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시기
1. 교회의 전례력
교회의 전례력은 예수님의 다시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를 시작으로 하여 성탄시기, 연중시기, 사순시기, 부활시기, 연중시기, 그리고 다시 대림시기로 이어집니다. 신앙인들은 이미 시작된 하느님나라에서 천국을 맛보며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다시오심으로 완성되는 하느님 나라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2. 대림시기란?
대림(待臨)은 한자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예수님께서 임하심을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예수님께서 다시 오심을 기쁜 마음으로 깨어 기다리라고 대림시기의 전례 안에서는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회 전례 안에서 대림시기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성탄의 준비기간입니다. 참회와 고행의 의미보다는 기쁨을 가지고 기다리는 시기인 대림은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고, 예수님의 탄생을 맞이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며, 예수님께 드릴 신앙의 선물을 준비하는 성탄의 준비기간입니다. 둘째는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의 다시오심(재림)을 기다리는 사람들임을 상기시키는 시기입니다. 부활 승천하신 예수님께서는 다시 오십니다.
2.1.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는 시기
성자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당신의 모든 영광을 내려놓으시고 미천한 인간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나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습니다. 나를 구원하시기 위해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신 것입니다(강생). 그러므로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며 우리는 하느님의 크신 사랑에 감사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사랑과 겸손에 감사하면서 나 또한 겸손한 삶의 모습으로, 섬기는 삶의 모습으로, 나눔의 삶의 모습으로, 봉사의 삶의 모습으로 새로 나야 합니다.
2.2. 예수님의 다시오심(재림)을 기다리는 시기
예수님께서는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루카21,27) 오실 것이며, 오시는 그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구름은 전통적으로 하느님의 나타나심을 표현하였습니다(탈출19,16; 이사6,4; 마르9,7; 사도1,9 참조). 즉 구름은 인간의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하느님의 영광을 뒤덮고 있는 신적인 표상입니다. 예수님께서 처음 이 세상에 오실 때는 보잘 것 없는 인간의 모습으로, 그리고 가장 보잘 것 없는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그러나 다시 오실 때에는 당신의 권능을 드러내시며, 영광에 싸여 오십니다. 영광중에 다시 오십니다. 인간으로 오실 때는 당신 영광과 권능을 모두 내려놓고 오셨지만, 다시 오실 때에는 당신 권능과 영광을 가지고 오십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며 신앙인들은 힘을 내야 합니다.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회개를 통하여 삶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 구원을 상급으로 받게 됩니다.
① 주님을 기다리며 힘을 내야 합니다.
하루하루 신앙생활 하면서 많은 어려움들이 우리에게 밀려옵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그렇게 시름에 젖어서 고개를 떨어뜨릴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나의 행동 하나 하나에 대해서 주님께서는 사랑으로 보답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예수님을 증거 하기 위해 힘들어했던 그 모든 수고와 땀방울을 예수님께서는 구원으로 갚아 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루카21,28) 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불신자들에게는 그것이 멸망의 표징이겠지만 믿는 이들에게는 구원의 표징이기 때문입니다. 눈물로 씨를 뿌리던 이들이 기쁨으로 곡식을 거두는 것처럼, 그렇게 주님을 기쁘게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인들은 힘을 내야 합니다. 확실한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② 주님을 기다리며 깨어 있어야 합니다.
심판의 날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닥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35 그날은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들이닥칠 것이다. 36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장35-36)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나는 예수님의 제자이고, 세례도 받고, 본당에서 활동도 열심히 했으니 그 날이 나에게는 아무런 해도 미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늘 깨어 있고, 늘 조심하고, 늘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또한 깨어 있음은 기도함으로 드러납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하느님을 깨어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믿음의 정신으로 늘 깨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도생활에 충실합니다. “언제나 기도하며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십시오. 모든 경우에 성령의 도움을 받아 기도하십시오. 늘 깨어서 꾸준히 기도하십시오.”(에페소 6,18). 라는 말씀처럼 언제나 기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무도 주님께서 오시는 그 날과 그 시간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③ 주님을 기다리며 회개해야 합니다.
주님의 다시오심을 기다리는 신앙인들은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자신의 삶의 방향을 주님께로 돌려야 합니다. 이것을 우리는 회개라고 합니다. 그런데 참된 회개는 언제나 “나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라는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이 물음은 회개의 진실성 여부를 보여줍니다. 내가 생활 태도를 바꾸고 진심으로 회개하였음을 보여 주는 행동은 변화된 행동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그 변화된 행동은 결국 사랑과 자비, 용서와 이해 등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세례자 요한은 회개의 삶을 단순화 시켜 줍니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즉, 회개한 사람들은 나눔의 삶을 살아야 함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세례자 요한은 군중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 주라고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어려운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내 것을 조금만 내어 주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신앙인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만 가난한 이들에게 눈을 돌리는 삶.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형제자매들을 대하는 삶. 그 삶을 통해 주님께로 나아가는 삶이 바로 신앙인의 삶입니다. 세례자의 이러한 태도는 미카 예언자의 말과 일치합니다.
