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발달에 따라 막대한 재산이 소수의 손에 집중되고, 대다수 노동자계급은 점차 더욱 심한 빈곤 속에 허덕이게 된다. 임금은 최저생계비도 못 미칠 경우가 허다하며, 노동조건은 강압적이다. 어린이와 여성에 대한 비인도적 노동이 자행되며, 실업의 유령이 노동자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국민 대다수의 궁핍한 생활에 비해 극소수 특권층의 사치와 향락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윤을 증대시키기 위해 비인도적인 착취와 수탈이 강압적으로 시행된다”<어머니와 교사>
요한 23세의 이러한 언급처럼, 인간의 창조적 행위인 노동이 극소수의 억압과 비인도적 대우 속에서 노예의 도구로 타락하여 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비인간적인 노예로 전락한 노동자의 인간적 존엄성을 회복하고, 정의가 관철되는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려는 교회의 활동이 노동자 사목이다. 노동자 사목의 역할은, 인간성이 말살당하고, 인간의 개성과 참다운 본능의 충족이 무시당한 채 희망의 가지가 잘린 노동자들에게 하느님 나라에 대한 복음을 전하여, 노동자들로 하여금 노동의 가치와 인간적인 삶이 무엇인가를 깨우쳐 준다는 데 있다.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은 1891년 교황 레오 13세에 의해 발표된 <레룸 노바룸>(Rerum novarum)에서 처음 언급되고 있다. 회칙은 “사회와 경제의 변화에 따라 노동문제가 절실한 사회문제임에 주목, 교회는 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였다. 이것은 1925년 가톨릭 노동청년회(Jeunesse Ouvriere Chretienne = J.O.C)의 발족으로 구체화 되었다. J.O.C.는 카르딘(Joseph Cardijin)추기경이 남녀 청년 노동자들을 규합하여 세포조직체를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벨기에의 브뤼셀에 총본부를 둔 이 운동은 4개 대륙으로 퍼져 나갔다. 우리나라에서 J.O.C.는 1958년 11월 카르딘 주교의 참석 하에 가톨릭대학 박성종(朴成鍾, 프란치스코) 신부를 지도신부로 하여 발족됐다. 이들 J.O.C.는 공장 노동자를 중심으로 조직되고, 조직된 회원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의식화시키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한편 교황 비오 11세는 회칙 <콰드라제시모 안노>(Quadragesimo Anno)를 발표, <레룸 노바룸>의 정신을 재확인, 부연하였다. 노동자 사목의 주된 관심은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적인 삶의 개선에 있다. 왜냐하면 생존하기 위해 인간이 물질적 가치로 전락하고, 인간에 의한 인간의 지배가 통용되는 한, 하느님 나라의 건설은 요원하다는 논리의 귀결이다. 그러므로 노동자 사목은 노동자들에게 상존하는 빈곤을 해결하고, 그들이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받는 불의와 억압의 상태에 동참한다. 그들의 삶 속에서 더불어 같이 살며, 부대낀다. 취업, 임금, 노동조건, 노동환경, 산업재해, 노동자단결 등에 대한 관심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파업 등의 행동에 실제로 나서기도 한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물려받은 정의와 사랑을 전달하고 실천하는 노동자 사목이 정부당국이나 지배계급들로부터 좌경, 또는 용공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올바른 노동자 사목이 이뤄지면 지배계급이 지금까지 은폐하기에 급급하던 온갖 부정과 부패가 폭로되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어서 노동자 사목의 성과는 매우 컸다. 1967년 강화도 J.O.C.사건에서 한국 교회는 노동자의 권익옹호에 앞장섰고, 1978년 인천 동일방직 사건에서도 한국 천주교는 가난한 자의 편에 서서 행동하였다. 이밖에도 J.O.C.의 활동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 사목의 중요성이 이렇게 막중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자 사목을 전담하는 성직자와 수도자가 적다는 것은 200년을 맞는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참고문헌] 레오 13세, Rerum Novarum, 1891 / 비오 11세, Quadragesimo Anno, 1931 / 사목헌장, 제 2부 제 3장 / 기타 교회의 노동사목에 대한 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