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 [한] 本性 [라] natura [영] nature [독] Natur

그리스어, 라틴어에서는 다같이 ‘자연’ 특히 생물에 본디부터 가진 성질을 뜻하며, 나아가서 존재자(存在者)에게 그 원래부터 귀속되는 ‘본질’(essence) 즉 처음부터 있던 특성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이 본성은 ① 사람의 경우 본디부터 타고난 성질 즉 천성(天性)을 의미하며, ② 사물이나 자연현상에 원래부터 있던 고유한 특성을 말한다. 본성과 본질이 구별되는 까닭은, ‘본성’이 존재자의 발전, 그 능동과 피동과의 내적인 원리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존재자의 본성이라든가, 인간의 본성 즉 ‘인성’(人性), 신의 본성 즉 ‘신성’(神性)이라는 말이 성립되는 것이다. 더구나 본성은 존재자에게 내재하는 설계도, 즉 존재자의 작용을 규정하는 규범인 것이며, 자연 즉 본성법칙은 모두가 이 점에 뿌리를 두고 있다. 또한 ‘발전하는 본성’을 지닌 모든 것의 총체도, 자연이라고 지칭되며, 스피노자가 ‘신 곧 자연’이라고 주장한 것도 위의 의미에 한해서이며 이것은 물론 범신론(汎神論)을 요약하여 표현한 것이다.

사물에서 작용이 생기고 또 대응한 원인의 작용을 받아들일 수 있는 한의 사물이나 현상의 본질을 본성이라고 하는데, 이에 대하여 실체(實體, substantia)라는 것은 내속(內屬)하는 주체를 제외한 ‘자립유’(自立有, ens in se)이며, 본질(essentia)이란 사물을 구성하는 모든 완전성의 총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상 세 가지 개념은, 하느님에 있어서는 합치되는 것으로 파악한다. 즉 “위격(位格)은 3위이지만, 본질, 실체 혹은 본성은 전적으로 단순하면서 유일하다”(제4차 라테란 공의회, cap.1). 위격은 소유자 즉 ‘원리자체’(principium quod), 본성은 소유 즉 ‘원리자체에 의한 원리’(principium quo)로서 나타나는 것이다. 위격은 그 본성(즉 그리스도에 있어서는 신성과 인성의 두 본성)의 속성과 활동을 주체로서의 자신에게 귀속시키며, 또 이성자(理性者)의 입장에서 권리와 의무를 가진 권리주체로서 작용하기 때문이다.

본성이라는 것은, 어떤 사물이 피조물로서 하느님께 요구할 수 있는 모든 것, 즉 그 구성 또는 완성요소라든지, 거기서 생겨나는 소질, 힘, 예능, 또는 성립, 발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수단으로서 필요한 것들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이때에 피조물이 그 본성상 조물주인 하느님 및 상호 마주 작용하고 있는 모든 관계의 전체를 ‘자연질서’라고 부르며 이와 반대로 피조물이 본성을 뛰어넘어 이를 요구할 수 없는, 즉 조물주로부터 그의 자유의지에 의하여 피조물에게 주어지는 것은 ‘초자연’이라 하여, 이에 해당되는 모든 관계의 전체를 ‘초자연질서’라고 호칭한다. 라틴어 ‘natura’라는 말은 ‘nasci’에서 왔으며, 생산과 탄생에 바탕을 둔 어떤 사물의 고유한 본질을 의미하지만, 이것이 ‘본성’의 뜻으로 쓰일 경우와 ‘자연’의 뜻으로 사용할 경우가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자연의 의미로 쓰일 때는, 사람의 힘을 보태지 않은 우주에 있는 천연 그대로의 모든 존재, 저절로 생성 전개되어 이루어진 상태, 외적 경험의 대상의 총체 곧 물체계와 그 여러 현상, 자유, 당위(當爲)에 대하여 인과적(因果的) 필연성의 세계, 지리적 또는 지질적 환경과 조건 등을 가리킨다.

인간이 자기 노력과 재능을 다하여 자신의 생활을 발전시키려고 분투해 온 결과, 현대에 와서는 특히 과학과 기술의 도움을 받아 그 지배권(支配權)을 거의 자연계 전체에 확장했고 또 계속 확장하고 있다. 이 의식적으로 이루어지건, 혹은 많건 적건 어떤 민족권(民族圈) 내지 문화권에 소속되어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건 간에 자연에 대하여 올바른 관계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에 의존하고 있다. 자연의 우주적인 법칙성 및 그 가운데 계신 하느님의 지배로부터 벗어난 인간 및 문화가 반(反)자연적이 되고, 불(不)생산적이 됨은 바로 그 본성에서 어긋났음을 말한다.

[참고문헌] M.J. Scheeben, Natur und Gnade, Munchen 1861: 新版 M. Grabmann 편, 1922 / A.N. Whitehead, The Concept of Nature, Cambridge, Eng. 1920, repr. 1930 / A. Rademacher, Gnade und Natur, ed. 2, 1929 / A. Mansion, Introduction la physique aristot licienne, ed. 2, Louvain 1946 / R.G. Collingwood, The Idea of Nature, New York 1960 / J.B. Hawkins, On Nature and Person in Speculative Theology, DownRev 80,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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