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山羊)이나 낙타의 털로 짠 옷으로 고행(苦行)과 금욕(禁慾)의 수단으로 맨 살갗 위에 그대로 입는다. 라틴어로 cilicium이라 불리는 것은 산양의 양모(羊毛)가 많이 생산되던 Cilica라는 지명에서 유래된 섬유였기 때문이다. 근동지방에서는 이미 그리스도 이전에서부터 동물의 털로 짠 직물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양모가 지닌 성질, 즉 물을 잘 흡수하지 않기 때문에 부대나 텐트를 만드는 데, 혹은 악천후(惡天候)에 입는 옷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고통을 생각하면서 고의를 입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고대나 중세의 종교적 공동체의 규칙에서 고의를 입어야 한다고 규정해 놓은 것은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성인 에로니모는 동방에서 고의가 바로 수도사의 가장 두드러진 상징임을 상기시켰다. 다른 한편에서는 금욕을 바깥으로 나타내거나 자신의 미덕을 내보이는 형식주의라고 비난당하였다. 어쨌든 신심 돈독한 많은 사람들이 고의를 입었고, 토마스 베게트(St. Thomas Becket) 같은 성인은 잿더미속에서 고의를 입고 잠을 잤으며, 프랑스의 성 루이는 국왕의 제복 속에 고의를 입었다. 중세 말 사순절과 강림절 중에 고의를 입는 것은 일상적인 습관이 되었다. 고의의 형태와 크기는 일정하지가 않다. 좁은 띠로 허리를 두르거나, 어께에 걸치는 성의(聖衣, scapular)의 형식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