‘회개’는 부족한 자신의 모습으로부터 숨거나 감추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주님 보시기 좋은 모습으로 바꿔 가는 것입니다. 어떠한 처지에 있든지 간에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 직장 생활이 바쁘니, 학교생활이 바쁘니, 하고 있는 것이 바쁘니 다음에 신앙생활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 자리에서 하느님의 구원을 생각하면서 구원받을 사람으로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내가 양심을 속일 수밖에 없지만”이라는 생각을 접고, 지금부터 양심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회개하는 신앙인의 삶입니다.
3. 대림시기의 전례
① 대림시기의 독서와 복음
대림시기 전례 중에 봉독 되는 독서와 복음은 구세주의 재림과 성탄에 대한 기다림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대림 1주일에는 예수님의 다시오심(재림)을 기다리면서 깨어있어야 한다는 말씀이 선포됩니다. 그리고 대림 2주일에는 깨어 기다리는 데 합당한 준비, 곧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이 선포됩니다. 제3주일 전례의 주제는 즐거움과 기쁨입니다. 구원이 멀지 않았으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는 뜻입니다. 4주일에는 인류를 위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성취됨을 보여줍니다.
② 대림환과 대림초
대림시기의 특징은 제대 앞에 대림환과 대림초가 있다는 것입니다. 대림환은 전나무 가지와 같은 푸른 나뭇가지를 둥글게 엮은 환에 4개의 초를 꽂아 만듭니다. 푸른 나뭇가지와 둥근 환은 생명과 공동체를 상징하며 4개의 초는 東․西․南․北, 곧 온 세상을 상징합니다. 그러므로 주님 안에서 생명을 얻고 있는 공동체가 주님 안에서 하나 되어 살아갈 때, 그리스도인들은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는 말씀처럼 그렇게 주님의 빛으로 세상을 비출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주님의 빛이 온 세상에 비추어질 때 주님께서는 다시 오십니다. 구원을 주시기 위해 오십니다. 그러므로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깨어 있는 신앙인들에게” 대림시기는 기쁨의 시기입니다.
또한 대림초는 대림 제1주일에는 한 개의 초에, 2주일에는 두 개의 초에, 3주일에는 세 개의 초에, 마지막 4주일에는 네 개의 초에 모두 불을 밝힙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성탄이 가까울수록 빛이 더욱 밝게 빛나, 아기 예수님의 탄생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것입니다.
③ 판공성사
가톨릭 신앙인들은 부활과 성탄 때 판공성사를 보면서 부활과 성탄을 준비합니다. 특히 신앙인들에게 있어서 성탄판공은 중요합니다. 한 해를 정리하고, 되돌아보며 새로운 해를 준비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성탄판공 때는 집안 구석구석을 정리하면서 내일이면 이 모든 것들이 나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내가 다른 이들에게 남겨 두고서 떠나야 하는 것처럼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탄을 맞이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했을 때, 그 한 해를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선물로 생각하면서 감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때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하느님께 감사하며,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서는 버릴 것은 버려야 합니다. 버려야 하는데 “언젠가는 또 쓰겠지!”라고 생각하고서 끌어안고 있으면 집안은 엉망이 됩니다. 그러므로 정리를 해야 합니다. 구석구석의 필요 없는 물건도 정리해야 하지만, 내가 붙잡고 있는 필요 없는 것들도 정리해야 합니다. 그 기회가 바로 성탄판공성사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인들은 성탄판공 준비를 잘 해서, 기쁘게 성탄을 맞이하고,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해야 합니다.
4. 대림시기의 신앙인의 삶
① 깨어 있는 삶.
② 의로운 삶(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는 삶)
③ 주님의 위로에 대한 희망의 삶
그러므로 대림시기를 보내면서 나는 아기 예수님의 성탄과 예수님의 재림을 깊이 묵상하면서 내 삶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깊은 묵상은 나를 깨어 있는 삶으로 인도하고, 깨어있는 삶은 참된 회개의 삶으로 나를 인도할 것입니다. 대림초에 하나 둘 불을 밝히며 빛이신 주님을 받아들여야 하고, 빛이신 주님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대림시기를 보낼 때 새롭게 주어지는 한 해가 기쁨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