 요한 23세는 회칙 <어머니와 교사>를 통해 “노동자들이 합법적인 경제적 직업적 이익을 달성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기구를 조직할 권리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그 조직 내부에서 자치적으로 활동할 권리”가 자연적임을 선언하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도 <현대세계의 사목헌장>(1968)을 통하여 “노동조합을 진실로 대표하며 경제 질서를 올바로 수립할 수 있는 노동조합을 자유로이 조직할 권리와 아무런 보복 없이 조합 활동에 참여할 권리는 기본인권”이라고 선언하였다. (⇒) 노동권
[참고문헌] 조용범 외, 한국노동문제의 구조, 1979 / 한국노동 문제연구원, 한국노동조합운동사, 1979 / 사목헌장, 제2부 제3장 / 바오로 6세, 민족들의 발전촉진에 관한 회칙, 제1부 제3장 / 오경환, 천주교와 노동운동, 사목 48호, 19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