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 신 1951년 12월 16일, 논산에서
사랑하는 나의 누이동생 말가리다에게,
나는 판공성사를 마치고 돌아와서 네가 지난 11월 9일에 보낸 정겨운 편지를 받아 보았다. 나에게 편지를 보낼 때마다 겉 봉투 뒷면이나 편지 안에다 너의 주소를 적어 보내는 것이 좋겠다. 해마다 11월, 12얼 그리고 2,3월과 4월의 일부분은 언제나 분주하지만 그 외에는 좀 여유가 있는 셈이다.
11월 3일부터 내가 한 일을 알려 주마. 하느님의 안배로 나는 아주 건강한 몸으로 성무집행을 마칠 수 있었으며 모든 일이 계획했던 그대로 진행되었다.
11월 3일부터 19일까지는 12군데의 교우촌을 방문하여 교우 수에 따라 미사를 한 대 혹은 두 대씩 드렸으며 금사리 성당을 방문했다. 그 본당의 몰리마르(Molimard) 신부는 송산당에게 죽음을 당하시어 그 성당은 나의 본당에 병합되었으므로 당분간 내가 대리임무를 보고 있는 셈인데 언제쯤에나 주교께서 그곳에 주임 사제를 보내 실는지는 나도 확실히 모른다. 그래서 나는 추가로 교리 공부, 찰고, 성사, 견진 공부 등의 일을 더 맡아야 했다. 19일부터 23일까지 나는 본당으로 돌아와 있으면서 보좌 신부로 하여금 교우촌 10여 곳을 돌아보게 했다. 23일에 나는 이 곳에서 30km 떨어진 금사리로 다시 출발하였다 고해성사를 주었고 236명에게 견진성사를 주시러 오시는 주교님을 맞을 채비를 하였다. 그 많은 견진자들을 나 혼자 준비시켰어야 했으니 서류 작성만 해도 엄청났다. 삼위일체 중의 한 분이신 성신을 영접한다는 것을 이해시키는데 무척이나 애를 먹인 사람들도 있었다. 26일에 나는 주교님과 함께 이웃 프로망투(Fromentoux) 신부의 본당으로 가서 152명에게 견진성사를 주었다. 비가 억수로 퍼부었다. 27일에 집으로 돌아와 너의 편지를 읽었다 12월 2일, 여기서 40km 떨어진 곳에서 종부성사를 청하기에 나는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다. 비와 눈이 바람에 섞어 치는 매서운 날씨였으므로 강을 건너야 하는데 뱃사공이 이 편으로 건너 오지를 못하는 지경이었다. 어쨌든 강을 건넜고 길을 잘못들어 두 시간이나 헤맨 후에 환자의 집에 도착했다 그녀는 30년 전부터 외교인들 속에서 사는 냉담자였다. 환자를 주님 앞으로 회두시키고 주님께 의탁했는데 그녀는 견진성사도, 7성사도 받지 않은 그야말로 철저한 냉담자였다. 저녁 7시에야 피곤한 몸으로 돌아왔지만 뿌듯하였다.
3, 4, 5, 9, 10일에는 다섯 군데의 다른 공소를 방문했고 그 이후로는 이 곳 본당의 성무집행에 들어갔다. 교우 한 사람씩 와서 교리문답을 외우고 고해성사를 보는 것을 말한다. 11일에는 여아들 전부를 보았고, 12일에는 남아들을, 14일 오전에는 남학생들을, 오후에는 여학생들을, 그리고 오늘은 예비자들을 불러서 그들이 시간이 나는 대로 찾아올 것이며 내일부터 사흘 간은 성인(成人)들에게 성사를 줄 것이다. 그리하여 다음 주일인 21일에는 모두 마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뒤쳐진 교우들을 위한 성사와 성탄절 준비만이 남을 것이다. 네가 보다시피 내 생활은 무척 분주하지만 나는 결코 그것을 한탄하지는 않는다. 나는 물을 찾은 물고기처럼 행복하며 나에게 이러한 영예와 훌륭한 일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할 뿐이다. 좀 고역스러울 때도 있으나 예수님께서도 학대를 참고 견디셨잖니? 바로 그것으로 인해 영광의 기쁨이 주어지는 것이란다. 선교사의 기쁨은 실로 커서 마치 정신 세계와 작품이 더욱 더 완벽함에 이르는 것을 바라보는 예술가의 기쁨이나, “보시니 좋더라…” 하신 창조주 하느님의 기쁨,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로 그 곳에 있는 기쁨, 그 분이 원하는 것을 하며 그 분과 함께 있는 기쁨, 수많은 애긍을 하는 기쁨, 스카웃 단원들처럼 선행을 하는 기쁨 등 무궁무진하단다. 부모님의 중재로 올해에는 하느님께 풍성한 결실을 바치게 되엇다. 총 400명의 영세자(외교인 영세자 130명, 교우 자녀 영세자 130명, 성인 대세자 140명) 와 견진자 500명, 고해자 10,000명, 영성체자 30,000명, 혼배자 35명, 종부성사 60명이었다. 주님께서 나에게 건강만 허락하신다면 나는 계속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네가 너의 아이들이 무엇을 지향하며 기도를 바쳐야 하는지 물었지에 내가 한 가지 제안하겠다. 어쩌면 주님과 성모 어머님께서도 네 아이들의 기도에 감동하실지도 모르지. 내가 한 가지 기적을 바라는 것이 있는데 다름 아닌 논산 시장(市長)의 개종이다.
그는 정직한 사람이기는 하나 철저한 프로테스탄트여서 그가 높은 직위에 있느니 만큼 우리에게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어떻게 하든 그를 개종시켜야 하며 그렇게만 되면 이 곳의 상황도 바뀔 것이다. 너의 아이들에게 이를 위하여 기도해 달라고 하여라.
옛 교장을 해고시키고 아주 열성적인 새 교장 덕분으로 학교는 100퍼센트 달라졌단다. 천주께 감사!
수녀들의 소식은 정말 우울하다. 거처할 곳도, 돈도, 직업도 없이 신경쇠약증세까지 다소 있다. 너무 혹독하게만 보여. 불론 나는 수녀들을 위해 기도를 하지. 성모무염시태 축일에는 그녀들을 위해 미사를 올렸단다. 그녀들을 생각하면 나는 정말 눈물이 나온단다. 그 수녀들에게 편지를 쓸 예정이다. 내 동생, 그리고 내 대녀인 너를 위해 미사를 올렸단다. 그녀들을 생각하면 나는 정말 눈물이 나온단다. 그 수녀들에게 편지를 쓸 예정이다. 내 동생, 그리고 내 대녀인 너를 위해서도 기도를 한단다. 또한 복된 새해를 맞이하기를 기원한다. 애덕을 쌓는 것만이 우리가 죽은 후에도 영원히 남는 것이다!
성탄절 때에 또 스무 명 정도의 영세자가 나올 것이다.
너에 대한 나의 모든 애정을 전하며 이만 마쳐야겠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형제들이나 조카드로부터 많은 편지를 받았다. 그들 모두에게 힘껏 답장을 해야겠지.
기도 안에서 함께 있자꾸나. 그리고 논산 시장을 잊지 말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