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을 단장으로 하고 주교들을 단원으로 하여 그리스도께서 교회 사목의 주체로 구성하신 단일한 단체. 주교단의 단체성(collegialitas)은 현대 신학자들에 의하여 재발견되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열띤 토론을 거쳐 교회헌장 안에서 공적인 영예를 회복하게 된 주제이다. 단체를 뜻하는 라틴어 콜레지움(collegium)이 4∼5세기에는 주교들과 신부들로 구성된 공동체, 주교 공동체 및 사도 공동체를 의미하였다. 그러나 12세기 이후에 와서 주교의 권한 중 신품권(ordo)과 재치권(jurisdictio)의 구별이 지나쳐 양자를 분리시키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성직자는 신품성사로 인하여 성체인 그리스도의 몸(corpus verum)에 대한 관계가 성립하고, 주교와 교황의 재치권에 의한 임명으로 인하여 교회인 그리스도의 몸(corpus mysticum)에 대한 일정한 지위를 갖는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주교의 성성(成聖)을 신품성사와 재치권에 따른 결과로만 보게 되니 주교단의 단체성은 공허한 것이 되고 말았다. 이러한 경향을 극복하고 주교단에 관한 고대의 개념을 회복한 성과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헌장(22항)과 교회법(336∼341조)에 반영되어 있다.
주교단은 전체 교회를 사목하는 주체이며, 교황과 수직적으로 일치하고 주교들 서로간에 수평적으로 결속하여 구성하는 법적이며 윤리적인 친교의 공동체이다. 주께서 시몬이란 한 사람을 교회의 반석으로 삼으시고 교회의 열쇠를 맡기셨으며(마태 16:18-19), 그를 당신의 양무리 전체의 목자로 세우셨고(요한 21:15-) 베드로에게 맡겨진 맺고 푸는 권한은 단장과 결합된 사도단에도 수여된 것이 확실하다(마태 18:18, 28:16-20). 그 사도단이 주교들 안에 영구히 존속하며 주교단은 사도단을 계승한 것이다. 주교단의 단체성이 지니는 의미는 교황을 단장으로 하는 주교단이 지역교회뿐 아니라 전체 교회를 대표하고 이에 대한 권한과 의무를 진다는 점에 있다. 누구나 성사적 성성과 주교단의 으뜸 및 그 구성원들과의 교계적 일치로 인하여 주교단의 일원이 됨으로써 이러한 권한과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체성은 교회의 본질에 속하는 성질이다”(Jeseph Ratizinger). 주교단이 세계 교회에 대하여 가지는 권한은 세계 공의회를 통하여 장엄하게 행사될 뿐 아니라 세계 각처에 있는 주교들의 일치된 행동에 의해서도 행사된다(교회법 337조). 세계 공의회나 단체적 행동으로써 행한 결정은 교황이 이를 인준하고 공포함으로써 효력을 갖는다(교회법 314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