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봉(芝峰) 이수광(李晬光)이 10책 20권으로 쓴 책. ≪지봉유설≫은 저자가 죽기 14년전(1614년)까지에 편찬한 일종의 백과사전과 같은 책인데, 원래 저작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고 평소 독서하는 가운데 관심을 끄는 일을 관해 적어놓은 비망기(備忘記)와 같은 것이었으나, 그 수량이 너무나 많았으므로 이를 분류하여 책으로 만들어 유설(類說)이라고 이름 짓게 되었다고 그 편집경위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그가 60평생 동안 인류생활에 관계되는 천지간의 모든 사항을 보고들은 대로 적어둔 것을 정리하여, 유설을 편집한 것인데, 그가 여기에 인용한 책은 348종이나 되며, 여기에 수록한 인명이 2,265명을 헤아리고 있어, 그가 얼마나 많은 서적을 읽고 관심사를 수록하는 데 정성을 다했는가를 알 수 있다. 여기에는 동양문화에 관한 사항뿐만 아니라, 중국 북경을 거쳐 우리나라에도 알려지기 시작한 세계의 새로운 사항까지도 수록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인생관과 세계관을 바꾸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실학(實學)이라는 새로운 학풍을 일으킨 획기적인 저서이다.
특히 ≪지봉유설≫ 권2의 제국부(諸國部)에서 서양 여러 나라의 사정을 소개하고, 그 나라 사람들이 천주교라는 종교를 믿고 있다는 것과 서양사람인 마테오 리치(Matteo Ricci, 利瑪竇)가 중국에 건너와 ≪천주실의≫를 지었다는 사실, 그리고 ≪천주실의≫ 등 천주교 서적들의 내용을 소개함으로써 우리나라에 천주교의 씨를 뿌리게 하였다. 이 책은 저자가 죽은 지 6년 후인 1634년에 그의 아들인 성구(聖求), 민구(敏求)에 의해서 목판으로 간행되었고 그 후 판을 거듭하여 간행됨으로써 후학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었다. (⇒) 이수광
[참고문헌] 鄭洪烈, 李晬光의 生涯와 그 後孫들의 天主敎信奉, 韓國天主敎會史論文選集, 第1輯, 한국교회사연구소, 1976 / 崔奭祐, 韓國天主敎會의 歷史, 한국교회사연구소, 19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