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있어서…

(쨍하고 해뜰 날 돌아온단다)

백수: (따르릉) 어어. 그래 형이야. 어디니? 집에 있다고. 따뜻하겠다. 형이 하는 말, 오해하지 말고 들어. 너희집에 전기 담요 있지. 나 요즘 여의도 의장실에서 밤새우잖니. 어떻게 전기 담요 안 되겠니? 요즘 음이온 초장파 골드 매트가 건강에 좋다는데 이왕이면 웰빙하게 그거 안 되겠니? (탁)

큰일났네. 지금 밤 새워야 하는데… 목이 출출하네. (전화)

일구: 예, 감사합니다. 럭셔리 주류백화점입니다.

백수: 거기 실례지만 몇 년생이세요?

일구: 80년생입니다.

백수: 이름이?

일구: 강일구요.

백수: 일구야. 형은 42년생이야. 너하고 40살이나 차이나네. 말놔도 되겠니?

일구: 그러세요. 벌써 놓으셨잖아요.

백수: 어, 거기에서 잘 나가는 양주가 뭐니?

일구: 시바스 리갈요.

백수: 너, 그거 마셔봤어?

일구: 예.

백수: 얼마니?

일구: 18년산이 13만 원, 12년산이 5만 원요.

백수: 시바스리갈 3년산은 없니?

일구: 아이, 없어요. 그런 게 어딨어요.

백수: 럼 캡틴큐는 얼마니?

일구: 2500원입니다.

백수: 일구야, 오해하지 말고 내 말 잘들어. 1000원에 안 되겠니?

일구: 말도 안 돼요.

백수: 일구야. 형이 여의도에서 월급은 많이 받아. 그런데 얼마 전부터 장외로 나가면서 백수야. 어떻게 1000원에 안 되겠니?

일구: 안 돼요.

백수: 배달은 어떻게 하니?

일구: 택배로 하죠.

백수: 여기 여의도 의장실인데… 내가 여직원을 보낼 테니 1000원에 안 되겠니?

일구: 안 돼요.

백수: 맥주는 한 병 안 끼워주니?

일구: 그건 왜요?

백수: 그래도 폭탄주는 돌려야 하잖니?

일구: 알았어요, 알았어.(탁)

(백수, 다시 전화 건다)

일구 럭셔리 주류백화점입니다.

백수: 어어 그래, 일구야. 나, 형이야. 형이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부탁할게. 아까 캡틴 큐 시킨 거 소주로 바꾸면 안 되겠니. 반주 좀 하게.

일구: 마음대로 하세요.(탁)

백수: 대한민국에서 안 되는 것이 어딨니? 다 되지.





사학법 개정안 통과에 항의해 국회의장실을 점거한 채 농성했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양주와 소주를 반입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변명을 듣노라면 ‘개그콘서트’ 의 인기코너인 ‘현대생활백수’ 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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