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의미와 방법론을 탐구하는 학문. 역사를 단순한 사실의 기술로 보지 않고 역사에 내재된 의식구조를 추적 · 분석함으로써 인간 삶의 목적과 가치를 탐구대상으로 한다. 1769년 볼테르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헤르더, 헤겔 등이 정착시켰다. 역사과정의 전개원리를 추구하는 역사존재론, 역사인식의 성립근거와 역사학의 방법론을 추구하는 역사인식론으로 구분된다.
역사존재론은 다시 세계의 역사를 초자연적인 존재 속에서 구하는 역사형이상학, 문화의 전통이나 인간정신의 자기전개 속에서 구하는 관념론, 물질의 생산관계 속에서 구하는 사적 유물론으로 나눠진다. 역사형이상학은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유태교나 그리스도교에서 나타난다. 이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각 민족의 갈등과 몰락 등 역사는 신의 섭리에 의해 전개되어 간다고 한 사람은 아우구스티노였다. 그 뒤 비코 · 볼테르 · 헤르더 · 칸트 등은 근대적인 의미에서의 역사존재론을 주장하면서 신(神) 중심의 세계관에서 탈피하여야 함을 강조하였다. 볼테르는 인류의 역사가 유태인 이전에도 있었음을 설명하고, 종교의 기원을 고대 동양민족에게서 찾음으로써 역사의 기원과 본질 및 그 인식방법을 철학적으로 고찰하기 시작하였다. 그 후 칸트와 헤르더는 인류사의 본질을 자연이 그 계획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파악하여 역사의 목적은 인간성의 완성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칸트에 이어 피히테, 셸링을 거쳐 헤겔에 이르면 관념적인 역사관은 그 절정을 이루게 된다. 헤겔은 세계를 절대정신의 변증법적인 자기전개과정이라고 생각하여 세계사를 절대정신이 국가를 통하여 목적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헤겔은 역사의 주체를 절대정신이라 보고 관념적으로 파악한 결과 역사를 신비화시켰다. 이를 비판하고 나선 포이에르바하와 마르크스, 엥겔스는 역사의 추진력을 운명, 섭리, 영웅, 천재, 절대정신 등에서 찾는 관념론적 역사관이나 기후 · 풍토 등에서 구하는 지리적 유물론을 배척하고 생산력과 생산관계를 주축으로 형성된 소유관계를 둘러싸고 계급간에 벌어지는 투쟁으로 보았다. 19세기말 이후에는 마르크스주의의 사적 유물론과 대결하기 위해 역사에 내재하는 보편적인 본질을 추구하려는 비합리주의적인 철학이 나타난다. 니체에서 실존주의에 이르는 사상적 조류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역사란 자연과 달라서 어떤 인식을 내포한 존재라고 주장하고, 그 인식 자체가 일종의 역사적인 존재로서 역사의 자기형성과정에 참여한다고 주장하였다.
역사인식론은 역사가가 역사를 기술하는 데 있어서 어떤 법칙에 따라 기술하는가와 관계된다. 역사가는 과거의 수많은 사실들 중에서 역사에 기재할 만한 중요성을 선택적으로 인정한 다음 사건과 사건과의 인과관계를 분명히 하여야 한다. 그러나 역사가에 따라 사실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양하므로, 역사의 내용과 방향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역사인식론의 필요성이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