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아닌여자와 사는데 영세가 가능한지…

 출장이 잦은 냥창수 씨는 서울과 부산을 제 집 드나들 듯이 오가곤 했다. 그러던 어느 해 겨울, 부산 어느 골목에서 술에 만취해 쓰러진 여인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냥 두고 할 수거 없어 마침 욱고 있던 막역한 친구집에 부탁한 적이 있었다. 그게 계기가 되어 출장을 가면 자주 만나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점점 정이 들게 되었다. 늘 자신 있게 살아가는 아내에 대해서 불만이 많던 차에 양씨는 부산으로 가는 날이 잦아졌고, 그러다 김씨가 애를 갖게 되자 아예 집과 출장지가 바뀌다시피 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아내는 절대 이혼은 해줄 수 없다며 딸과 함께 지금껏 혼자서 살고 있다.
  양씨는 부산에서 만난 김씨와 함께 살면서 처음 얼마간은 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밤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세월이 흐르다보니, 그도 점점 그런 사실에 무디어졌고, 딸과는 가끔씩 만나 서로 안부를 주고0받기도 했다. 그런 양씨가 가톨릭을 알게 된 건 지금 함께 사는 김씨 때문이었다. 김씨는 원래 심성이 곱고 착한 여인이었다.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을 일으키기 위해 술집에 나가게 되었었지만 양씨를 만나면서는 모든 걸 끊고 새 삶을 시작했다. 그가 몇 년 전에 세례를 받으면서 자꾸 권했던 것인데, ‘나같은 사람이 어떻게’ 하며 미루다가 하도 권하는 바람에 통신교리를 받고 있다. 그런데 김씨는 자신이 두 번째 부인이라는 얘기를 누구에게도 한 적이 없고 본당에서도 그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 하지만 양씨로서는 아무래도 자신이 없고 자신의 처지로는 세례가 안 될 것 같아 편집실 문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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