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건 신부님의 사상과 영성
이 세상을 창조한 임자와 이 임자에 대한 효애(孝愛)는 김대건 신부님의 사상과 영성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김대건 신부는 그리스도교의 하느님[天主]을 ‘임자’로 표현하였습니다. 임자이기 때문에 그를 알아보지 못하면 이 세상에 난 보람이 없고, 그러나 한 번 알아본 후 그를 배신하면 차라리 이 세상에 아닌 난 것만 못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이렇게 임자에 대한 절대적 효애를 가르치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순교를 통해 솔선수범을 보였습니다.
김대건 신부의 임자사상과 임자에 대한 효애적 신심(信心)은 박해시대 교우들의 ‘대군대부’(大君大父)사상과 ‘애주만유지상적’(愛主萬有至上的) 신심을 대표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임자에 대한 효애는 김대건 신부에게 있어서 하느님을 대리하는 교회 장상들에 대해서도 똑같이 나타났습니다. 김대건 신부는 출국에 앞서 교회 장상에 대한 순종을 선서한 이래 이 선서에 끝까지 충실하였습니다. 그는 입국의 길을 개척하라는 주교의 명령에 죽기까지, 아니 십자가의 죽기까지(순교) 순종하였습니다.
김대건 신부의 효애적 순교는 동시에 형제와 민족을 위한 대속(代贖)을 의미하였습니다. 교회가 예수님의 고난 중에 세워지고 또한 고난 중에서 자랐듯이 한국 교회도 고난 중에 자랄 수밖에 없다고 말한 김대건 신부는 이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동시에 교우들에게 고난 가운데서 용감히 하느님을 증거하고 사랑 속에서 서로 봉사하도록 권고해 마지않았습니다. 김대건 신부는 복음의 승리와 그리스도의 은총을 굳게 믿었으므로 그리스도 때문에 결박당하고 옥에 갇히는 것을 영광으로 삼았고 끝까지 예수님의 편에 서서 악의 세력과 용감히 싸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렇게 용감히 싸울 수 있는 사람으로 판단되면 비록 그가 기본교리를 모를지라도 김대건 신부님은 그에게 영세 주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성모님에 대한 김대건 신부의 심신은 각별하였습니다. 그는 위험을 만나면 육지에서나 바다에서나 성모의 도움을 청했고, 또 그의 보호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김대건 신부는 하느님께 대한 지극한 효애 가운데서도 부모에 대한 효성을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순교하기 전에 그의 어머니를 보호해주도록 주교님과 친구에게 간곡히 부탁함으로써 또한 효성을 지닌 인간성의 소유자임을 보여 주었습니다. 김대건 신부는 종교자유를 허용하고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민족과 국가를 위한 것임을 역설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김대건 신부님은 교회 내의 성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민족의 선각자로서 모든 이의 칭송을 받아 마땅합니다.


